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4-06-24   594

“피랍 은폐 의혹 진상 밝히고 책임자 처벌해야”

파병반대국민행동, 외교통상부에 공개 질의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이하 파병반대 국민행동)은 24일 오전 11시 30분 외교통상부 앞에서 ‘고 김선일 피랍의혹 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김 씨의 피랍 사실 은폐의혹에 대해 정부측에 공개 질의했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질의서를 통해 ▲정부의 김 씨 피랍사실 인지시점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정부의 판단 ▲정부가 무장세력과 교섭한 과정 및 내용 ▲미군 당국의 김선일씨 피랍 인지시점 등과 관련한 의혹들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해명을 요구하는 한편, 정세예측과 안전대책 마련의 실패를 인정하고 파병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파병반대국민행동은 특히 AP통신이 이 달 초 김 씨 피랍과 관련하여 우리 정부 측에 사실확인을 한 바 있는데 정부가 피랍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정말로 한국정부나 미군 당국은 피랍 사실을 전혀 몰랐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피랍 의혹을 통해 정부가 호언장담했던 이라크 안전대책과 김선일 씨 석방노력의 허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만일 한국 정부가 피랍사실을 미리 알았었다면 외교안보 라인을 처벌해야 한다. 파병을 위해 피랍사실을 숨겼다면 노무현 정권에게 도덕성이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미국이 이를 은폐했다면 한미동맹의 실체가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다. 부시는 한국민 앞에 머리 숙이고 석고대죄 해야 하며 한미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상렬 통일연대 대표는 “죽고 싶지 않다고, 살고 싶다고 몸부림치던 김 씨가 죽었다. 누가 우리의 김선일을 죽였는가? 이라크 무장세력단체가 아니라 노무현 정부다”라고 외치며 분노를 터뜨리고, “정부는 사건 은폐의 진상을 밝히고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책임지고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이 날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공개질의 한 것을 시작으로 국회 청문회 추진 등 피납 의혹 진상 규명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공개질의서

1. 김선일씨 피랍사실에 대한 정부의 인지시점 관련

정부는 김씨의 피랍사실을 지난 21일 알자지라 방송 보도가 나가기 직전 카타르 대사의 보고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최근 정부가 김선일 씨의 피랍사실을 알게 된 것은 21일이라는 외교통상부의 발표는 사실입니까?

전후 여러 경로를 통해 김 씨가 피랍된 시점은 5월 31일 경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실입니까?

5월 31일 경 김 씨가 피랍되었다면, 외교통상부가 이를 최초로 보고받은 시점은 언제였습니까? 외교통상부 담당자와 각 보고라인별로 관련 정보가 입수된 시점, 확인절차와 과정에 대해 소상하게 공개해주십시오.

24일 AP 텔레비전 뉴스(APTN)가 지난 6월 초에 피랍된 김선일 씨가 나오는 비디오 테이프를 배달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테이프에는 김 씨의 신원이 소상하게 진술되고 있습니다. AP 통신은 APTN으로부터 그 같은 사실을 전해 받은 뒤 김씨의 신원 및 사실 여부를 한국 외교통상부에 문의했으며 외교부는 한국인 피랍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답변을 해왔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 정부는 AP통신이 외통부에 김선일 씨 피랍여부를 문의 받은 바가 있습니까?

>> 5월 31일 이후 이라크 혹은 카타르 한국대사관 등 외교통상부 현지외교관들이 김선일 씨 피랍여부에 대한 정보보고 혹은 첩보 등을 해당 국 대사 혹은 외교통상부 아중동국 등 보고라인에 보고한 기록이 전혀 없습니까?

>> KBS는 22일 익명을 요구한 교민의 인터뷰를 인용, 6월 2일 주 카타르 한국대사관은 이미 김 씨 실종(피랍)관련 정보를 입수하고 있었다는 취지의 보도를 한 바 있고,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는 이를 부인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AP에 비디오가 전달되어 이를 외교통상부에 문의했다는 시점과 대체로 일치합니다. 주카타르 대사관은 6월 2일 전후 김 씨의 실종 혹은 피랍관련 정보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까?

미군부대에서 필요한 생필품을 납품하는 가나무역은 정부가 저항세력의 표적이 될것을 우려할 정도로 왕성한 사업활동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지난 1월 키르쿠크 공항 주둔 미군부대를 방문한 김희상 전 국방보좌관도 “위험한 이라크에서 이렇게 열심히 뛰는 한국인들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 가나무역이 핼리버튼의 계열사와 하청계약을 맺고 활동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사실입니까?

>> 가나무역이 민간인 학살 군사작전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이 일고 있는 팔루자 주둔 미군에게 군납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외교통상부는 알고 있었습니까?

>> 가나무역이 하고 있는 일은 김희상 전 보좌관의 말처럼 매우 위험천만한 일인데, 외교통상부는 가나무역 사장 및 직원의 안전대책을 위해 지난 3개월간 어떤 활동을 전개해 왔습니까? 상세히 밝혀 주십시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5일 가나무역 직원 박원곤씨가 지구촌나눔운동의 한재광 사업부장과 함께 이라크 민병세력에 억류됐다 14시간만에 풀려난 후, 바그다드 주재 한국대사관측은 가나무역 직원들이 이라크에서 많이 이동하는 업무특성 상 저항세력의 표적이 될 것을 우려해 미군 당국의 협조를 얻어 긴급사태 발생시 미군 부대로 대피토록 지침을 마련해 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 이 기사 내용은 사실입니까??

>> 4월 5일 이후 가나무역 직원의 안전문제와 관련 외교통상부가 미군 당국과 협의했던 모든 기록을 공개해 주십시오.

정부는 지난해 11월 31일 이라크에서 있었던 한국인 피격사건에 대해서 ‘이라크에 주재중인 우리 국민의 신변보호를 위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국민들에 대한 모든 보호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4월 한국인 7명이 억류되었다가 석방된 사건이 발생하자 NSC 상임위는 “외교통상부는 교민안전을 위해 일일점검체제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라크 내 납치 및 테러위협을 감안하여 ‘재외국민보호 매뉴얼’ 대응체계에 따라 만전을 기해 대비키로 하고 이라크 외교부, 연합군임시행정처와 유사시 신속하고 긴밀히 협력하는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 정부는 교민의 안전을 위해 실질적으로 일일점검체제를 구축하고 있는지, 그리고 김선일 씨를 포함한 가나무역 직원들에 대해 일일점검 하고 있는지 밝혀 주십시요.

>> 또한 테러 위협에 대비해 주재 중인 국민들에 대한 일일점검을 해왔다면 왜 김선일 씨의 피랍 사실을 3주 동안이나 알지 못했는지 입장을 밝혀 주십시요.

>> 외교통상부가 시행하고 있는 재외국민보호 매뉴얼, 그리고 가나 무역을 비롯한 교민에 대한 일일점검 일지 등 관련 기록 일체를 공개해 주십시오.

2. 외통부가 공개한 김천호 씨의 진술 관련

외통부는 가나무역 사장 김천호 씨의 진술에 따라 5월 31일에 김선일 씨가 피랍된 것으로 공식 확인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김천호 씨는 피살당한 김씨의 피랍시점을 지난 17일에서 15일로 그리고 최종적으로 5월 31일이라고 진술을 번복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김천호씨는 김선일 씨의 납치소식을 미군당국으로부터 지난 17일에 통보받은 사실이 없으며 김씨가 KBR 직원과 유럽기자들과 같이 억류되어 있다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 내용을 번복하고 있습니다.

>> 외교통상부는 김 사장이 진술을 번복한 이유에 대해 김 사장이 주장하는 것 외에 어떤 판단을 가지고 있습니까?

>> 김 사장은 경제적 이해관계로는 미군, 김 씨 피살사건의 책임과 관련해서는 외교통상부의 압력 등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사람입니다. 외교통상부가 받아냈다는 사유서와 진술서는 외부적 압력이 없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작성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

>> 이 경우, 진술자인 김 사장, 조사자인 외교통상부 모두가 이해당사자로서 이러한 이해상충적 상황에서 작성된 진술서의 효력의 의심된다고 보는 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외통부가 공개한 가나무역 사장 김천호 씨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김 사장은 6월 10일께 김선일 씨가 팔루자에 근거를 두고 있는 무장세력에 의해 억류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김사장은 2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씨는 같이 납치된 이라크인의 가족의 요청으로 경찰이나 당국에 알리지 않았으며 당사가 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 석방시키려 시도했다고 부연설명하고 있습니다.

>> 이 진술서대로라면, 김 사장은 5월 31일부터 6월 10일까지 김선일 씨가 무장세력에게 피랍되었다고 확인할 수 없었고, 따라서 무장세력의 협박도 받은 바 없는 것이 됩니다. 이 시기동안 외교통상부가 통상적인 교민안전점검을 했더라면 적어도 연락두절 상황에 대해 김 사장이 외교통상부에 숨겨야 할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이 시기에 외교통상부가 김 사장과 연락을 취한 사실이 있습니까?

김천호씨는 22일 이라크주재 한국대사관에 제출한 사유서에서 ‘팔루자측(무장세력)에서 우리가 이 사건을 대사관에 알렸는지, 경찰에 알렸는지 물어왔으며 당사의 변호사는 알리지 않았다고 이야기 했으며 팔루자 측으로부터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잘한 일이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당사는 대사관에 알리지 않는 것이 김선일 씨의 신변에 더 안전할 것이라고 판단하여 대사관에 알릴 수 없었습니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강경한 정치색을 띠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무장세력이 협상할 목적을 갖지 않은 채 납치를 자행했다고 보기 어려우며 따라서 납치사실을 공개하기를 원치 않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더욱이 APTN에 비디오 테입을 보낸 무장세력이 협상할 의도가 없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 따라서 김 사장의 진술은 신뢰하기 어렵다고 보는데 외교통상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위와 같이 김천호 씨의 진술은 신뢰성에 큰 의문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진술서를 받은 외교통상부 역시 의혹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따라서 이 조사를 외교통상부가 진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 외교통상부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감사원 차원의 특별감사나 국회의 국정조사를 스스로 요구할 의사는 없으십니까?

3. 정부의 무장세력과의 교섭과정 및 내용 관련

정부는 이라크 무장세력의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웠으며 이들과의 직접교섭이 불가능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2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천호 씨는 ‘현지직원과 이라크 변호사를 통해 두 차례 정도 석방교섭을 했고 현지 직원을 보내 여러 차례 협상을 했다. 그리고 협상은 무장세력 간부를 중재자로 진행됐다’고 진술한 바가 있습니다. 이것은 납치세력과의 협상루트를 만드는 것이 전혀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 정부가 단 한차례도 직접협상을 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 그리고 이라크 주재 한국 대사관은 직접협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습니까?

지난 22일 NSC, 외통부 등은 김선일 씨 석방과 관련하여 대통령에게 “현지 언론보도와 현지공관들과 연락을 취해본 결과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면서 “다만 앞으로 방향이 확실한지 확인하고, 무사귀환할 때까지 조심하고 신중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희망섞인 기대와는 달리 김씨는 이미 싸늘한 주검으로 버려져 있었습니다. 한 나라의 최고 정보라인이 내놓은 전망은 실로 심각한 오류와 정보부재, 그리고 안이한 기대에 불과했습니다.

>> 정부가 김선일 씨 석방에 대한 희망적인 전망을 보고할 수 있었던 근거는 무엇입니까?

23일 이라크 주재 임홍재 대사는 MBC 라디오 방송을 통해 이라크 무장세력이 끝까지 한국군 철수를 주장했느냐의 질문에 ‘처음에 그렇게 얘기를 했고 그런 입장에 있어서 변화가 있었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았지만 처음에 그런 주장을 했습니다’라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 정부가 직접협상을 하지 못했다면 정부는 김씨를 납치한 무장세력의 요구조건을 어떻게 확인했으며 우리 측의 협상조건은 어떻게 전달했습니까?

정부는 피랍된 김씨 석방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과 함께 전력투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반기문 장관은 ‘미국정부는 물론 현지성직자, 부족장 등 동원가능한 루트 모두를 가동했다’고 말한 바 있으며 정부 고위협상단을 이라크에 파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신봉길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석방협상과 관련, “직접 접촉한 것은 아니고 이슬람성직자협회나 종교지도자, 이라크 임시정부 등을 통한 간접 접촉을 통해 정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 우선 정부는 정부 고위협상단이 김선일 씨를 석방시키기 위해 어떤 활동들을 했는지 확인해 주십시요.

>> 그리고 접촉했던 미군당국과 성직자, 부족장이 각각 누구인지 밝혀 주십시요.

>> 이들이 김선일 씨 석방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이들에게 외교통상부는 어떤 협상목표를 제시했는지 밝혀 주십시요.

23일 반기문 장관은 ‘납치단체가 처음부터 김씨를 살해할 목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발언하였습니다. 그러나 김씨가 5월 31일 납치되었다는 외통부의 공식발표를 미루어 볼 때 납치세력은 거의 20일 동안이나 김선일씨를 억류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그리고 6월 초 APTN에 전달되었다는 비디오는 이미 5월말-6월 초에 무장세력들이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는 추측을 가능케 합니다. 또한 외통부가 공개한 김천호 씨의 진술에 따르면 자체적인 노력으로 김선일 씨를 석방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었으며 18일에는 “곧 풀어줄 것”이라는 답변을 듣기까지 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 이러한 사정을 고려할 때, 처음부터 이들 무장세력들이 살인을 목적으로 김씨를 납치했다는 반기문 장관의 발언은 지난 20일간의 과정을 설명하기에 충분치 않습니다. 반장관은 무장세력들의 의도와 주장에 대해 알자지라에 보도된 비디오 테입 이외에 어떤 정보와 근거를 가지고 있습니까? 그것은 누가 어떻게 제공한 것입니까?

>> 반기문 장관이 ‘납치단체가 처음부터 김씨를 살해할 목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라고 발언한 근거는 혹시 정보에 근거하지 않은 추측의 결과는 아닙니까? 피랍자 석방 협상을 책임졌던 주무기관의 장이 조사에 근거하지 않은 추측으로 피랍자의 의도를 설명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 22일 NSC, 외통부 등은 김선일 씨 석방과 관련하여 대통령에게 “현지 언론보도와 현지공관들과 연락을 취해본 결과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보고한 장관이 하루만에 납치단체가 애초 살해할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밝히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보지 않으십니까?

지난 23일 M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오베이디 씨는 한국 대사관 측의 요구에 따라 납치세력과 협상을 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오베이디 씨는 NKTS 최승갑 회장에게 21일 메일을 보내면서 ‘협상에 있어 결정권을 갖고 있는 요원이 함께 협상장소에 갈 것’을 요청하고 있고, 22일에는 ‘납치세력들도 협상을 원하고 있으며 되도록 빨리 그들과 직접 협상에 착수하여 우리가 그들을 농락한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하기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정부는 이라크에 진출한 사설 경호업체 NKTS의 최승갑 회장과 현지 파트너인 오베이디가 누구인지, 그리고 그들이 했던 역할이 무엇인지 밝혀 주십시요.

>> 더불어 한국 대사관에서 이들에 대한 협상을 요청한 바가 있는지 밝혀 주십시요.

>> 외교통상부가 이들과 행한 협의 내용과 과정 일체를 밝혀 주십시오.

오베이디 씨는 23일 M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여 “그들이(무장세력) 하는 말은 언론을 통해서 이라크에 추가 파병하겠다는 선언을, 이라크에 파병하겠다는 선언을 멈추라는 것이었다. 우선적으로 그런 선언을 멈춰야 하고 그런 다음에야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라는 것이었다. 돈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주장한 바가 있습니다. 또한 그는 23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납치범들은 한국 정부가 공격적인 발언을 중단하고 군대 파병에 대해 부드러운 목소리를 내는 한 협상할 의지가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김선일 씨가 무장세력에 의해 인질로 잡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정부가 파병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한 것은 사태를 극단적으로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정부는 납치세력들의 이러한 요구를 알고 있었습니까? 정부가 오베이디씨에게 협상을 요청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 텐데 정부의 파병원칙을 다시 강조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협상과정 전체를 살펴볼 때, 외교통상부는 협상 대상의 요구사항, 협상 주체, 협상 목표와 전략, 협상을 위한 정확한 정보라인 그 어느 것도 확실한 것이 없다고 판단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4. 미군당국의 김선일씨 피랍 인지시점 관련

가나무역 사장 김천호씨는 최초 진술에서 17일 즈음 미군당국으로부터 김씨의 피랍사실을 통보받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최종진술에서 미군당국으로부터의 통보나 접촉은 없었다고 진술을 번복하였습니다. 23일 NSC도 김천호씨의 최종진술을 전제로 미군 역시 김씨의 피랍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이라크 현지에 파견된 우리 군 관계자가 사건 해당지역 미군 지휘관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누구도 피랍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 신뢰하기 힘든 김 사장 진술만으로 미군이 몰랐다고 정부가 단언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제대로 조사한 적이 있습니까?

>> 정부는 사건지역의 미군지휘관을 포함한 미군당국이 김씨의 피랍사실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요청 한 적이 있습니까? 그리고 해당지역의 미군지휘관은 누구인지 밝힐 수 있습니까?

김천호 씨는 2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군 측은 만난 적이 없지만 (김씨의 피랍사실에 대해) 원청회사에 보고한 만큼 당연히 미군 측에 통보가 갔을 것으로 보았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외통부가 공개한 김천호 씨의 진술에 따르면 두 차례에 거쳐 원청업체인 AFFES을 통해 김씨 문제 해결을 타진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원청회사가 김씨의 피랍사실을 미군당국에 보고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 정부는 가나무역의 원청업자가 미군당국에 보고했는지 여부를 확인한 바가 있습니까?

현재 이라크 상황은 미군과 이라크 무장세력간의 교전이 계속되고 있고 이라크 국민들의 미군에 대한 적대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라크 상황을 감안할 때 미국계 원청업체(특히 핼리버튼의 계열사 등 안전문제에 상시 노출된 미국계 기업)의 경우 하청업체 직원들의 안전과 보호와 관련하여 미군당국에 보고할 의무가 있는지 등에 대해 확인하신 사항이 있습니까?

AP 통신은 미국계 통신사이고 이들이 6월초 한국대사관에 김선일 씨의 신원관련 문의를 해왔다면 당연히 정보가 집중되는 미군당국에도 연락을 취했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여러 정황으로 보아 미군이 몰랐다는 미국과 외통부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만약 미국이 알고도 한국정부에 일러주지 않았거나 한국 정부와 미국정부가 공히 미리 알고도 몰랐다고 허위사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정말로 미군과 한국정부는 몰랐습니까?

5. 추측과 주관적 희망으로 조사와 대책수립을 대신한 한국정부

주지하듯이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이라크 파병에 대한 전망은 명분없는 파병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에 불과했습니다. 몇 차례에 거친 이라크 현지 조사는 부실조사와 정보왜곡으로 점철되었고 파병의 당위를 주장하기 위해 ‘이라크는 안전하며 이라크의 재건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한국군 파병은 이라크 국민들로부터 환영받을 것’이라는 근거없는 결론을 이끌어내는데 급급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김선일씨 피살사건은 정부가 이라크 정세나 이라크 국민들의 정서에 대해 심각한 판단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추가파병을 강행하면서도 유사시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대응능력은 거의 부재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한국군 파병에 대한 심각한 판단오류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또한 한국군 이라크파병은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 정부는 정세예측과 안전대책 마련 실패를 인정하고 파병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2004. 6. 24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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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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