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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군축센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비핵군축운동을 합니다

  • 국방정책
  • 2014.11.10
  • 1363
  • 첨부 1

실효성 없는 ‘맞춤형 억제전략’ 및 부패·부실의 방산 예산 삭감하고,

복지·안전 예산 확충해야

사회적 합의 없는 킬체인, KAMD 무기체계 구축 사업 폐기해야
연간 생활고 자살 6000여 명, 무기구입에 국고 탕진해선 안돼


지금 국회는 정부가 제출한 2015년 국방예산안 37.6조 원을 심사 중에 있다. 이는 올해(35.7조 원) 대비 1.9조원(5.2%) 증가한 금액이다. 정부는 전작권 환수 조건을 이유로 킬체인(Kill-Chain),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등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남한의 경제력이 북한의 40배에 달하고, 북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두 배에 달하는 예산을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여전히 북한에 비해 열세라고 주장하며 과도한 군비지출을 요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일 보도되는 방산비리사건에도 정부는 최근 3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증가율(2013년 4.7%, 2014년 3.5%)로 국방예산을 배정했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국회가 사회적 합의도 없고, 군사적 실효성도 없는 ‘맞춤형 억제전략’ 관련 예산을 삭감하고, 비리와 부패에 연루 가능성이 있는 방위력개선 사업을 엄중히 심사할 것을 촉구한다. 더불어 안전사회에 대한 요구가 어느 때 보다 높은 지금, 불필요한 국방비를 ‘국민 안전’ 확보에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북한 비대칭 위협에 대한 대응전력 강화’를 사업예산은 그 내용면에서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 북한의 ‘비대칭 위협’ 징후를 포착해 선제타격을 가한다는 킬체인 개념은 그 자체로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선제 타격 이후 북한의 보복공격으로 전면전까지 촉발할 수 있는 위험한 작전이다. 더구나 킬체인은 오히려 북한에 무력증강의 빌미만 제공하여 걷잡을 수 없는 군비경쟁만 촉발할 수 있다. 따라서 국회는 킬체인의 필요성과 실효성까지 엄격히 검증해야 하며, 이와 관련한 무인공격기(HUAV), 차기전투기(F-X), 대형공격헬기 사업 등 공격형 무기도입 예산 등을 전면 삭감해야 한다. F-35의 경우, 엔진 결함 등의 문제가 드러났음에도 도입 절차가 졸속으로 추진되었고, 도입 이후 40조원이 넘는 유지비 부담에 대한 충분한 검토도 진행되지 않았으므로 국회는 차기전투기 사업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KAMD 구축 사업 또한 폐기의 대상이며, 따라서 관련 예산 투입 역시 재고되어야 한다. 제45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한미 양국이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의 상호운용성을 증진시키기로 합의한데 이어, 올해 역시 한미일 군사정보공유 MOU체결 추진을 재확인함으로써 KAMD가 미국 주도의 MD체계에 편입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만일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한다면 한중관계가 악화되는 것은 물론 남북문제 해결에 중국의 건설적 역할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된다. 나아가 역내 군비경쟁과 군사적 긴장관계가 가속화되는 것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KAMD 구축 사업 일환으로 추진되는 패트리어트(PAC-3) 미사일 도입 예산은 삭감되어야 한다. 

국방비 중 방위력 개선비는 6.2% 증가한 11조에 달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수준 미달의 무기도입에 천문학적 예산을 들이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2014 국정감사에 따르면 1590억 원이라는 막대한 세금을 들인 해군 구조함 통영함의 건조 과정에서 방사청이 2억 원에 불과한 음파탐지기를 40억 원을 주고 구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납품비리로 세월호 구조에도 투입되지 못한 것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개당 만원에 불과한 USB를 95만원에 납품받은 경우도 있었다. 무기도입사업이 비리의 온상으로 전락한 데에는 군사기밀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소요제기는 물론 조달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도 감시를 받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예정된 차기년도 방위력 개선사업이 민간의 어떠한 통제나 감시도 없이 과잉·중복으로 투자되어 ‘군피아’들의 주머니를 불리도록 책정된 것은 아닌지 국회의 세밀한 조사와 심사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비인도적 무기인 차기다련장(MLRS) 전력보강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에 대해서도 국회는 엄격히 심사해야 한다. 차기다련장은 북한의 장거리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한국군 무기체계이다. 정부는 2015년 차기다련장 사업비용에 약 3206억 원을 배정했다. 이는 전년대비 4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최근 한미 양국은 제46차 SCM 회의에서 북한의 장사정포에 대응할 한국군의 능력을 문제삼아 주한미군 210화력여단을 동두천에 잔류시키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미 지난 2005년 미국은 한국군의 능력을 평가한 결과 유사시 수도권을 겨냥한 북한의 장사정포를 무력화시키는 대화력전 임무를 한국군으로 이양하고 미2사단 기지이전도 합의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한국군의 장사정포 대응 능력을 문제삼아 기지이전을 보류하고, 차기다련장 예산을 대폭 증액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미 우리나라는 북 장사정포 타격 무기로 K-136 구룡, M270, M270A1 MLRS, 에이태킴스 등을 갖추고 있어 차기다련장 전력보강 예산 투입은 그 자체로 과잉예산이며 불필요하다. 무엇보다 국제사회가 2008년 체결한 확산탄금지협약에 따라 확산탄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비인도적 무기인 차기다련장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해야 마땅하다. 

주한미군 기지이전 보류로 우리 정부 예산부담이 증가된 가운데, 국회는 1조 원에 가까운 방위비분담금 집행내역을 검토해 주한미군 기지이전 비용에 불법전용 여부를 포함해 방만한 운영은 없는지 검증해야 할 것이다. 또한 올해에 이어 2015년 예산안에서도 군 장교수를 증원하도록 편성한 점도 검토해야 한다. ‘국방개혁 기본계획(2014~2030)’의 장교수 감축안에도 불구하고 장교수를 증원하는 것은 국방부의 국방개혁 의지 없음을 다시 한 번 드러낸 셈이다. 이에 더해 군사적 타당성이나 공사의 적법성 양면에서 논란이 계속되어온 제주해군기지건설사업, 파병 초기부터 위헌 논란을 빚고 있는 아랍에미리트 파병 등 국회 부대의견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검증 없이 재차 편성되는 예산도 과감히 줄여야 한다.

그동안 정부는 세월호 대참사를 의식해 2015년 안전예산을 대폭 확대했다고 밝혔으나 재난대응 관련한 구조·구난 장비와 인력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는 내년 연안구조장비 예산에 올해 대비 45억 원 가량 늘린 80억 원을 할당했지만, 새로 도입되는 연안구조장비가 연안구조정 4척, 수상오토바이 30대, 122구조대 보트 2척에 불과하는 등 국회의 '2014년 예산안 검토보고서'에서 지적한 가장 기본적인 구조장비조차 배치되지 않은 해경 출장소 95곳에 한 척씩도 배치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처럼 시급하게 예산을 투입해야 할 곳이 산적해 있음에도, 정부는 여전히 국방비에 과도한 예산을 배정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2015년 예산안을 두고 정치권에서 무상급식이냐 무상보육이냐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지난 2월 송파 세모녀 사건에 이어 인천에서도 일가족 3명이 생활고에 시달리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일이 발생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자살하는 사람이 한 해 6천여 명에 이르는 지금이야말로 재정지출의 우선순위는 무엇이 되어야 하며, 과도한 국방비로 우리가 잃어버린 기회비용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할 때이다. ‘인민은 굶는데 미사일 개발에 재정을 탕진한다’는 비판은 비단 북한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평화와 통일의 가치에 기반해 국회가 국방부 예산을 엄격히 심사하고 민주적으로 통제해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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