평화군축센터 파병 2003-03-24   664

국회는 날 전쟁범죄국 국민으로 만들지말라!

<현장중계 1신>지금 국회앞은 반전열풍, 김미화 정진영 1인시위 동참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한 정부의 파병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참여연대는 파병안 철회를 촉구하기 위한 1인 시위를 6일째 지속하고 있다.

국회로 장소를 바꿔 진행하는 1인시위 첫날인 2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많은 시민들을 비롯 방송인 김미화 씨와 영화배우 정진영 씨도 각각 참여했다.

이날은 참여연대 평화캠페인 ‘평화를 이야기합시다’ 평화대사 김미화(방송인) 씨와 정진영(영화배우) 씨를 비롯 오원주, 박경호, 강영모, 박성환, 이광재, 김동훈, 최현정, 김혜진 씨 등 모두 10명의 시민들이 동참했다.

국회 앞에서 23일부터 단식을 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던 여중생범대위 한상렬 공동대표는 1인 시위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여중생사건에 이어 미국의 본질이 드러나고 정체가 폭로되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앞에서 ‘대한민국 국회는 저를 전쟁범죄국 국민으로 만들지 마십시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김미화 씨와 정진영 씨를 만나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반전평화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인시위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김미화 : “참여연대에서 평화대사 제의를 받고 무척 고마웠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참여연대의 일을 돕기는 했지만, 미선이 효순이 사건에 이어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심정으로 조그만 힘이지만 보태고 싶었다.”

=정진영 :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명백한 학살이며 명분 없는 전쟁이라고 생각한다. 명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쟁은 국가의 충돌 때문에 민간인이 학살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참여연대 회원으로 참여연대가 진행하는 반전운동에 동참하게 됐다.”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심경은 어떤가.

=김미화 : “지금 마음이 무겁다. 국회의원들이 우리가 시위하는 걸 봐야 한다. 그러나 내가 국회 앞으로 나온 이유는 단순히 정치인만 겨냥한 게 아니다. 참된 민주주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를 미워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게 안타깝다. 서로 사랑하면서 살기에도 모자란 것이 세상이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보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

=김미화 : “어제 방송에서 전쟁에 관련된 프로그램들을 봤다. 6.25를 비롯해 미국의 이라크 침공까지 다 봤지만 전쟁은 군인은 물론이고 시민들도 다치는 거다. 나는 전쟁 세대는 아니지만 유니세프를 통해 에디오피아에 가서 전쟁의 폐허 속에서 여성들이 얼마나 고통받고 있는지를 목격했다. 전쟁은 전쟁이 끝난 후에도 계속된다. 뉴스는 마치 한편의 게임을 보는 것처럼 전쟁을 보도하고 있다. 젊은 세대들이 그 화면을 보고 과연 전쟁의 위협을 느낄 지 의문이다.”

=정진영 :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던 날에는 다른 일을 하느라고 나중에야 그 사실을 알았다. 지난해부터 침공을 준비하는 것 같았지만 이에 대해 어떤 일도 할 수 없는 내 자신이 답답했다. 전쟁보도를 보니 두 가지더라. 전과는 달리 전쟁의 성격과 본질에 대해 잘 정리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영상은 그런 설명과는 반대였다. 마치 게임을 연상시키는 보도양상이 마음에 걸렸다.”

-국익을 고려해 파병하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나?

=김미화 : “대통령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거시적인 시각에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봐서도 그렇고 미국에게도 마찬가지다. 전쟁을 하지 않는 것이 결국 모든 국가에게 유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진영 : “국익을 위해 정치적 판단을 했다는 것을 안다. 기존의 한미관계도 있고 북한 핵문제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파병이 한반도 긴장완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정치적 계산에 나는 동의할 수 없다. 그것이 시민의 권리라고 생각한다. 국회의원들의 의견도 파병반대에서 조기파병까지 다양하더라. 그것은 어디까지나 정치인들의 세련된 정치적 판단이다. 그러나 ‘전쟁은 안된다’라는 단순하고 기본적인 국민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 때다. 유엔의 동의없이 파병하는 건 우리도 전범이 되는 것이다. 물론 패전에 대한 가정없이 파병결정을 내렸겠지만 그런 승리의 논리로 움직이는 게 슬프다.”

-미국 부시 대통령이 바로 옆에 있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

=김미화 : “자국 입장이 있겠지만 전쟁은 안된다. 미래를 보면서 움직여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총부리를 남에게 겨누면 자신에게 되돌아오게 마련이다. 반대로 사랑을 베풀면 사랑이 되돌아온다. 대한민국 국민이며 한 아이의 엄마로서 전쟁으로 인한 어떤 희생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진영 : “부시가 내 말을 들을 리 없지만 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반전시위를 보라고 하고 싶다. 명분 없이 남의 나라를 마음대로 공격하거나 좌지우지하려는 생각을 말아라. 이라크 국민의 반수가 여성과 어린이라고 들었다. 지금 거기에 있는 어린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별 이유 없이 죽어야 하고 가장 큰 피해자가 되는 건 어린이이다.”

-앞으로 연예인들도 반전평화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인가?

=김미화 : “내가 홍보대사로 있는 녹색연합을 비롯해 여중생범대위 등 각 시민단체에서 연예인들의 참여를 기획하고 있다고 들었다.”

=정진영 : “배우나 가수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도드라지기 원하지 않는다. 단지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시민일 뿐이다. 배우이기 때문에 주목을 받는 게 쑥스럽고 민망하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한 사람의 시민으로 이 운동에 동참할 예정이다.”

-이라크평화팀이 바그다드에 남아 평화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김미화 : “그분들은 물론이고 취재를 하고 있는 기자들도 걱정이다. 그분들을 생각하면 내가 너무 편하게 있는 것 같아서 죄송할 뿐이다. 미선이 효순이 문제도 남한과 북한이 휴전 중에 훈련하다가 생긴 일이라고 말했었고, 지금의 전쟁도 유전이라는 명분을 걸고 있다. 전쟁은 이처럼 뭐든 갖다 붙이기 나름이다. 전쟁은 정말 일어나서는 안된다.”

– 딸이 있다고 들었다. 딸과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관해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가?

=김미화 : “초등학교 3학년, 5학년에 재학중인 딸이 둘이다. 딸들이 뉴스를 보면서 두려워한다. ‘엄마, 우리나라에도 전쟁 일어나는 거 아니지?’라고 내게 질문을 던졌다. 어머니들은 아이들이 나중에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좋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은 게 나의 바람이다.”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무엇인가?

=정진영 : “참여연대 회원들과 함께 지난 주 종로에서 열렸던 집회에도 참석했다. 반전과 평화를 위해 애쓰는 분들의 노력에 비해 아무것도 아니지만 일을 하면서 틈틈이 도울 예정이다. 평화운동에 동참하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옳지 못한 것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

황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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