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7-10-26   1521

정보공개 거부에 자료조작, 그리고 거짓말까지 하는 합참

“자이툰, 쿠드드 민병대 훈련 사실 없다”는 합참 주장에 대한 참여연대 반박

파병에 관한 군의 주장 어떻게 신뢰하나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가 파병관련 정보공개 자료를 조작한 것도 모자라 자이툰 부대 활동에 대해도 거짓주장을 하고 나섰다. 자이툰 부대가 쿠르드 민병대를 훈련시키는 활동을 했다는 참여연대의 주장에 대해 합참이 “지금까지 쿠르드 민병대에 교육지원을 한 사실이 없다”며 “이라크군과 경찰에 대해서는 교육을 지원했다”고 반박 아닌 거짓 주장을 한 것이다. 합참의 이러한 주장은 비단 자이툰 부대 활동뿐만 아니라 적어도 이라크 파병에 관한 한 군의 주장을 결코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그 동안 쿠르드 지방정부의 치안은 페슈메르가라는 민병대가 맡아왔으며, 이라크군 2사단, 3사단이 바로 이들 페슈메르가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자이툰 부대가 이들 민병대를 훈련시켰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도 곳곳에 있다. 자이툰 사단장이던 황의돈 단장이 미 육군이 발행하는 <밀리터리 리뷰>2005년 11~12월호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한국군은 “페슈메르가 민병대 대원들을 훈련시켜, 민간분야에로 취업시키든가 아니면 이라크군에 편입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전하고 있다. 자이툰이 쿠르드 민병대를 훈련시킨 사실이 없다는 합참의 주장이 진실이라면 전 자이툰 사단장이 거짓 진술을 한 셈이다. 그러나 합참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근거는 최근 미 육군협회가 발행하는 <육군> 9월호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이 기사는 한국군의 이라크군 지원 프로그램으로 현지 쿠르드 페슈메르가 민병대원의 훈련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자이툰이 쿠르드 민주당의 사설병력인 제르바니 민병대를 훈련시키고 지원해왔다는 것도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해 9월 파병반대 의원모임의 이라크 실태조사 방문에서 쿠르드 정부의 신자리 장관은 “자이툰 부대가 제르바니 등 쿠르드 민병대와 경찰에게 사격술과 전술훈련, 범죄수사 기법 교육은 물론 지문감식기구, 컴퓨터, 차량, 검문과 방호시설 구축도 지원했다”고 말한 바 있고, 실제 국방부가 제출한 2006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자이툰 부대가 제르바니 민병대에 차량과 의약품, 군화 등을 지원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라크 상황을 모니터해 온 이들이라면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을 합참이 무모하게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는 것이다.

자이툰 부대가 페슈메르가나 제르바니 등 민병대들을 훈련, 지원한 것이 정부가 침이 마르도록 자랑하는 평화재건 활동과는 무슨 관계가 있는지도 따져볼 문제이다. 민병대에 대한 훈련은 미국의 이라크군 양성의 일환이다. 이라크 저항세력의 색출의 역할을 이들 민병대에게 부여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민병대들이 이라크 군으로 전환되었으나 이들은 이라크 군복만 걸쳤지 종족적, 정파적 성격을 유지하고 있어 현재 이라크의 종파간 갈등과 분열의 중심에 있다. 실제 이라크 군으로 전환된 쿠르드 민병대원들은 이라크 군복을 입으면서도 이라크기가 아닌 쿠르디스탄기를 달고 있고 이라크가 아닌 쿠르드 독립을 위해 복무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사실상 한국군이 쿠르드 독립군 양성을 지원한 셈이다. 또한 쿠르드 군벌 바르자니의 사설병력을 지원한 것도 평화재건 활동에 포함되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참여연대가 자이툰 부대의 쿠르드 민병대 훈련에 대해 문제 삼는 것은 단순히 합참의 거짓주장을 반박하는 데만 있지 않다. 이라크 파병에 관한 군의 자료와 주장을 도무지 신뢰할 수 없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특히 군이 입버릇처럼 강조하고 있는 자이툰 재건지원 활동에 관한 자료나 주장은 그 자체로 매우 불투명할 뿐만 아니라 허구적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군이 성공적이라고 자평하는 자이툰 부대의 평화재건 지원활동의 내막도 그러하다. 2006년 예결산만 보더라도 총 주둔비용이 1,246억원인 것에 비해 재건지원비용은 93.52억원이고 그나마 치안유지나 친화활동에 소요된 비용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인도적 지원에 소요된 비용은 9억 원에도 채 못 미치고 있다. 그것도 굳이 군부대가 아니라 민간봉사단들이 하면 더 잘 할 수 있는 활동들이다. 그리고 주둔자체에 드는 엄청난 비용을 심각한 인도적 위기에 처한 이라크인들을 구호하는데 사용했다면 훨씬 의미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군은 자이툰 부대 파병이유가 마치 재건지원을 위한 것처럼 국민들을 오도하고 있다.

합참은 자이툰 부대의 활동을 과대 포장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자이툰의 활동을 냉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와 자료를 공개해야 마땅하다. 특히 쿠르드와 터키 사이의 무력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관련 정세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재정능력이 부족하고 주변국과 긴장관계에 있는 쿠르드가 한국의 지원을 마다할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쿠르드의 환대와 주둔요청을 자이툰 활동의 평가기준으로 삼아 국민들을 오도하는 것을 그만두어야 한다.

무엇보다 합참은 국민들이 알아야 할 정보도 공개하기를 거부하면서 명백한 자료조작에 이어 거짓말까지 한 합참의 행태가 파병에 관한 군의 주장을 결코 신뢰할 수 없게 하고 있다는 것을 반드시 인식하길 바란다. 도무지 군의 주장을 신뢰할 수 없는데 어떻게 파병에 관한 군의 평가와 결정을 믿을 수 있겠는가. 또한 무슨 근거로 파병연장에 동의할 수 있겠는가.

평화군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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