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살자농성촌][서한] 이명박 대통령과 여야 대선후보께 전하는 서한

‘함께살자 농성촌’ 입주자 일동이 

이명박 대통령과 여야 대선후보께 전하는 서한

 

11/12(월) 정오 ‘함께살자 농성촌’ 입주자 일동은 농성촌 입주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아래의 서한을 전달하기 위하여 청와대까지 도보행진을 진행하고자 했습니다. 도보행진 신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불법적이고 비상식적인 태도로 인도 통행마저도 막아 농성촌 입주자들은 정부종합청사 정문 이상으로 행진을 계속할 수 없었습니다. 특히 행진을 가로막는 과정에서 경찰은 어떠한 합리적인 설명이나 이유도 대지 못해 용산에서, 쌍용공장에서, 강정에서 보았던 막무가내식 경찰의 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여야 대선후보께

 

생명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는 지난 10월 5일부터 11월 3일까지 전국을 행진한 2012생명평화대행진 행진단입니다. 이 행진단에는 공권력의 폭력적인 진압과 살인적인 정리해고로 희생된 스물세 명을 가슴에 묻고 정리해고 철폐를 위해 무기한 거리농성 중인 쌍용자동차 노동자들, 주민들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 중인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맞서 평화와 마을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매일 비폭력 저항하고 있는 강정마을 주민들, 개발이익만을 위한 맹목적 강제철거로 쫓겨나고 죽어간 용산 철거민들을 비롯하여 전국각지에서 공권력 혹은 대기업의 횡포로 쫓겨나고 내몰린 많은 이들이 함께 했습니다. 

 

우리는 한 달여간 전국을 돌며 생명평화대행진을 진행하며 곳곳에서 차별당하고 억압당하고 소외당한 채 절규하고 있는 사람들과 뭇 생명들을 만났습니다.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로 고통받는 노동자들, 대형마트로 인해 폐업에 내몰리는 중소상인들, 주민 동의 없는 전국의 철거현장과 골프장 건설현장, 핵발전소와 송전탑에 반대하는 주민들, 4대강 공사로 파괴된 현장을 찾아가 만났습니다. 대행진을 통해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공동체의 위기, 민주주의와 정의의 위기, 인간 존엄성의 위기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 모든 ‘쫓겨나는 사람들’과 ‘파괴하는 자연환경’을 대변하고자 했던 생명평화대행진은 11월 3일 서울에서 오천여명이 결집한 가운데 마무리되었습니다. 우리는 대행진 기간 동안 세 차례의 민회를 개최하여, 대행진 과정에서 만난 현장의 문제들을 종합하여 10개 항의 요구사항을 정리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요구를 대변하기 위해 ‘함께 살자 농성촌’을 구성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함께 살자 농성촌’은 전국 곳곳의 쫓겨나고 내몰리는 사람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연결하고 집결하는 민의의 집결지가 될 것입니다. 

 

정부는 민생을 말하며 정책을 내놓지만 이는 현장의 요구와 현실을 반영하지 않으며, 실질적이며 구체적인 해법도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10개항은 대체로 정부의 잘못된 정책결정과 폭력적인 집행, 그리고 이를 정당화해온 국회의 잘못된 결정에 의해 발생했거나 악화된 문제들입니다. 결자해지 차원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해결해야 합니다. 우리는 아래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함께 살자 농성촌에 평화롭게 머물며 함께 사는 평화롭고 정의로운 세상을 간절히 바라는 우리의 뜻을 알려나갈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① 정리해고 철폐하라, ② 비정규직 철폐하라, ③ 제주해군기지 건설 백지화하라, ④ 용산참사 진상규명하고 강제퇴거금지법 제정하라, ⑤ 핵발전 폐기하라, ⑥ 4대강을 원상회복하라, ⑦ 강원도 골프장 건설 중지하라, ⑧ 기초농산물 국가수매 보장하라. ⑨ 중소상인 생존권을 보장하라, ⑩ 장애인,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완전히 보장하라!

 

2012년 11월 12일

‘함께 살자 농성촌’ 입주자 일동

 

쌍용자동차 노조 김정우 지부장

강정마을회 강동균 회장

용산참사 유가족 전재숙 대표

녹색당 하승수 공동운영위원장

 

 

 

참고 : 2012생명평화대행진 선언문 ‘함께 살자! 모두가 하늘이다’  >>>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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