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평화대행진][공동성명] 노동자의 피로 굴러가는 쌍용자동차, 그 죽음의 행렬을 이제 멈추어야 합니다!

 

노동자의 피로 굴러가는 쌍용자동차, 

그 죽음의 행렬을 이제 멈추어야 합니다!

 

 23!

그것은 단지 숫자에 불과했습니다. 2012년 10월 8일. 쌍용자동차 노동자에게 23번째 죽음이 찾아오기 전까지. 이제 우리에게 23이라는 숫자는 돈을 위해 노동자의 삶을 파괴하는 이 비극적 시대의 상징이며, 노동자의 삶을 기계부품보다 손쉽게 내버리는 것이 자신의 본성임을 드러내는 자본의 신원증명이며, 소수의 가진 자들을 위해 죽어가는 노동자의 현실을 외면하는 부자만을 위한 국가의 표현이 되어버렸습니다. 

 

더 일하고 싶었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퇴직을 강요당하고 내쫓기듯 쌍용자동차 공장을 떠나야만 했던 노동자는 결국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그렇게 생을 마감했습니다. 희망퇴직이라는 그럴싸한 명분으로 사실상 그는 정리해고를 당한 것이고 공장을 떠난 이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병든 몸을 이끌고 생을 돌봐야 했었습니다. 그리고 끝내 그는 이 세상을 떠나갔습니다.

 

2009년 쌍용자동차에서 2046명의 해고자가 발생한 이후 일어난 23번째 죽음입니다. 노동자들이, 그 가족들이 고통과 절망의 시간을 견뎌내지 못하고 그렇게 하나 둘 세상을 등져갔고, 우리는 이제 스물세 번째 죽음 앞에 서있습니다. 이 죽음은 우리에게 노동의 권리를 빼앗긴 노동자에게 남겨진 것은 절망뿐이라고 자신의 피로서 외치고 있습니다. 이제 이 절망을 끝내야만 합니다!

 

우리는 이 죽음이 단지 병사가 아님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쌍용자동차의 부실경영과 회계조작, 구조조정과 정리해고가 바로 그 죽음의 원인입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파업을 폭력으로 진압하고 이들의 원직복직 요구를 철저히 외면한 국가가 바로 그 죽음의 원인입니다. 그렇기에 이 죽음의 연쇄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장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이 다시 자신의 일터로,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야만 합니다.

 

우리는 ‘함께 살자’며, ‘모두가 하늘이다’라고 외치며 2012생명평화대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쫓겨난 노동자들이, 차별받는 노동자들이, 권리를 박탈당한 노동자들이 하늘이라고 외치며 우리의 여정을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또 다시 생명의 소식이 아니라 죽음의 소식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23번째 쌍용자동차 노동자의 죽음 앞에서 쓰라리기 그지없는 아픔과 얼음보다 차가운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아픔과 분노로 노동자들을 일터에서 내쫓고, 노동자들의 권리를 박탈하며, 노동자들을 절망으로 몰고 가는 자본과 국가의 정리해고에 맞서 싸울 것입니다. 쌍용자동차의 해고노동자와 희망퇴직자들의 전원 원직복직을 위해 계속 투쟁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 아픔과 분노를 담아 쌍용자동차사측과 정부 및 국회에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 쌍용자동차 해고자 및 회망퇴직자 전원 원직복직 실행하라!

– 쌍용자동차와 정부는 쌍용차 해고자 및 희망퇴직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실태조사 실행하라!

– 국회는 즉각 쌍용자동차사태에 대해 국정조사 실행하라!

 

이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우리는 함께 싸울 것입니다. 

 

2012년 10월 9일 

2012생명평화대행진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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