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4-06-23   1357

“정부가 김선일 씨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파병반대국민행동, 기자회견 마치고 농성 돌입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파병반대국민행동)은 23일 12시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고 김선일 씨의 죽음을 추모하고, 파병강행으로 사태를 악화시킨 정부를 규탄함과 동시에 즉각 파병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고 강경대 열사의 부친 강민정 씨는 “우리 청년이 남의 나라 일 때문에 억울하게 죽었다. 방송을 통해 김 씨의 부모님을 보니 91년 경대가 갔을 때 내 심정이 어땠는지 떠올랐다. 유가족들은 어떠한 무고한 죽음도 바라지 않는다. 어느 나라 어느 민족에게도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가슴 아픈 심정을 토로한 뒤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정부가 파병을 강행한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자기 자식이라고 생각하면 파병 지지할 수 있겠느냐” 며 파병을 막아내자고 호소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정현백 상임대표는 “김선일 씨의 죽음은 미국에 의해 파병을 강요당하는 약소국의 비애이자, 무원칙하고 도덕성을 상실한 정부에 의해 저질러진 죄악이며, 더 적극적으로 파병을 막아내지 못한 국민들의 책임”이라며 정부와 국민들이 김 씨에게 진 빚을 반드시 갚자고 주장했다.

홍근수 목사는 “김선일 씨는 조국을 위해 희생당한 어린 양이다. 미국이 죽이고 노무현 정권이 죽인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NSC회의를 마친 후 파병을 강행하겠다고 한 발언이 김 씨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라며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 국민을 침략전쟁의 공범으로 몰고 무고한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의 서주원 사무총장은 “오늘 새벽 김선일 씨의 피살 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파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노무현 대통령의 담화를 들으니 더욱 마음이 무거워졌다. 마치 미국의 부시가 담화문 읽는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며, 김 씨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파병 강행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를 규탄했다.

그는 또 일부에서 ‘보복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김 씨의 죽음을 호도해서는 안된다. 우리 국민의 목숨이 소중한 것처럼 이라크 민중의 목숨도 소중하다. 진정으로 우리 국민의 목숨이 소중하다면 파병을 철회해야 한다”며 보복의 악순환을 불러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과 평화여성회의 최선희 대표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기자회견문을 통해 파병반대국민행동은 “정부는 김선일 씨 납치상황 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무능력의 극치를 보였다. 더욱이 정부는 납치단체들이 파병철회를 조건으로 내걸었음에도 불구하고 파병방침 변경 불가만을 앵무새처럼 되풀이 하였다. 과연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는 김선일 씨를 살릴 의지가 있었는가?”라며 정부를 강력히 규탄하고, 대통령의 사과와 파병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이어 미군 당국에 대해서도 김선일 씨 납치 사실을 알고도 한국군 추가파병의 최종 결정을 위해 숨긴 것이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하고 침략전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일부 언론의 ‘보복’선동에 대해서도 반대를 분명히 했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납치 살해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범죄행위이지만 이를 이유로 보복을 선동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성숙하고 이성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파병반대국민행동은 국민들에게 △매일 저녁 7시 서울 광화문과 전국 주요도시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여할 것, △오는 26일 전국적으로 열리는 범국민 추모대회에 참가할 것 △모든 단체, 사무실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파병중단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내걸 것 △고 김선일 씨를 추모하는 검은 리본을 달 것 △ 인터넷을 통해 김선일 씨를 추모하고 파병중단을 촉구하는 글쓰기, 서명운동을 벌일 것 등을 호소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파병반대국민행동은 그 자리에서 바로 농성에 들어갔다. 파병반대 국민행동은 매일 저녁 7시 서울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추모촛불집회를 열며, 오는 26일 대규모 국민추모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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