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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군축센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비핵군축운동을 합니다

  • 이라크
  • 2007.06.01
  • 1161
정부가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의 파병 기간을 또다시 연장하려 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어제(5월 30일) 밤 MBC <9시 뉴스>는 국방부가 자이툰 부대 파병 연장을 “잠정 결론” 내렸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5월 31일치)도 지난 5월 23일 국방연구원이 김장수 국방부 장관에게 “한국 기업이 이라크에서 더 많은 비즈니스 활동을 벌일 수 있는 기회를 열기” 위해 자이툰 파병 연장을 추진해야 한다고 보고했고, 김장수 장관은 “파병 연장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파병 재연장을 추진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임무 종결 계획서를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따라서 정부는 오는 6월까지 ‘철군 계획’을 내놔야 마땅하다. 그런데, 내놓겠다는 ‘철군 계획’은커녕 또다시 파병 재연장 꼼수를 부리려 하고 있는 것이다.

군 당국은 파병 재연장 추진의 명분으로 쿠르드 지역 유전 개발을 들고 있다. 하지만 쿠르드 지역을 비롯한 이라크의 석유는 이라크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핵심적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이제는 누구나 인정하듯이 미국의 이라크 침략 자체가 석유를 노린 것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 지금껏 60만 명이 넘는 이라크인들이 죽었고, 이라크 인구의 거의 10퍼센트가 난민으로 전락했다.

이런 참극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미국과 미국이 지원하는 이라크의 꼭두각시 정부는 다국적 석유 기업들을 위해 이라크의 유전 지역을 개방하는 데 열심이다. 지금 이라크에서는 이라크의 유전 개발권을 다국적 기업들에게 헐값으로 팔아 넘기기 위한 새 석유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다. 반면, 평범한 이라크인들은 IMF가 강요한 보조금 철폐 때문에 전쟁 전보다 열 배 이상 폭등한 가격으로 석유를 사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눈독들이고 있는 유전 개발권 문제는 이라크 북부 지역의 불안정을 심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점령 세력이 부추겨온 종파간,인종간 반목은 석유에 대한 통제와 이익 배분 문제로 더욱 격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쿠르드족 자치정부는 이라크 북부 지역의 유전 개발권을 독점하기 위해 핵심 유전지대인 키르쿠크 등에서 일종의 소규모 ‘인종청소’를 벌이고 있고 이 때문에 종파간,인종간 폭력과 충돌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쿠르드 자치정부의 시도는 쿠르드족의 독립을 우려하는 터키의 군사개입 위험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의 이라크 석유 개발 참여는 이라크 내의 반목과 폭력을 부추기는 일에 동참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를 그러한 반목과 폭력의 한가운데로 밀어 넣는 격이다. 즉, 한국 기업의 이라크 석유 수탈 참가가 분명해지는 순간 한국과 자이툰 부대는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점령과 학살로 폐허가 된 나라에서 전리품을 챙기려는 생각 자체만으로도 매우 비인도적인 처사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의 반전평화운동은 국제반전평화운동과 함께 미국이 이라크에서 ‘석유를 위해’ 벌인 전쟁과 점령에 반대해왔다. 그리고 이제 한국 정부가 ‘평화,재건 지원’이라는 알량한 명분조차 버린 채 노골적으로 ‘석유를 위해’ 전쟁에 참가하겠다고 한다. 우리의 입장은 변함 없이 분명하고 어느 때보다 확고하다. 오직 모든 점령군의 완전한 철수만이 이라크에서 벌어지는 재앙을 멈추기 위한 출발이 될 수 있다. 이라크 점령을 지원해 온, 그리고 이제 한국 기업들의 석유 수탈을 도우려 하는 자이툰 부대는 당장 철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반년도 채 못 돼 국민을 상대로 한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으며 파병 연장을 추진하는 정부의 대국민 사기극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음을 밝혀두는 바이다.



2007년 5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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