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2-02-21   977

‘성조기’ 구하기 위해 한국 국민 폭행하는 경찰

전국연합, 참여연대등 600여단체, ‘부시방한반대 범국민대회’ 개최

참여연대는 20일 ‘부시미국대통령방한반대 제단체연석회의’ 주최로 종묘공원에서 열린 ‘부시방한반대 범국민대회’에 회원 20여명과 함께 참여하였다. 이 집회에서 경찰의 무분별한 진압으로 안진걸 간사가 7바늘을 꼬매는 부상을 당하기도 하였다. 아래는 이 집회에 참가한 연대사업국 인턴 류은화씨의 글이다.

19일 저녁, 부시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그러나, 2002년을 전쟁의 해로 선언한 뒤, 한반도 평화마저 위협하는 발언을 계속하는 부시 대통령의 방한에 나라 곳곳에서 ‘부시 방한 반대’ 시위로 뒤덮이고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 공항에 도착해 바로 용산 미군기지로 이동하는 부시 미대통령의 모습은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기보다는 무언가 쫓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평화위협 무기강매 부시방한 반대

부시방한 이틀째를 맞은 20일, 종로 3가 종묘공원에서 전국연합, 참여연대 등 600여 단체들이 참석한 가운데 ‘부시방한반대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20일, 도시 곳곳에서 집회가 계속되는 가운데, 오후 3시 종묘공원에서 5,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부시방한반대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부시 미국대통령 방한 반대 제단체 연석회의’ 주최로 열린 이번 집회에는 전국민중연대, 전국연합, 전국농민회총연맹, 환경연합, 참여연대 등 60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한총련 등 학생 조직들이 대거 참가했다.

학생단체들의 문화공연에 이어, 3시 40분경 최규엽 민주노동당 자주통일위원장 사회로 본 행사가 시작되었다. 이날 집회에서는, 최근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부시대통령의 초강경 발언을 강력히 비판하며 전쟁반대 평화실현,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대북 적대정책 철회를 주요 이슈로 오종렬 전국연합상임의장, 최열 환경연합사무처장 등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의 규탄발언이 이어졌다.

▲ 경찰이 집회장소에 무단으로 난입한 것에 항의하고 있는 한 집회 참가자를 방패로 가격하고 있다. 이 날 경찰은 집회에 성조기만 등장하면 시민, 기자를 가리지 않고 폭행하는 이해하기 힘든 행태를 보였다.
집회가 한참 진행 중이던 오후 4시 40분,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들이 ‘쌀 수입반대와 부시방한 반대’를 주장하며 항의 표시로 준비해온 성조기를 태우려고 시도하는 순간 전경들이 집회장을 급습했다.

경찰들의 급작스런 난입에 밀려났던 시위대는 맨 몸으로 대항하였고 이 과정에서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의 이현숙 공동대표, 참여연대 안진걸 간사 등 5~6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여 병원으로 수송되기도 했다.

대부분의 시위대들은 ‘폭력경찰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평화적인 시위 보장을 요구하였고, 시민사회단체 대표 및 관계자들이 경찰 책임자를 만나 시위대의 요구를 전달했다. 10여분 뒤, 시위대 측의 요구가 받아들여져 집회장에 있던 전경 2개 중대는 집회장 밖으로 물러났다.

최규엽 민주노동당 자통위원장은 “합법적인 집회 도중에 경찰이 집회장에 난입한 경우는 처음이라며” 경찰들의 과잉진압을 규탄하였고, 미국에서도 문제시되지 않는 성조기 방화를 한국 경찰들이 왜 이렇게 난리냐며 비난하기도 하였다.

대열을 재정비한 시위대는 결의문을 채택하면서 공식적인 집회는 마쳤다. 시가행진을 시도하려는 시위대와 경찰들이 몸싸움을 벌였고, 문정현 신부, 오종렬 전국연합 상임의장, 한상렬 통일연대 대표 등이 선두에서 길을 터줄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이 가운데 개별적으로 종묘공원을 빠져나온 일부 시위대는 곳곳에서 게릴라 시위를 벌였다. 6시 30분 경에는 500여명의 시위대가 롯데백화점 도로를 점거하였다가 경찰들의 저지를 받아 명동성당으로 이동해서 전국에서 올라온 한총련 소속 학생들 3,000여명과 함께 정리집회를 가졌다. 정리집회 이후에도 시내 곳곳에서 학생들의 산발적인 시위가 이어졌다.

▲ 종묘에서 열린 ‘부시방한반대 범국민대회’ 전경
이 날 집회장에서는 ‘부시 환영하러 간다고 했다가 동네 아주머니들에게서 혼났다’는 라디오 방송에서 들었다는 이야기가 화제에 올랐다.

참여연대 사무실에서는 아무리 봐도 부시대통령이 잘못한다고 집회 일정이 있으면 알려달라는 70세 한 시민의 전화를 받기도 했다. 이러한 단상들을 통해 전쟁을 거부하고 한반도에 평화 정착을 원하는 국민들의 염원이 얼마나 강한지 느낄 수 있었다.

남의 나라 수도 한 가운데에 자기 나라 땅을 갖고 있는 대통령을 보는 기분은 참으로 침울하고 부끄러웠다. 종묘공원 집회장에서 함께 불렀던 노랫말 ‘(부시대통령)가는 길에 주한미군 꼭 데려가’이 하루 빨리 실현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류은화 참여연대 연대사업국 인턴

연대사업팀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