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일반(pd) 2002-02-22   1027

“한반도 평화, 미국의 손에 맡겨서는 안된다”

연구소 토론회, 지금은 한국 시민사회의 역할 요구 시점

결국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 전쟁할 뜻이 없다”고 말하면서 한국을 떠났다. 한국 시민사회의 거센 저항속에서 방한일정을 보낸 부시대통령이 한국을 떠난 직후, 참여연대 2층 강당에서는 참여사회연구소 주최로 “미 대북강경책과 위협받고 있는 한반도 평화”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 날 토론회는 한반도 평화체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서인지 많은 시민, 학생, 활동가들의 참여와 공방 속에서 진행됐다.

이 날 토론의 주된 논의는 한반도 평화구축 문제를 미국의 손에 맡겨서는 안된다는 것, 이 문제는 남북이 주도해야 하며 여기에 시민사회단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부시발언, 돌발적인게 아니라 장기적 전략차원에서 나온 것”

▲ 이철기 동국대 교수
발제자로 나온 이철기 교수(동국대)는 부시의 발언을 단순히 돌발적이거나 일회성 발언이 아니라 미국의 장기적인 전략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햇볕정책을 지지하고 북미대화를 재개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 미국은 대량파괴무기 문제나 재래식 무기 군축 문제 등에서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방적인 요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북미관계의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또한 부시행정부의 국제정치적, 경제적 이해에 의해 남북관계 진전도 억제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불투명한 북미관계속에서 미국의 대북강경정책을 완화시키고 한반도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남북이 남북관계의 중심축으로 나서야한다고 주장하였다.

부시 북한에 군사수단 포기목표, 당분간 기세제압하려는 상황 계속될 것

▲ 국방연구원 서주석 박사
북한의 군사력이 어느정도 위협적인가에 대해 국방연구원의 서주석 박사는 북한이 여전히 핵개발, 미사일 개발노력을 하고 있으며 화생무기의 위협도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여기에 북한의 전쟁의지나 남한의 지정학적 불리함을 이용한 공격적 전투배치와 같은 것이 더욱 위협적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서주석 박사는 분명 우리 사회에는 북한의 군사력에 대한 상황인식의 차이가 존재하는데,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군사력 비교평가보다 상황을 공유하고 현실적인 대응책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였다.

북미관계의 전망에 대해 서주석 박사는 부시 정부가 과거 클린턴 정부와 달리 북한에 대해 군사적 수단을 포기할 것을 절대적인 협상 목표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북한과의 입장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미국과 북한이 상황을 최악으로 끌고 가지는 않겠지만 당분간 ‘말을 통한 탐색전’을 통해 기세를 제압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왜곡되고 있는 미국 정보를 무분별하고 있는 보수언론 문제점 제기

▲ 새시대전략연구소 김종대 박사(왼쪽)과 민주노총 이회수 국장

토론자로 나온 김종대 박사(새시대전략연구소)는 미 군산복합체 기업의 개입에 따라 왜곡되고 있는 미국의 정보에 의존하는 있는 현실과 이를 무분별하게 이용하는 보수언론의 문제점들을 제기하였다.

그리고 현재 한반도가 미국 대외책의 실험실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입지를 복원할 방안을 마련하고 한국 시민사회가 새로운 독트린을 만들어낼 의지천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였다.

이회수 (민주노총)국장도 지난해부터 시민사회내 반전평화운동이 그 어느 때보다 확산되고 있는데 앞으로 남북교류와 국제연대활동을 통해 반전평화의 흐름을 더욱 활성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 외 부시방한시 부시대통령의 강경발언을 누그러뜨릴 수 있었던 것도 한국 시민사회가 강력한 반전평화 의사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라는 대체적인 의견도 있었다

이날 토론에서는 결국 반전평화를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론으로 마무리되었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향후 남북교류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국제적인 반전평화활동과 연대하며, 무엇보다 구호를 넘어서는 구체적인 실현방안을 시민사회단체에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등이 제시되었다.

박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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