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3-03-18   559

정부는 이라크전에 대한 지지와 파병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시민사회단체 파병계획 철회 기자회견

미국이 이라크 사담후세인에 48시간 최후통첩을 한 가운데 오늘(3월 18일) 참여연대, 환경련 등 한국 시민사회단체는 정부의 이라크전 지지에 항의하고 파병방침 철회를 촉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하여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자국의 이해를 위해 다른 민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도덕한 전쟁이라며 강력히 비난하였다. 또한 국제사회의 반전여론에도 불구하고 유엔승인도 없이 전쟁을 감행하려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정부가 지지, 지원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며, 다른 나라에 대한 전쟁을 지지하는 대가로 한반도 평화를 얻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였다. 시민사회단체는 정부의 한국군 파병방침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면서 정부가 파병계획을 철회할 때까지 총력을 다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늘 발표된 기자회견문은 아래와 같다.

정부는 이라크전에 대한 지지와
파병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미국이 일방적인 불법전쟁을 강행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 가운데 지금 세계 전역에는 역사상 유래없는 반전열기로 들끓고 있다. 그러나 전쟁이 결코 평화를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세계시민들의 강력한 반전의지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유엔안보리에서조차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이라크 공격을 곧 감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늘 우리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다른 민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도덕한 전쟁임을 밝히고, 정부의 이라크전에 대한 지지와 파병계획을 단호히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이라크전 파병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범죄행위이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불법적 전쟁이다. 미국이 시도하는 전쟁은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전쟁이다. 전쟁은 그 자체로 사라져야 할 것 범죄이지만 이번 이라크 침공계획은 그나마 유엔이 규정한 최소한의 개전 요건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강요되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유엔 안보리를 구성하는 다수 국가들의 반대 속에 추진되고 있다. 또한 미국은 외부공격에 대한 자위권 발동으로 볼 수 있는 어떤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단지 이라크의 풍부한 석유자원을 위해 국제법 대신 군사력을 내세우려는 노골적인 야욕만이 확인될 따름이다. 이러한 불법적 전쟁을 왜 지원해야 하는지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에게 납득할만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손에 피를 묻히고 평화를 말할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 핵의 평화적 해결을 약속받는 대신 이라크전을 지지, 지원하는 거래를행위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평화를 위해 남의 피눈물을 강요하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수십만명의 무고한 이라크 민중을 희생시키는데 동참하는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행위이다. ‘국익’을 앞세워 반인륜적 전쟁을 용인하고 나아가 이에 가담한다면 나찌즘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씻을 수 없는 역사적 범죄행위에 가담한 한국정부가 한반도 평화를 호소한다 한들 그 누가 우리의 절박함에 귀를 기울이겠는가? 전투병이 아닌 공병대나 의료지원팀을 보낸다한들 명분 없는 침략행위에 동조했다는 명백한 사실을 없애거나 감출 수 없다.

군사적 패권주의를 지원한 대가로

평화를 얻겠다는 발상은 망상이다.

부시행정부가 한국정부의 이라크 전 파병의 대가로 북핵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될 것이라 믿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국제여론과 유엔안보리의 결의조차 무시하고 무력사용을 강행하는 부시행정부의 군사적 패권주의를 보라. ‘전쟁을 통한 해결’이 힘을 얻을수록 한반도를 비롯한 세계의 평화는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한반도 평화는 오로지 군사적 패권주의라는 악마적 힘의 좌절과 소멸을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다. 노무현 정부는 과연 무엇이 진정한 국익인지, 무엇이 진정으로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다 줄 것인지를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

미국인들조차도 이라크전 반대에 나서고 있다.

세계 대다수의 나라들이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민의 50% 이상이 전쟁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민의 과반수가 부시의 군사적 맹동주의가 좌절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정부가 한미동맹을 앞세워 이라크전을 지원하는 것은 세계여론은 물론, 상당수 미국민으로부터도 환영받기 힘들다. 입지를 잃어가는 미국의 패권주의와 운명을 같이 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파병은 철회되어야 한다. 또한 노무현 정부가 한미동맹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부시행정부에게 무모한 군사력 행사를 자제하라고 촉구해야 마땅하다.

이라크전 파병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도 위배된다.

한미 양국간의 동맹관계를 불평등하게 규정하는 한미상호방위조약 제 1조에 따르더라도 한미 양국은 “관련될지도 모르는 어떠한 국제적 분쟁이라도 국제적 평화와 안전과 정의를 위태롭게 하지 않는 방법으로 평화적 수단에 의하여 해결하고 또한 국제관계에 있어서 UN의 목적이나 당사국이 UN에 대하여 부담한 의무에 배치되는 방법으로 무력의 위협이나 무력의 행사를 삼갈 것을 약속한다”고 되어 있다. 이렇듯 한미상호방위조약도 이번 파병 지원을 허용치 않는다. 노무현정부가 이번에 파병 지원의 명분으로 삼은 한미동맹관계는 도리어 미국의 전쟁을 막아야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한미동맹을 위해서 한미동맹 조약을 위반하는 아이러니에 대해 노무현 정부는 답해야 한다.

참여정부의 첫 외교부터

국민여론을 외면하는 독선으로 치닫고 있다.

이라크전을 둘러싸고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전평화의 움직임은 미국의 일방적 패권주의가 그 정점에서 극적으로 쇠퇴하고 있으며 이로써 냉전 이후의 세계사가 또 다른 거대한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음을 실감케 하고 있다. 참여정부를 표방한 노무현 정부가 한반도와 세계의 미래를 결정하는 이 중차대한 국면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과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지극히 자의적 판단에 따라 ‘국익’을 재단하여 ‘무모한 파병’을 강행하고 있다. 적지 않은 한국 인권활동가들이 불법적 전쟁을 온몸으로 막겠노라고 이라크로 향하고 있는 마당에, 우리 정부가 평화적 해결을 위한 유엔에서의 논의가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군대파견까지 약속한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납득하기 힘들다.

노무현 정부는 이라크전 지지, 지원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

국회는 부도덕하고 위험한 파병을 저지해야 한다.

올해로 우리는 정전 50주년을 맞는다. 분단과 전쟁으로 점철된 반세기 동안 우리는 어느 누구보다 평화를 갈구해 왔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이라크 침략에 군대를 보내겠다는 발상은 7천만 겨레의 평화 열망을 욕되게 하는 일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당국은 불법적이고 부도덕하며 반인륜적인 이라크 전쟁지원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국회가 이 문제에 침묵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임행위이며, 역사적 책무에 대한 직무유기이다. 국회는 마땅히 파병안을 거부해야 한다. 우리는 정부의 이라크전 지지, 지원방침이 철회될 때까지 평화를 염원하는 온 국민과 함께, 나아가 전세계 평화애호세력과 함께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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