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한반도 평화 2005-08-19   1080

[8·15민족대축전] 본대회 “동포여러분, 통일합시다”

민족단합 체육오락경기 통일오작교 “놀이가 아니라 통일의 예행연습”

“분열의 8.15를 온 겨레가 념원하는 통일의 8.15로”

“분단의 벽을 허물고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통일을 이룩합시다. 진정한 광복은 분단의 극복을 통해 비로소 완성됩니다. 6.15공동선언이 천명한 대로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합시다.”

15일 오전 10시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8.15민족대축전 본대회장에서 남측의 이강실 전북본부 상임대표와 북측의 홍광성 언론분과 위원, 해외의 문태환 중국지역 준비위 부위원장은 ‘8.15민족대축전 본대회’에서 ‘7천만 겨레에게 드리는 호소문’ 낭독을 통해 이같이 호소했다.

분단 60년, 광복 60년의 세월이 흐른 8월 15일 오늘, 남과 북, 해외의 대표단과 시민들은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 민족대축전’에서 “온 겨레의 힘과 뜻을 모아 6.15선언으로부터 시작된 민족사의 대장정을 중단 없이 이어나갈 것”을 촉구하면서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 통일 ▲ 분단시대의 낡은 제도와 관념 개혁 ▲전쟁위협과 군사적 대결 종식, 항구적 평화 실현 ▲민족공동의 발전과 번영을 향한 다방면적인 협력 증진등을 당부했다.

남측준비위의 백낙청 상임대표는 기조연설을 통해 “지난 세기 우리 겨레가 겪었던 수난과 비극을 되새기게 하는 성찰과 각성의 날”이라고 지적하면서 “광복과 함께 우리에게 닥쳐온 60년 분단의 고통에 대한 통렬한 자각과 민족의 평화적 통일에 대한 간절한 염원 없이 오늘을 맞을 수 없다”고 밝혔다.

백낙청 대표는 “광복 60주년을 맞은 오늘, 남북해외가 8.15민족대회에 마주 앉은 것은 광복의 환희와 분단의 고통을 되새기기 위한 것이며 60년 분단을 종식시킬 실천의 방향을 논의하고 공통의 합의를 진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실천과제로 평화협력과 민족공동 이익의 추구, 분단시대 낡은 제도와 관행 개혁, 자주적인 통일논의 등을 들며 민족의 단합과 협력을 높일 것을 제안했다.

이어 북측 안경호위원장은 “지난 세기 100년은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불행과 고통, 치욕과 비극의 세기였다”며 “우리 민족은 두 번 다시 외세에 의한 전쟁의 참화를 겪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면서 민족의 존엄과 겨레의 운명을 걸고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철저히 반대, 배격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경호 준비위원장은 “반전평화에 자기 자신과 민족의 운명이 달려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전 민족이 공조하여 평화수호에 떨쳐나서야 할 것”을 주장하면서 반전평화공존의 핵심적 내용은 “동족인 북에 대한 외세의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압살정책을 반대하여 서로 힘을 합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대문형무소 – 남북해외 민간대표단 대일규탄 성명 발표

오전 11시경에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에 도착한 남북해외 대표단은 역사관을 둘러보고 대일(對日)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남과 북, 해외 민간대표단은 ‘일제패망 60년에 즈음한 특별선언’을 통해 “일제의 패망은 침략과 범죄행위에 따른 당연한 귀결이었다”며 “과거사를 미화하고 반성을 거부하는 한 일본은 영구히 전범국으로 남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대표단은 일본정부에 대해 ▲과거사 왜곡 중단, 역사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공동 노력 협력 ▲전범 미화ㆍ참배 중단, 과거 침략과 범죄행위에 대한 반성과 사죄, 국가적 배상과 보상 실시 ▲군사적 팽창정책중지, 공격적 군사력의 배치계획 철회 ▲헌법 9조 개정시도 철회, 군사개입행위 중지 ▲대북제재 중단, 조일(북일) 평양선언 실천 등을 요구했다.

한편, 민간대표단에 앞서 남북당국 대표단 70여명은 형무소 역사관을 둘러본 뒤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주관한 오찬행사에 참가하였고 백범기념관에서 남북 당국 간 공동행사를 가졌다.

해외대표단으로 일본에서 참석한 최철교 전민특위 해외본부 본부장은 “1974년~82년까지 서대문 형무소에서 감옥살이를 했었다”며 그 당시의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감옥살이를 하던 끔찍한 곳에 다시 와보니 정말 보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럽다” “하지만 이렇게 아픈 역사적 현장을 국민들에게 개방하여 끔찍했던 역사를 되새겨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지도록 하는 것은 참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족단합 체육오락경기 ‘통일오작교’- “놀이가 아니라 통일의 예행연습이었다”

오후 1시경 남북해외대표단들은 송원가든에서 점심시간을 가졌고 오후 2시 40분경 다시 장충체육관으로 모여 민족단합 체육오락경기를 진행했다. 1400여명의 대표단들이 들어오기 전부터 벌써 경기장은 시민들의 응원 열기로 가득했다.

시민들은 우리팀과 하나팀 둘로 나눠져 각각 파란색과 노란색풍선을 나눠가졌으며 응원단의 선창에 맞춰 “조국통일! 우리는 하나다!”를 외쳤다. 대표단들도 오락경기에 참여할 120여명의 선수들(남북해외대표단 혼합 두팀으로 구성)을 제외하고는 둘로 나눠져 서로의 팀들을 열렬히 응원했다.

오락경기가 시작되기 전 IFT 태권도 시범단의 실전 대련 시범, 격파 시범 등이 간단하게 진행되었고 먼저 참가한 모든 이들과 함께하는 ‘올챙이 송’에 맞쳐 몸풀기 율동을 진행했다. 율동이 끝난 후 본격적인 경기로 발통굴리기, 통천릴레이, 풍선탑세우기, 풍선탑릴레이, 줄다리기가 순서대로 진행됐다.

오락경기 중 참가자들의 가장 큰 호응과 박수를 받은 경기는 뜻밖에도 번외경기로 진행된 ‘통일오작교’였다. 통일오작교는 120명이 긴 천 두개를 연결하여 다리를 만들고 남북대표가 오작교를 건너는 놀이로, 남측 대표로는 김혜경 민주노동당 당대표가 북측 대표로는 리충복 민화협 부대표를 대신한 40대 남성이 나섰다. 두 대표는 각각 ‘우리’와 ‘하나’가 쓰여진 깃발을 들고 오작교를 건너기 시작했고 잠시 후 가운데에서 만난 두 대표는 다리를 끝까지 건너야되는 것도 잊은 채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두 대표가 만나 뜨거운 포옹을 나누자 참가자들과 응원단은 모두 벌떡 일어나 감격의 박수를 보내며 “조국통일!”을 연호했다. 참가자들은 통일오작교가 단순한 놀이로 보지않고 마치 통일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가슴 벅참을 느끼는 듯 했다.

경기는 하나팀이 최종 승리했지만 통일오락경기에 승자나 패자는 없었다. 시상식이 끝난 후 하얀 종이조각들이 휘날리며 대표단과 응원단은 모두 손에 손을 잡고 ‘경의선 타고’ 음악에 맞춰 기차놀이를 하는 한판 대동놀이 마당을 하며 행사를 마무리 했다.

남측 축하 예술 공연 ‘무애지무’ – “전통의 멋을 잘 살린 환상적인 공연”

통일오락경기가 끝난 후 오후 5시 10분경 대표단들은 남측에서 마련한 축하공연을 보기위해 세종문화회관으로 향했다. 남측에서 마련한 공연은 ‘무애지무’로 무아의 경지, 노닐며 소통하는 우리 춤의 비상과 환희라는 의미의 공연이었다.

장엄한 산자락을 뒤로하고 기품있어 보이는 사대부가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춤을 추었고 학과 선비가 함께 춤을 췄는데 고고한 모습이 닮아 누가 학이고 누가 선비인지 분간하기가 어려웠다. 선비와 학은 점이 되어 사라지고 무사 15명이 등장하였고 춤사위를 통해 무사의 기백을 보여주었다. 이후 5명의 여성이 등장하여 장고춤을 췄다. 공연의 마지막은 무용수의 신명나는 굿판으로 마무리됐다.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공연에는 북해외 대표단 170여명과 관객 2000여명이 참석하였다. ‘무애지무’는 우리 춤의 뿌리를 찾고자 노력해온 서울시무용단이 기획한 작품으로 오랜 역사 속에 다져진 민족적 공감대로서의 우리 춤의 가치와 존재의미를 되새겨보자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공연을 감상한 북해외 대표단은 “환상적이었다. 전통을 멋있게 재창조했다”며 공연에 대한 칭찬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필리핀 해외대표단으로 참석해 공연을 감상한 박완자 한인회 부회장(65)은 “해외측 준비위에서 공문을 보내와 통일행사에 처음으로 2명이 참여하게 되었다. 행사를 진행해오며 가끔은 목이 메일정도로 감동을 받았다”며 “서울에 오기전 기대를 많이 했는데 직접 북측대표단을 만나보니 약간 어색함은 있었지만 얼굴을 마주대는 것만으로도 큰 감격을 받았고, 통일이 그렇게 멀지 않고 가까이 다가왔구나라고 느끼게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박 부회장은 “그동안 해외에서 북동포들을 가끔 볼 수 있었는데 애써 왜면해왔던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밝히고 “우리민족끼리, 우리는 하나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통일로 가는데 더 이상 좋은 말은 없는 것 같다. 이 말만 들으면 가슴이 설레인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축하연회- “자주평화통일의 나라를 위해서”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건배 제의로 615남측공동위 주최의 축하연회가 시작됐다.

한양원(민족종교협의회 회장) 남측 상임고문은 환영사를 통해 “8.15축전은 지난 6.15축전에 이어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통일을 향한 남북해외의 7천만 겨레의 의지가 만들어낸 역사적 쾌거”라고 정의하면서 “남북이 한마음 한뜻으로 지나간 불신과 반목과 분단의 역사를 화해와 단합과 통일의 새역사를 만들어 가자”라고 말했다.

정세현 남측 상임고문은 이번 8.15민족통일대축전과 관련해 “우리나라 통일운동사에 획기적인 일”이었다며 ▲비무장지대의 선전물 철거 완료 ▲남북서해간 군사직통전화 개설 ▲북측 민건 선박의 제주도 해협 통과 ▲이산가족 상봉 ▲북측 대표단의 현충원 참배등 5가지 사례를 들며 자주와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역사 창출을 다짐했다.

이에 대해 안경호 615북측준비위 위원장은 답사를 통해 “광복의 환희가 분열의 비극으로 바뀐 8월15일을 7천만 겨레의 통일의지를 과시하는 전민족적인 대 축전의 날로 경축했다”

또한 이희세 615유럽공동위원회 자문위원은 독일통일의 사례를 들며 6.15공동선언은 우리 민족의 처지에 맞는 통일방안이라며 “우리는 통일의 그날까지 6.15공동선언을 통일의 교과서와 이정표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남북해외 대표단들은 잔을 기울이며 60년의 광복과 분단의 소회를 풀었다.

6·15 공동행사 남측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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