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국제분쟁 2009-01-21   2872

[이-팔 분쟁 특강②] 팔레스타인의 권리를 말하지 않는 국제사회


팔레스타인에도 여느 주변 국가들처럼, 오렌지와 레몬, 올리브 같은 농산물이 많이 난다. 하지만 가자 지구와 서안 지구가 그러하듯 팔레스타인인들은 나라 안에서조차 자유로이 이동할 수 없다.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함께 오렌지조차도 높은 콘크리트 벽과 철망에, 가자 지구와 서안 지구 내의 수많은 검문소에 가로막혀 그대로 방치된다. 19일에 이어서 진행된 강연은 다른 지역에 내다팔 수 없어 방치된 팔레스타인의 오렌지 이야기로 시작됐다.


팔레스타인의 권리를 말하는 국가는 없었다

20일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이하 이-팔) 분쟁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 왔나’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강연에서는 전날에 이어 20세기 중반 이후의 팔레스타인의 수난의 역사를 돌아보며 앞으로는 이-팔을 둘러싼 정세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를 살펴봤다.


팔레스타인의 역사를 통해 19세기부터 지금까지 팔레스타인은 영국에서 미국으로 바뀌었을 뿐, 이스라엘의 편에 선 강대국과 주변 아랍국들에 의해 철저히 소외당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영국은 오스만 제국을 해체하기 위해 아랍 민족주의와 유대 민족주의의 대결 구도를 만들었고, 그 때 만들어진 판이 지금까지 지속되어 오고 있다. 세기가 두 번 바뀌었지만, 변한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가장 크게 변한 것은, 영국의 자리를 지금은 미국이 차지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스라엘과의 협상 조건은 여러 협상을 거칠수록 나아지는 것 없이, 팔레스타인에게 더욱 불리해지기만 했다.


결코 중립적이지 않았던 UN 결의안

181호(1947/11/29) : 영국 위임 통치 지역을 유대 국가(56.47%)와 아랍 국가(42.88%)로 분할
194호(1948/12/11) :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귀환권 보장
3379호(1975/3/22) : 시오니즘을 인종차별주의로 규정
4686호(1991/12/16) : 3379호 무효화

특히 위에서 보듯 이스라엘 관련 유엔 총회 결의들은 놀라울 정도로 이스라엘을 ‘봐주고’ 있었다. 1947년 당시 팔레스타인 국가 전역에서의 유대인의 비율은 6.6%에 불과했다. 6.6%에 불과한 유대인들에게 56%나 되는 땅을 주고, 나머지 사람들에게 그보다도 적은 42%의 땅을 나눠주는 것, 그리고 시오니즘(유대 민족주의)를 인종차별주의로 규정한 3379호를 손바닥 뒤집듯 무효화한 4686호까지. 중립적이어야 할 UN이 한쪽에 유리한 결의를 채택하고, 그 결의는 지키지 않아도 그만 이라는 식으로 뒤집으면 누가 그 결의를 지키겠는가. 실제로 이스라엘은 최근 휴전을 선언하기까지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UN의 권고나 다른 나라들의 압박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주변 국가들의 이유있는 침묵

이집트, 요르단 등 아랍 주변 국가들이 침묵하는 데도 이유가 있다. 요르단은 태생적으로 영국의 힘을 등에 업고 태어난 나라이고, 이집트 또한 이스라엘과 긴밀하게 협력해왔다. 1979년 이스라엘-이집트 국경 획정 협정에서 이집트는 가자 지구를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했고 1994년 클린턴의 중재로 이뤄진 이스라엘-요르단 국경 획정 협정에서도 요르단 강을 국경으로 해서 서안 지구 또한 이스라엘의 영토로 인정받았다. 물론, 이 두 협정에서 팔레스타인의 영토에 대한 언급은 ‘없다’. 이들이 간섭하면, 이스라엘 영토에 대한 ‘내정 간섭’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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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함없이 악화되고만 있는 팔레스타인의 처지

미국의 중재 하에 1995년 오슬로 협정, 2002년 캠프 데이비드 협정, 2003년 로드맵 등을 거쳐오면서 팔레스타인의 영토는 점점 줄어갔다. 가자, 서안 지구,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22%의 영토에서 그마저도 A, B, C 구역으로 쪼개지고 이동하려면 도로 곳곳에 설치된 검문소에서 이스라엘 군의 검문을 받아야만 한다. 실제로 홍미정 교수님 또한 도로를 지나다가 실탄을 맞을 뻔했던 아찔한 순간을 이야기해 주셨다. 또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영토 주변에 8미터 높이의 장벽을 설치해, 이들을 고립시키고 중요한 영토를 확장하려는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팔레스타인 평화 전망 기대할 수 없어

개혁과 희망의 상징 오바마 미 대통령 또한 시오니즘을 지지하고 있으며, 부시 행정부 정책의 연장선에서 이-팔 문제에 접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알 수 있듯이,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팔레스타인 문제는 나아질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오히려 ‘대놓고 공격하는’ 부시보다 지미 카터나 클린턴 같은 민주당 인사들이 몰래 불평등 협정을 체결, 팔레스타인에 악영향을 끼쳐왔다.


오바마는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스라엘의 안보는 신성불가침이고, 협상 대상이 아니다.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것은 곧 우리를 위협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도대체 누가 이스라엘을 위협할 수 있겠는가?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있는 UN과 미국, 주변 국가들, 다른 강대국들과 이들의 역학관계에 따르는 많은 국가들이 ‘이스라엘은 위협당하고 있다’는 논리를 우리 모두에게 주입하고 있는 것이다.

2시간 반 동안 열성적으로 강의하던 홍 교수님은 “연구 국가를 잘못 선택해 이렇게 고생한다”며 “즐겁고 싶어도 이 문제를 연구하면 그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지역 전문가조차, 도저히 팔레스타인 평화를 점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하마스가 주장하고 있는 두 독립 국가가 공존해야 한다는 두 국가 방안(Two-State Solution)은 실현가능성이 희미해지고 있는 반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이스라엘 시민권을 보장하라는 한 국가 방안(One-State Solution)이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방법이야 어찌됐건, 언제나 논의에서 배제되어 왔던 팔레스타인인들의 정치적 권리에 대한 논의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기’ 위한 노력도 절실해 보인다. 이들에게 있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물과 빵도 중요하겠지만 이들이 진정한 정치적 권리를 갖도록 전 세계 사람들이 ‘연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 시작이 바로 팔레스타인의 고통과 현실에 관심을 갖고 제대로 이해하는 것 아닐까



                                                                      금민지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인턴)




거대 국제 미디어가 중동뉴스를 전할 때 지켜야 할 12가지 규칙
(Twelve editorial staff rules for the great international media when the news is from the Middle East)

 
Source:
http://english.pravda.ru/world/asia/106901-middleeasteditorial-0 

1) 중동 지역의 분쟁에서 항상 먼저 공격하는 쪽은 아랍이고, 이스라엘은 항상 그들 자신을 방어한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선제 공격에 대한 보복일 뿐이다.


2) 레바논이나 팔레스타인 같은 아랍 국가는 민간인을 죽일 권리가 없다. 이것은 ‘테러리즘’이라 불린다.


3) 이스라엘은 민간인을 죽일 권리가 있다. 이것은 ‘정당한 방어’로 불린다.


4) 이스라엘이 시민들을 대량으로 살상할 때 서방 언론들은 “좀더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국제사회의 반응’으로 불린다.


5) 팔레스타인인과 레바논인들은 전투 지점과 보초 등의 군사시설 내에서 이스라엘 군사를 포획할 권리가 없다. 이것은 ‘무방비 하의 사람들을 납치하는 것’으로 불린다.


6) 이스라엘은 언제 어디서든 그들이 원하는 만큼의 레바논인과 팔레스타인인들을 납치할 권리가 있다. 최근 300 여명의 아이들과 천명의 여성들을 포함해 10,000명의 사람들이 납치를 당했다. 범죄의 증거는 필요하지 않다. 이스라엘은 명백히 납치된 죄수들을 가질 권리가 있다. 심지어 납치된 이들이 아무리 팔레스타인인들에 의해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 사람들이라고 해도 말이다.


7) ‘헤즈볼라’라는 단어가 언급될 때는 같은 문장에 반드시 “이란과 시리아으로부터
후원과 지원을 받고 있는”이라는 문구를 포함해야 한다.


8) 당신이 ‘이스라엘’을 언급할 때는 “미국으로부터 후원과 지원을 받는”이라는 문구를 언급해서는 안된다. 이것은 분쟁이 공평하지 않으며 이스라엘이 위태롭지 않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9) 이스라엘을 언급할때는 이런 표현은 금지되어 있다.
: 점령된 영토, UN 결의안, 인권 훼손, 제네바 조약


10) 팔레스타인인들과 레바논 사람들은 언제나 “비겁하다(cowardly)”. 그들은 그들을 원하지 않는 민간인들 사이에 숨어 있다. 만약 그들이 집에서 가족과 잠을 자면, 그 사실 때문에 그에게는 “겁쟁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이스라엘에게는 그들이 머물고 있는 이웃지역을 폭탄과 미사일로 파괴할 권리가 있다. 이것은 “정밀한 조준 폭격”이라고 불린다.


11) 이스라엘 사람들은 아랍사람들보다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를 더 잘한다. 그래서 그들과 그들을 지원하는 사람들은 아랍인들보다 더 많이 인터뷰를 하고, 위에서 말한 규칙들을 일반 대중에게 더 많이 설명할 기회를 갖는다. 이것은 “언론의 중립성”이라고 불린다.


12) 위에 썼던 규칙과 관계없는 모든 사람들은 “매우 위험하고, 셈족에 반대하는 테러리스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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