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3-03-27   376

“파병안 표결, 내일만 넘기면 승산있다”

‘반전평화의원모임’ 김홍신 한나라당 의원 인터뷰

파병동의안 처리가 연기된 지 하룻만인 26일, 여야 총무가 다시 만나 28일 본회의에서 표결을 강행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시민단체들과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섰다. 현재로선 카드를 손에 쥐고 있는 정치권의 결단만 남은 상태다. 28일 ‘결전의 날’에 국회 밖에서는 시민단체가, 국회 안에서는 파병반대의사를 밝힌 여야 의원 40여 명이 ‘항전’에 나설 각오를 하고 있다. 27일 국회 앞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의 결의대회를 벌이고 있던 시간, 의원회관에서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을 만났다.

표결연기결정에서 갑작스레 재표결 결정이 이뤄지기까지의 과정을 어떻게 보나.

“청와대로부터 간곡한 청탁을 받았을 민주당으로서는 표결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어 총무회담을 다시 제안했을 것이다. 한나라당의 경우에도 비난여론이 부담스러워 표결연기를 요청했었지만 파병을 찬성하는 당론과 함께 조기파병을 주장하는 의원들도 있었던 만큼 합의가 이뤄질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의원총회 때 발언할 때 엄청난 야유를 받았다. 국방위원들도 ‘국익’을 위해서 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병을 반대하고 있는 여야의원들은 본회의에서 어떻게 대응할 예정인가.

“의원총회와 본회의의 진행을 최대한 끌어보려고 한다. 본회의에 들어가게 되면 의사진행발언과 반대토론(15분)으로 시간을 지연시킬 것이다. 내일도 무산시켜야 한다. 정말 좋은 모습은 아니지만 의장석으로 나서서 몸으로 막을 수밖에 없을 지도 모르겠다. 반대 토론자가 30여 명만 나선다면 가능하다. 밤 12시만 넘겨보는 거다. 내일만 넘기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내일 또다시 표결이 연기된다면 주말동안 시민단체들을 비롯해 반파병 여론이 의원들을 더욱 압박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통과시키기가) 어렵다고 본다.”

노동, 여성 등 각 시민단체들이 파병찬성 의원들에 대한 낙선운동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어떤 영향을 주었다고 보는가.

“(영향력이) 상당했다. 한편으론 안타깝다. 제대로 된 소신이 있었다면 그렇게 쉽게 흔들릴 수 있었을 지 말이다. 특히 한나라당의 경우에는 낙선운동 언급이 큰 파급력을 발휘했다. 더욱이 파병반대가 소수의견인 우리(파병반대파)에게는 시민단체들의 압력이 큰 뒷받침이 되었다.”

지난번 본회의 방청권 제한이 큰 논란이 되고 있다.

“내일도 방청권을 불허한다는 (의원회관 내) 방송을 들었다. 국민의 권리인데 이해할 수 없다. 여야 총무가 방청권 제한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명확한 결정기준과 전례 등에 대해 내일 문제제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

내일 반전평화의원모임의 공청회는 어떤 의미가 있나.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파병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의지를 재확인하는 자리 정도가 될 것이다. (파병에) 찬성하는 의원들을 설득시키는 자리보다는 그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는 것이다. 형식이 본회의와 같은 전원위원회(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한 주요 사회이슈에 대해 의원전원이 참석하여 집중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방안도 있지만 국회 제적 의원(271명)의 4분의 1이 소집을 요구해야 구성이 되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파병을 반대하는 의원 3월 27일 현재 53명)낙관하기 어렵다.”

김홍신 의원은 지난 의원총회 때 ‘사람 죽이러 가는 일에 찬성해야 되나’라는 발언을 했다가 ‘심했다’는 동료의원들의 지적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전쟁, 파병문제를 넘어 인류사에 죄악을 저지르는지의 여부를 가르는 문제”라고 말하는 그의 뜻은 변함이 없다. “대한민국은 전범국가가 되려하는가. 미래지향적으로 봐야 한다”는 김 의원은 노 대통령의 결정이 “성급했다”고 지적하면서 “(국민에게)물어보지 않고 행한 것은 독재적 발상에서 나타나는 것”이라며 우려했다.

그는 미국의 “실리외교”를 보아서도 우리가 말하는 ‘국익’을 위해 미국이 기대를 충족시킬 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이라크와 북한을 동일한 잣대로 보는 그들에게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가. 이라크를 치면 북한도 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라크국민들도 우리 국민들과 같은 사람으로 본다면 파병은 안 된다. 어떠한 전쟁도 막아야 한다.”

김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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