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핵없는 세상 2005-02-11   1812

‘북 핵무기 개발’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어

미국의 ‘공격적 무시’전략 수정 없는 한미공조 벗어나 새로운 돌파구 찾아야

1. 북한 외무성이 성명을 통해 부시 행정부의 대북적대정책을 비난하고 ‘자위를 위해 핵무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 ”충분한 조건과 분위기가 조성되었다고 인정될 때까지 6자회담 참가를 무기한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북 외무성의 발표는 핵개발을 둘러싼 북미간의 갈등과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이 원만히 해결을 원만히 해결되기를 기대해온 한반도 주민과 세계인들에게 놀라움과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북핵정보사이트: 북미갈등과 핵위기-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시민대안

2. 우리는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에 대해 일관되게 반대해왔다. 핵무기 개발은 북한에게 억지력을 가져다줄 수도 없고 한반도 평화를 더욱 위태롭게 만들 뿐이라는 사실을 수 차례에 걸쳐 경고해왔다. 사실여부의 확인과 상관없이, 북한 외무성이 성명을 통해서 이를 공식화함으로써 한반도 비핵화선언의 정신을 훼손한 것에 대해 준엄하게 비판한다. 북한이 대북적대 정책 등 ‘특수한 사정’을 이유로 핵무기 보유를 정당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매우 치명적인 오판이다. 우리는 어떤 이유로든 북한의 핵개발을 용납할 수 없다. 북한은 자신의 행위가 한민족 전체의 평화와 안녕을 담보로 한 행위이며 동북아의 핵무장과 군비경쟁을 가속화시킬 위태로운 곡예임을 직시해야 한다.

3. 같은 맥락에서 우리는 북한이 상대하고 있는 미국이 추구하는 위선적인 핵전략에 대해서도 침묵할 수 없다. 미국은 표면적으로 새로운 핵무기를 생산하지는 않고 있지만, 첨단 기술을 활용한 기존 핵무기 혁신프로그램과 RNEP(Robust Nuclear Earth Penetrator)와 같은 첨단 전술핵무기의 개발을 통해 사실상 대대적인 핵무장 강화를 추진해 오고 있다. 미국의 위선적인 핵정책(nuclear hypocrisy)은 세계적인 비난의 대상이며 사실상 다른 나라의 핵무장을 권장하는 충동을 일으키고 있다. 한반도 또는 세계 어떤 지역에서라도 비핵화의 첫걸음은 핵개발의 포기와 핵무장의 해체에 있다.

4. 외무성 성명에서 북한이 6자 회담 자체를 거부하지 않고 유보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여전히 6자 회담을 통한 북한핵문제의 해결을 지지한다. 그러나 과연 6자 회담을 통해 북-미 갈등을 해소함으로써 동북아에서 핵위협을 제거하고 지속가능한 평화체제를 형성해 낼 수 있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기대만큼이나 회의도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미국 부시행정부가 외교적 해결을 가장한 시간 끌기의 수단으로 6자회담을 활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 되어왔다. 6자회담 틀 내에서 실질적 진전을 가능케 할 북미 양자협상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했으나 미국 측의 소극적 태도로 인해 변변한 대화채널마저 마련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또한 미국이 주장하는 바, 플루토늄과 우라늄 모두에 대한 이른바 CVID 방식의 북핵 검증 시도의 현실성에 대해서는 미국 조야에서조차 회의 섞인 반응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왔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현재 6자회담의 테이블에 올라 있는 핵문제 외에도 미사일 문제, 생화학무기 문제, 북한인권문제 등 끝도 없는 옵션들을 제기해놓고 있다. ‘폭정의 전초기지’라는 표현도 이라크를 떠올리기에 충분한, 매우 공격적이고 일방주의적인 개념이다. 이 쯤 되면 미 부시행정부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이 관계회복이 아니라 북한붕괴라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5.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존의 남북대화정책을 재고하고 한미공조를 강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부시행정부 4년간 지속되어온 대북 압박정책의 실패와 오류, 그로 인한 한반도 위기를 답습하자는 맹목적인 주장이다. 우리는 한반도의 시계를 냉전시대로 회귀시키려는 낡은 발상을 경계한다.

6. 한국 정부는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주도적 역할을 천명한 바 있다. 지금 반기문 외무장관은 외통부 내 북핵팀 북미팀을 대동하고 미국을 방문 중이다. 한국 정부가 과거와 같이 ‘한미공조’라는 무기력하고도 비생산적인 결론에 도달하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이야말로 독립적으로 행동하고 과거와는 다른 돌파구를 주도적으로 만들어야 할 절박한 시점이다. 미국에게 진정한 외교적 해결을 위한 보다 진전된 대북 대타협 방안을 제안하도록 촉구하는 한편, 남북 당국간 대화와 협력을 보다 실질적이고 책임 있는 단계로 진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평화군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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