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기타(pd) 2009-06-30   4012

[2009 평화학교] 영화 ‘No Man’s Land’를 보며 첫 발 떼기


이렇게 첫 후기를 쓰게되어 쑥스럽기도 하고 조금 자랑스럽기도 하다. 여기 오게 된 계기는 단순했지만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을 것 같다. 난 올해 대학생이 되어 공대를 다니는 학생이다. 중학교 때부터 이과를 지망했고, 공대를 들어가서 사실 문과쪽 과목인 사회는 고1때 배운 것이 끝이다. 그래서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가 개최하는 평화학교 ‘인권과 평화의 관점으로 국제분쟁 톺아보기’에 대해선 정말 아는 것도 없었고, 관심도 없었다.

이전까지는 국제분쟁이 일어나도, 이라크 파병문제로 촛불시위가 벌어져도 왜 다들 저럴까 정도로 무관심했다. 그래서 엄마가 갑자기 학교에 있는 내게 전화해서 이런 수업이 있는데 들어보지 않을래 라고 했을때 정말 엄마가 ‘하라’고 해서 승낙했다. 그런데 막상 와서보니 남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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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088934.jpg|width=\▲ 2009 평화학교 참가자들이 자기 소개를 하고 있다.


첫 시간은 ‘영화로 보는 국제분쟁’ 으로 영화 ‘노 맨스 랜드’를 봤다. 막상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은 정말 내가 이런 세계에 무지했고 무관심했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No Man’s Land’ 는 세르비아군인 니노, 보스니아 자원병인 치키 그리고 같은 보스니아 군으로 지뢰위에 누워있는 체라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 유엔군이 얼마나 세계 분쟁 해결에 관심이 없는 지 알 수 있고, 한편으로는 진실을 밝히려는 언론이 왜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유엔 간부는 치키, 니노, 체라를 참호 속에 내버려 두고 방관하려 했지만 언론인 제인의 끈질긴 취재 때문에 도움을 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그러나 그들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유엔 평화유지군들의 자기 우월적인 모습이 드러났다. 그들은 다른나라에 도움을 주러 왔다는 우월감에 그 나라의 말조차 알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이 자신들의 언어를 사용하길 바란다. 그리고 그들이 영어나 불어를 모르면 멍청하다고 짜증을 냈다. 사실 자신들이 보스니아어를 모르는 것과 그들이 영어와 불어를 모르는 것은 같은데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언론은 특종을 잡기위해 진실을 밝히려고 한다. 이들에게 냉담한 치키는 ‘우리의 고통을 팔아 돈을 버냐’고 소리 지른다. 보스니아군 치키와 니노가 인터뷰 요청을 거부하자 그들은 욕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유엔 대령은 귀찮다고 그들을 놔두려 한다. 특히 체라가 깔고 누운 그 지뢰, EU에서 생산한 비인간적인 지뢰를 제거할 수 없자 그들은 체라를 두고 떠난다.

그래서 이 영화의 마지막은 우울하다. 치키도 죽고 니노도 죽으며 체라도 곧 죽게 된다. 정말 사람들은 자기 일이 아니면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사람의 생명에 관계된 것일지라도 관심이 없다. 나 또한 이런 사람 중 한명이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교과서에서 몇십 만 명이 죽었다고 나와도 그건 내 일이 아니었기에 그냥 그렇구나 라고만 생각했다. 그랬던 내가 영화를 보고나니 이건 정말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명은 정말 소중한 가치인데 전쟁에서는 그것이 너무나 가볍게 다뤄진다. 이 사실을 영화를 보면서 다시 깨달았고, 국제분쟁 혹은 전쟁은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영화를 본 뒤에는 평화학교 참가자들과 Ice Breaking 시간을 가졌다. 한명씩 자기소개를 하고 영화 감상도 나눴다. 사실 난 깜짝 놀랐다. 나와 다른 한사람을 제외한 사람들은 모두 문과쪽, 그것도 이런 국제분쟁이나 인권과 관계있는 분야를 공부하거나,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난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왔을 뿐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수업이 무엇을 가르치려 하는지 이미 알고 있는 듯 보였다. 그동안 이런 데 무관심했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반성하게 되었다. 이제부터 이 수업에 열심히 참여해야겠다. 그리고 침묵하는 방관자가 아닌 참여자의 한사람으로서 살아가야겠다.


이 글은 평화학교 참가자인 장효선씨가 1강 ‘영화로 보는 국제분쟁’ 시간에 영화「노 맨스 랜드」를 보고 쓴 감상문입니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6월29일부터 7월 15일까지 개최되는 ‘인권과 평화의 관점으로 국제분쟁 톺아보기’ 평화학교에 참여한 분들의 후기를 올립니다. 많은 분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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