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무기 개발 능력에 관한 美 핵과학자의 방북 보고서 (Nautilus, 2006. 11. 21)

출처 및 번역: 프레시안

다음은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북한을 방문해 북한 핵프로그램의 실상을 직접 파악하고 돌아온 미국의 핵과학자 지그프리트 헤커 박사의 방북 보고서 전문이다.

이미 2004년 1월과 2005년 8월 2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해 북한 핵개발의 실상을 둘러보았던 헤커 박사는 이번 방문에서 북한 및 중국 핵기술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지난 10월 9일 북한의 핵실험은 ‘완벽하지는 않았으나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는 이어 북한은 폐핵연료봉으로부터 핵폭탄 제조에 필요한 금속플루토늄을 생산하기 위한 시설과 기술능력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현재 북한은 영변 핵시설의 5메가와트 원자로로부터 매년 핵무기 1개를 제조할 수 있는 6kg 정도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플루토늄 생산 능력을 현재보다 10배로 늘릴 수 있는 50메가와트 원자로의 건설 재개는 여러가지 난관에 부딪혀 앞으로 수년간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능력이 획기적으로 증대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헤커 박사는 그러나 “2005년 2월 10일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에 이은 2006년 10월9일 핵실험으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일은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미국이 반드시 북한의 안보 불안에 가시적인 대응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레시안>은 이 보고서의 각주 부분을 제외한 전문을 소개하는 것과 함께, 이번 방북 보고서의 의미와 핵연료 재처리 과정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재미 핵과학자 강정민 박사의 도움말을 싣는다. 보고서 원문은 http://www.nautilus.org/fora/security/0697Hecker.html에서 볼 수 있다. <편집자>

헤커 박사 방북 보고서가 의미하는 것/강정민

▲ 북한의 영변핵시설. ⓒ연합뉴스

헤커 박사의 방북 보고서와 관련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북한측 인사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통해서도 추정할 수 있었듯이 북한이 플루토늄 생산으로부터 핵무기 제조까지 일련의 시설과 기술능력을 이미 확보하였다는 사실, 그리고 지난 북한 핵실험에서 보여주었듯이 북한이 핵폭발력이 낮고 조잡하지만 테러용으로는 지금이라도 사용할 수 있는 핵무기를 제조하였고 앞으로는 보다 나은 성능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라고 생각된다.

북한이 플루토늄 생산 사이클을 마스터했다는 것은 폐핵연료봉을 재처리하여 플루토늄을 추출하고, 나아가 금속화하여 핵기폭장치 내에 장착시킬 금속플루토늄(‘피트’라고 함) 제조까지 일련의 과정을 마스터했다는 의미이다.

폐핵연료봉에서 플루토늄을 얻는 재처리 과정은 다음과 같다.

재처리의 추출분리공정은 사용후연료 용해액 중의 우라늄 및 플루토늄을 핵분열생성물로부터 분리하여 정제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용해액의 질산농도를 약 3몰로 조정하고 용매와 접촉시키면 우라늄과 플루토늄(원자를 4가로 조정해둔다)이 용매로 추출되고 대부분의 핵분열생성물은 수용액에 남는다.

다음에 우라늄 및 플루토늄을 함유한 용매를 물 또는 묽은질산과 접촉시키면 우라늄과 플루토늄은 역추출되어 수용액으로 되돌아온다. 이 공정을 제2사이클 또는 공제염(共除染) 사이클이라고 부르고 있다. 핵분열생성물을 함유한 추출폐액은 농축 처리되며 역추출이 끝난 용매는 질산 및 알칼리용액으로 세정되어 재사용 된다.

우라늄 및 플루토늄을 함유한 수용액(역추출액)은 산도를 조정한 후 다시 용매와 접촉시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추출하고 잔존하는 핵분열생성물을 다시 분리한다. 용매 중의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환원제로 환원시키면 플루토늄만이 원자가 3으로 환원되어 유기용액으로부터 수용액 중으로 옮겨간다. 이 공정을 역추출이라고 부르고 있다. 또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추출한 용매에 환원제를 가하여 플루토늄만을 환원시켜 수용액측으로 옮겨 용매 중에 남은 우라늄과 분리하는 방법도 있다. 현재 가동중인 재처리공장은 주로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용매추출에 의하여 얻어진 플루토늄은 질산염 용액 형태로 되어 있다. 이 플루토늄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산화물(원자로에 재순환)이나 금속(무기) 형태로 전환하여야 한다. 재처리한 플푸토늄을 무기 제조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금속으로 환원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우라늄 및 플루토늄의 질산수용액을 각각 산화물로 전환할 때 우라늄은 가열탈질법 또는 알칼리침전법이 채용되고 있다. 한편 플루토늄은 가열탈질법(마이크로파 가열탈질법을 포함), 과산화수소수 또는 수산염용액을 사용한 침전법이 있다. 침전법은 가열탈질법과 비교하여 여과 및 폐액처리 등 조작이 가해지나 불순물의 정제효과가 있는 것이 이점이다.

재처리과정에서 핵연료물질을 처리하는 용매추출장치는 임계안전관리상 형상치수의 제한을 받기 때문에 소형이고 고성능, 고신뢰성이 요구된다. 또 용매는 다량의 방사성물질과 접촉하므로 방사선에 의한 손상을 받기 쉽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연료용해액과의 접촉시간을 가능한 한 짧게 할 필요가 있다. 현재로서는 재처리공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용매추출장치는 믹서세틀러, 펄스컬럼, 원심추출기 및 이들을 조합한 것이다.

– 믹서세틀러(Mixer-Settler): 재처리공장에서 풍부한 사용실적이 있으며 기술적으로 높은 신뢰성이 있다. 그러나 추출기 내의 체류시간이 길기 때문에 용매가 방사선손상을 받기 쉬운 결점이 있다.

– 펄스컬럼(pulse column): 대용량 재처리 공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장치로서, 추출기 내의 용매의 체류시간이 믹서세틀러에 비해 짧기 때문에 용매의 방사선손상이 적은 이점이 있다.

– 원심추출기: 믹서세틀러 및 펄스컬럼의 임계안전형상제한 및 용매열화에 관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심추출기가 개발되었다.

북한 핵프로그램에 관한 보고서

2006년 10월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존 루이스 스탠퍼드대 교수 인솔 하에 스탠퍼드대의 지그프리트 헤커와 로버트 칼린, 한국경제연구소(KEI)의 찰스 프리처드가 북한의 평양을 방문했다.

이 보고서는 북한 외무성, 인민군, 최고인민회의, 영변 핵연구센터의 관계자들과 논의한 내용에 기초해 북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주요사항들을 요약한 것이다. 이번 방문단 중 3명은 2004년 1월과 2005년 8월 유사한 방문을 한 적이 있다. 이번 방문 전후로 루이스와 헤커는 중국 외교부, 인민해방군, 중앙당학교, 중군개혁포럼, 중국 국립핵공사, 응용물리학컴퓨터수학연구소 등 중국의 관계자들과 북핵 프로그램에 관한 광범위한 논의를 한 바 있다.

요약

이번 방문으로 북핵 프로그램에 대한 상황 보고서와 함께 (북한의) 핵실험, 플로토늄 생산능력, 핵무기 프로그램 현황 등과 관련해 새롭고, 귀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 핵실험 : (이번 방문에서 북한의) 핵실험 또는 핵실험 설계에 책임을 진 기술 전문가를 만날 수는 없었다. 북한 정치, 군사 관료들은 핵실험은 완전히 성공적이었으며, 목표를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이번에 북한이 실시한 핵 실험이 비교적 저출력을 지닌 크고 단순한 나가사키 핵폭탄과 유사한 것인지, 아니면 작은 규모의 정교하고 미사일 장착 능력을 가진 설계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추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보다 정교한 설계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보다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은 중국 핵 전문가들도 제시한 견해다. 즉, 북한이 지하 실험용 갱도 안에서 통제된 핵폭발 실험을 하기 위해 비교적 저출력의 단순한 장치를 실험했다는 것이다.

중국 핵 전문가들은 “북한이 4킬로톤을 목표로 했는데, 1킬로톤의 결과를 얻었다면, 첫 실험 치고는 나쁘지 않은 것이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성공적이었다”고 결론지었다.

* 플루토늄 생산 : 영변 핵센터의 리홍섭 소장은 5메가와트 원자로(연간 한 개의 폭탄을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이 축적된다) 운영에 대해 자신감과 만족감을 보였다. 또한 그는 현재 원자로에 장착된 연료봉들을 서둘러 꺼내 플루토늄을 추출하려는 태도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핵연료봉의 건전성과 핵연료제조 공정의 재정비와 관련된 기술적인 어려움 등이, 언제 원자로를 가동정지해 더 많은 플루토늄을 처리할 것인지 정치적 결정을 내리는 데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기술적인 이유로 북한은 향후 몇 년 동안은 기껏해야 연간 한 개의 폭탄을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기술적인 어려움으로 플루토늄 생산량을 10배로 늘릴 수 있는 50메가와트 원자로 건설을 전면적으로 재개하는 시기도 늦어지고 있다.

전면적인 건설 재개에 대한 정치적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어려움으로 원자로 완성과 플루토늄 생산 능력의 뚜렷한 증대는 최소한 몇 년은 지체될 것이다.

한편, 영변 핵센터는 플루토늄 금속 생산과 주물 기술 등 핵 실험을 위한 플루토늄 생산능력을 완전히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확신을 갖고 추정하건대, 핵실험 이전에 북한은 6~8개의 폭탄 제조에 충분한 40~50kg의 플루토늄을 추출했다. 첫 핵실험에 6kg 정도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유력하다.

* 핵무기 : 북한 핵보유 규모와 북한의 핵전략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정보는 거의 없다. 북한 관료들은 핵무기의 역할은 미국을 억제하고 자신들의 주권을 방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리가 만난 관료들은 핵무기 보유에 따른 핵무기 안전과 안보에 대해 그들이 직면한 새로운 도전들에 대해 별다른 우려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들은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비핵화 원칙은 변함이 없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위협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또 핵무기를 다른 국가나 테러리스트들에게 이전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작업에 놓인 장애물은 2005년 2월 10일 핵무기를 제조했다는 발표와 2006년 10월 9일 핵실험과 함께 실질적으로 증가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시키려면 미국은 반드시 북한의 안보 우려에 대해 가시적인 대처를 해야 할 것이다.

핵실험

2006년 10월 9일 북한은 북한 동북부 지역에서 핵실험을 단행했다. 10월 16일 미국 핵정보국은 성명을 내고 “2006년 10월 11일 채집한 대기 표본 분석 결과 북한이 2006년 10월9일 풍계리 부근에서 지하 핵폭발을 실시한 것을 보여주는 방사능 물질이 검출됐다. 폭발 출력은 1킬로톤 이하이다”라고 밝혔다.

세계 여러 기관에서 조사한 지진파 보고서들은 리히터 규모 3.5~4.2의 분포를 보였다. 이러한 측정치는 실험장소의 정확한 지질학적 특성을 모르기 때문에 폭발 강도의 근거로 삼기에는 불확실하다. 현재까지 보고된 출력 강도 추정치는 0.2~1.0 킬로톤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또한 언론들은 이 실험이 플루토늄 폭탄으로 이뤄진 증거가 있는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정보는 입수하기 어렵고,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도 없다.

영변 핵센터 소장은 이곳에서 핵실험을 위한 플루토늄 금속을 생산했다는 사실 이외에는 핵실험 결과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사용된 플루토늄 금속은 2004년 1월 영변에 내가 방문했을 때 그들이 나에게 (밀봉된 유리병에 담아) 만져보게 한 것과 같은 종류라고 말했다.

핵무기 설계와 실험에 관계한 기술 전문가들과는 방문 기간 동안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갖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실험의 기술적인 세부사항에 대한 질문들-장치의 유형, 출력, 실험 평가방식, 폭발 후 평가방법-에 대한 답변은 얻지 못했다.

외교관과 군부 관료들은 핵실험에 대해 거리낌 없이 얘기했다. 그들은 핵실험이 ‘강력하고 완전히 성공적’이라고 선언했다. “이번 실험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었다. 우리는 자신감과 자긍심에 가득 차 있다”는 발언도 있었다.

핵실험이 실패 또는 부분적인 성공일 가능성이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물어보자, 그들은 그러한 지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그런 비난이 실제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들은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개의치 않는다. 우리는 이번 실험이 목표를 달성했다고 확신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우리가 만난 북한 관계자들은 방문 기간 내내 모두 자부심과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보여 주었다.

북한이 실험을 결정한 이유와 시점을 정한 배경에 대해 묻자 그들은 “미국의 정치적 압력에 따른 결과”라면서 “실험은 적극적인 자기방어 조치”라고 답했다.

그들은 또 미국이 제네바 합의를 어기고,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했기 때문에 핵실험은 합법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압력이 없었다면 실험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또 핵무기 국가가 실험을 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놀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만난 관료들 중 2차 핵실험을 계획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 사람은 없었다.

우리는 북한 관료들에게 북한이 (이제까지 핵보유 국가 중 자신의) 첫 번째 핵실험을 공표한 유일한 국가라는 점을 지적했다. 게다가 북한의 폭발출력이 다른 국가들이 실시한 첫 번째 실험과 비교할 때 훨씬 적은 편이다. 그들은 왜 실험을 공표했을까? 한 군부 관료는 “공표하지 않을 수도 있었고, 공표해서 실험이 안전하고 확실하게 이뤄졌다는 것을 분명히 밝힐 수도 있었다.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하고 이치에 맞느냐?”고 반문했다.

북한 핵실험과 관련한 논의를 요약하면, 북한 관료들은 플루토늄 핵장치의 성공적인 실험이라고 단언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북한이 실험 2시간 전에 중국과 러시아 대사관에 통보를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 통보에 실험의 예상 폭발 강도 추정치도 포함돼 있는지 여부에 대해 질문했으나 확실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우리는 그 뒤 중국에서 외교부와 다른 기관들의 관료들로부터 실험과 관련해 중국이 다음과 같은 사항을 사전 통지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즉 시간, 장소, 그리고 4킬로톤 가량으로 예상된 폭발 강도 등이다.

전세계의 독립적인 지진 측정치들에 근거할 때 실험의 폭발 강도는 0.2~1 킬로톤의 분포를 보였다. 미국에 의한 방사능 대기 표본 조사결과 핵실험으로 확인됐다. 플루토늄 장치는 북한 플루토늄 생산 프로그램과 일치한다. 이런 점들이 현시점에서 우리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전부다.

핵보유를 선언한 7개 국가들이 실시한 첫 번째 핵실험들의 폭발 강도는 10~60킬로톤의 분포를 보인다. 나가사키 폭탄은 약 21킬로톤의 강도였다. 이에 비해 북한의 폭발 강도는 낮은 편이다.

우리는 북한 핵장치가 나가사키 설계와 같은 계통의 크고, 단순한 장치로 비교적 낮은 출력을 내도록 설계되었는지, 아니면 노동 중거리 미사일에 장착 가능하도록 크기가 작고 무게도 가벼운 정교한 설계인지에 대해서는 추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정교한 장치의 실험이라면 이 실험이 저출력을 보인 이유가 즉각 설명된다. 이 경우 모든 기술적 변수들을 첫 실험에서 정확하게 통제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정교한 장치 실험에 목적이 있었다면 첫 실험으로는 큰 진전을 이룬 것이다. 저출력이라는 결과와 추가 실험이 없다는 전제에서, 북한이 미사일에 이러한 장치를 실제로 적용할 충분한 자신감을 얻었는지는 매우 불확실하다는 점도 함께 지적돼야 할 것이다.

북한이 그러한 단계를 밟을 의지가 있다는 것을 배제할 수 없지만, 북한이 보다 보수적인 입장에서 단순한 설계를 추구하는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중국 핵 전문가들과의 논의에서 몇 가지 흥미로운 견해를 접했다. 첫 번째, 북한의 실험장소에 근접한 중국의 지진 측정기지에서는 리히터 규모 4.1~4.2의 지진파가 기록됐는데, 이를 근거로 그들은 1킬로톤에 가까운 폭발 강도로 추정했다.

그들은 북한이 방사능의 대량 유출 없이 지하 실험 갱도에서 확실하게 통제된 핵폭발을 실시하기 위해 4킬로톤의 단순한 설계를 선택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들은 “북한이 4킬로톤을 목표로 설정해 1킬로톤을 얻었다면, 첫 실험으로는 나쁘지 않은 것이다.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단순한 설계의 핵무기를 활용하는 측면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기술적인 판단으로 보인다. 내 의견으로는 이런 판단은 현 시점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사실들에 근거한 합리적인 평가이다.

플루토늄 확보 능력도 북한의 실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음에 기술한 것처럼, 북한의 무기용 플루토늄 재고는 40~50kg 범위를 넘지 않는다. 그러므로, 실험 횟수를 최소화할 것이다. 그러나 조달 가능한 플루토늄의 양이 첫 실험에서 단순 설계와 정교한 설계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영향을 주었다고는 보지 않는다.

플루토늄 생산

우리는 평양에서 영변 핵시설의 책임자인 리홍섭 박사를 만나 현재 영변에서의 핵활동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 2004년 1월 우리가 영변을 방문했을 때 그는 우리에게 5메가와트 원자로와 폐연료봉이 저장돼 있는 수조, 그리고 플루토늄 재처리시설(방사화학연구실로 알려진) 등을 보여주었다. 당시 우리는 50메가와트짜리 원자로가 건설되고 있는 공사현장을 찾아가 당시 현황을 토론하기도 했다. 2005년 8월 방문 때 그는 우리를 평양에서 만나 이들 모든 시설의 현황에 관한 보고서를 주기도 했다.

5메가와트 원자로:

리홍섭 박사는 이 원자로가 약간의 제약이 있긴 하지만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자로는 최대 출력인 25MWt으로 가동되고 있으나 온도는 섭씨 350도에서 300도로 낮춰졌다. 리 박사는 온도를 낮추면 전력생산 효율은 떨어지지만 보다 높은 무기급 품질의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온도를 낮춘 주된 이유는 연료봉의 피복에 손상이 생기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리 박사는 “원자로 가동 일꾼들은 연료봉의 안전에 가장 유리한 온도에 맞춰 원자로를 가동하기로 했습니다. 연료봉 교체는 매우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며, 따라서 보다 낮은 온도로 가동하는 것이 유리합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그에게 현재 이 원자로를 단속적(斷續的)으로 가동하고 있는지 질문했다. 그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2차례에 걸쳐 손상된 연료봉을 교체한 바 있고, 연료봉을 장전하기 전에 안전상태를 세심하게 점검하며, 원자로 가동 중에도 정기적으로 체크하고 있는데 원자로의 출력을 낮추는 것은 오직 이 때뿐이라는 것이다.

리 박사는 “지난 1년간 원자로의 출력에 큰 변화가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으며, 오직 정기점검 때만 출력을 낮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2005년 연료봉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으나 재처리를 해본 결과 연료봉이나 피복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3번째 장전된 연료봉은 모두 1994년 제네바합의에 의해 핵활동이 동결되기 이전에 제조된 것들이다. 리 박사는 현재 장전돼 있는 연료봉들은 모두 사전에 점검을 거쳤기 때문에 안전 문제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식된 연료봉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고 이들은 모두 교체됐다는 것이다. 지난 1년간의 원자로 가동에 대한 그의 전반적인 평가는 만족한다는 것이었다. 북한은 원자로 가동 온도를 조금 낮추었고, 일부 손상된 연료봉을 교체하는 등 비교적 작은 규모의 유지.보수를 했을 뿐이었다.

우리는 지난해 6월 장전돼 가동되고 있는 현재의 연료봉을 언제 교체할 계획인지 물었다. 리 박사는 기술적 관점에서 보자면 내년쯤 해야 할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그가 결정할 수 없는 다른 요인들도 있었다.

“정치적 상황이 바뀔 수도 있지요. 그렇게 되면 기술적으로는 최적의 상태가 아니라 하더라도 보다 일찍 연료봉을 꺼낼 수도 있습니다.”

교체할 연료봉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아직도 상당량의 연료봉을 갖고 있으며 이것들은 1994년 이전에 제조된 것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사를 거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원자로를 채울 수 있는 8000개에는 이르지 못한다.

핵연료제조시설:

우리는 핵연료제조시설의 현황에 관해 질문했다. 그는 “제조시설의 가동 준비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는 당초 시설의 제조라인 중 일부가 붕괴되긴 했지만 현재 보수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새로운 핵연료 제조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자로에 필요한 새 연료봉을 모두 만들려면 약 1년쯤 걸릴 것이다. 북한은 아직도 이전에 제조한 연료봉 재고분을 갖고 있으므로 필요한 때면 언제든지 연료봉을 교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원자로 가동을 중단한다면 이는 연료봉 교체를 준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예정보다 일찍 원자로 가동의 중단을 결정한다면 연료봉의 부분 교체를 준비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이 경우 노심 부근의 연료봉을 먼저 교체할 것이다. 북한은 재고분의 연료봉을 사용할 수도 있고, 그 때쯤이면 제조가 진행 중일 새 연료봉을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스테인리스 스틸을 비롯해 연료제조시설의 보수에 필요한 모든 자재를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리 박사는 “예,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재처리시설과 플루토늄금속 생산:

리홍섭 박사는 북한이 2005년 두 번째 재처리 활동을 하면서 재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사성폐기물의 처리는 2006년으로 미루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현재 그들은 영변에서 폐기물 처리를 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방사능 누출 때문에 외부인의 방문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는 믹서세틀러(mixer-settler)를 펄스 칼럼(pulsed column)으로 교체함으로써 플루토늄 처리량이 2005년 8월보다 30% 가량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가 생산라인 전체가 아니라 핵분열 생성물로부터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동시에 분리하는 라인에서만 이루어졌다고 시사했다. 생산라인 가동 중에서 전체 생산라인에 이러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생산라인 전체에서 믹서세틀러(mixer-settler)를 펄스칼럼(pulsed column)으로 교체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가 미국의 시설에서도 이 일을 해내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말하면서 놀라움을 표시하자 리 박사는 “글쎄요, 우린 해냈습니다. 아마도 우리 기술자들이 귀측 기술자보다도 실력이 좋은 모양이지요”라고 응답했다. 우리가 가동 중인 재처리시설에서 시설 교체를 하는 것은 작업종사자들의 방사능 피폭 위험성 때문에 감히 시도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자 그는 “물론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핵 위협 때문에 우리는 위험을 무릅쓰고 이 일을 해내야만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다시 한번 필요한 모든 자재들을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고 묻자 그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는 북한이 부식되지 않은 강철을 생산할 수 있고, 분리공정에 쓰이는 트리부틸 포스페이트 등 모든 화학약품들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답했다.

리홍섭 박사는 또 북한이 플루토늄 생산사이클의 전 과정을 마스터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북한은 당초 방사화학실험실을 상업적 핵연료사이클에 맞춰 설계했다. 즉 “당초 수산염 플루토늄(oxalate)과 산화(oxide) 플루토늄을 만들었으나 2002년 11월 미국의 대북 중유 제공이 중단된 이후 원자로 재가동을 결정했고 방사화학실험실의 설계를 변경해 수산염플루토늄에서 산화플루토늄, 그리고 4불화(tetrafloride)플루토늄을 거쳐 금속플루토늄을 생산하도록 변경했고 이를 전기로 정련해 합금하고 주조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이 모든 공정을 완료한 이후 2005년 2월에 우리는 핵무기를 생산했다고 발표한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이번 핵실험에 쓰인 금속플루토늄이 영변에서 생산됐는지 여부와 그 물성과 형상에 대해 질문했다. 리홍섭 소장은 2004년 1월 내가 만져봤던 것과 같은 성질의 것이라고 시사했다. 그러나 형상(플루토늄의 조성분, 밀도 등)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리 소장은 플루토늄을 영변에서 주조했지만 주조에 쓰인 설비는 자신의 관할 밖에 있는 곳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신들의 플루토늄 연구의 대부분은 건전한 주조품의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주조된 플루토늄의 순도, 밀도, 균질도 등에 대해 광범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 플루토늄의 물성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것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그다지 연구를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50메가와트 및 200메가와트 원자로:

2004년 1월 우리는 영변의 50메가와트 원자로 옆을 지나간 적이 있다. 원자로 건물의 외부는 형편없는 모습이었다. 1994년 제네바합의 이후 이곳에는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것 같았다. 2005년 8월 방문 당시 리홍섭 소장은 우리들에게 설계에 관한 연구를 마쳤으며 그 결론은 본래의 장비 대부분으로 본래의 장소에서 원자로 건설을 완료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원자로 핵심장비를 비롯한 부품들은 영변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원자로 건설을 재개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지만 언제쯤 공사를 완료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방문 동안 우리는 50메가와트 원자로에 대해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으며, 몇 가지 난관에 부딪혔다는 얘기를 들었다.

리홍섭 소장은 “우리는 현재 전면적이 아닌 부분적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지금은 “기계에 생긴 녹을 제거하는 등 장비들의 원래 상태를 회복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리 소장은 “주요한 문제점은 이곳 영변에 있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산업에서의 준비상황, 다른 공장들의 회복에 있습니다. 간단한 일도 아니고 작은 일도 아니지요. 문제는 외부산업의 시설들에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원자로 건설에 필요한 모든 자재들을 북한 내부에서 조달할 수 있느냐는 우리의 질문에 대해 그는 “수입이 어렵기 때문에 모든 것을 우리 힘으로 해결해야만 합니다.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요”라고 대답했다. 본격적인 공사가 언제 재개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상부에 일정을 보냈습니다만 아직 상부로부터 지시를 받지 못했습니다. 곧 지시가 내려오겠지요”라고 말했다.

200메가와트짜리 원자로 건설현장은 영변에서 약 20km 떨어진 태천이란 곳에 있다. 이곳에도 1994년 제네바합의 이후에는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지난해 리홍섭 소장은 우리에게 아직 방침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당시 그는 기존 현장에서 공사를 재개하기보다는 새롭게 시작하는 편이 비용이 덜 들 것 같다고 말했었다. 이번 방문에서 그는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순서대로 해야지요. 우선은 50메가와트 원자로를 완성하고 200메가와트 원자로는 그 후에 생각해 봐야지요”

결론적으로 북한은 플루토늄 생산 및 5메가와트 원자로 가동의 현황과 관련하여 현재 노심에 있는 연료봉을 추출하여 재처리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장래 재장전 계획에 대해서는 단정하기 어렵다. 몇몇 핵심적인 결정들은 고위층의 정치적 결단에 달려 있음이 분명하다. 영변의 책임자들은 자신감에 차 있는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연료봉 피복 및 연료봉 제조시설의 보수 등과 관련한 기술적 난관 등이 정치적 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기술적 이유들로 인해 북한은 앞으로 수년간은 1년에 기껏해야 핵폭탄 1개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50메가와트 원자로의 본격적인 공사 재개도 기술적인 이유들로 인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공사 재개에 대한 정치적 결단이 아직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설사 그런 결정이 내려졌다 해도 여러 기술적인 이유들로 인해 50메가와트 원자로의 완공이나 플루토늄 생산능력의 획기적인 증대는 앞으로 수년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변 핵기술센터는 이번 핵실험에 사용된 플루토늄을 조달한 것을 비롯해 금속플루토늄 생산 및 주조 기술을 완벽하게 습득한 것으로 보인다.

우라늄 농축

우리는 이번 방문 기간 중 북한의 (우라늄) 농축 활동과 관련한 논의를 갖지 못했다. 앞서 이뤄진 방문들에서도 북한 외무성 관료들은 농축 프로그램에 관해서는 전면적으로 부정했다. 그러나 1990년대 북한의 의심스러운 구매활동, A. Q. 칸의 고백 그리고 최근 파키스탄 대통령 페르베즈 무샤라프의 발언 등으로 볼 때, 북한이 적어도 연구 단계의 우라늄 농축 활동을 해왔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우리의 결론이다.

우리는 미국 국무부 차관보 제임스 켈리가, 북한이 은밀히 농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처음 비난한 이후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러한 활동에 대해 어떠한 추가적인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

핵무기

우리가 북한의 핵무기에 대해서 아는 것은 핵실험에 대한 것보다 훨씬 더 적다. 북한 관료들은 그들의 억지력을 보여주었다고 말한다. 그들은 “북한은 억지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주권을 방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핵무기를 억지력으로 보는 그들의 견해와 그들이 핵 능력을 과시함에 따른 새로운 책임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특히, 우리는 그들이 핵무기의 안전과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물었다. 우리는 그들이 핵무기를 억지력을 위해 사용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다면, 안전과 안보 문제에 무엇보다 취약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시했다.

그들이 보유한 핵무기 중 하나가 그들의 땅에서 우발적으로 폭파된다면 모두에게 재앙이 될 것이다. 그들은 “우리는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알카에다 같은 테러리스트들에게 주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 비싼 무기들을 우리의 생존권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 뿐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3번에 걸친 방문 기간 중 이뤄진 논의들에서, 우리는 무기화된 핵억지력에 따르는 심각한 위험을 그들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거나 핵무기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즉, 핵전략에 대해 깊이 고려하고 있다는 증거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들이 성공적인 핵실험이라고 부르는 것을 전제로 할 때 비핵화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에게 그들은 “비핵화에 대한 약속과 2005년 9월 19일 합의는 변하지 않았지만, 미국이 스스로의 약속(2006년 9월19일)을 지키라고 더욱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군부관료는 “북한이 미국을 신뢰할 수 있다고 느낀다면, 핵무기는 하나도 필요 없으며, 우리는 핵무기를 해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무성 관료들도 다음과 같은 발언으로 약간의 희망을 표현했다.

“9월 19일 합의를 이루기 위해 우리는 반드시 단기적, 장기적 목표들을 회담에 포함시켜야 한다. 우리의 핵활동은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핵무기들은 증가할 것이다. 중단과 해체 기간 동안 다른 국가들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다. 북한은 무기의 생산, 실험, 이전을 하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조치는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미국도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러나, 2005년 2월 10일 핵무기 보유 선언에 이은 2006년 10월 9일 핵실험으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일은 훨씬 더 어려워지리라는 것이 나의 전반적인 느낌이다.

우리가 만난 관료들은 한결같이 ‘완전히 성공한’ 핵실험이라고 부르는 것에 고취된 자부심과 자신감을 보여줬다.

역사적으로 남아프리카는 스스로 만든 핵무기를 자발적으로 포기한 유일한 국가라는 점을 언급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정치적, 안보적 상황이 매우 다르다. 중국에서 우리가 접한 지배적인 견해를 고려해 추론하건데, 미국은 비핵화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기 전에 북한의 안보에 가시적인 대처를 반드시 취해야 할 것이다.

북한 핵무기 개발에 대한 평가 요약

* 플루토늄 재고량: 2006년 11월 현재 북한은 40-50kg의 플루토늄(핵폭탄 6-8개 제조 가능)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

– 1994년 이전(실험용 원자로 및 5메가와트 원자로): 8.4kg 이내

– 2003년(5메가와트 원자로): 25kg 이내(핵폭탄 4-6개)

– 2005년(5메가와트 원자로): 10-14kg(핵폭탄 2개 이내)

– 2006년 11월 현재: 가동 중인 원자로내 4-8kg(아직 추출되지 않았음)

* 플루토늄 생산 능력

– 5메가와트 원자로: 매년 6kg(매년 핵폭탄 1개)

– 건설 중인 50메가와트 원자로: 매년 60kg(매년 핵폭탄 10개 이내)

(현황: 일부 부품의 수리가 진행 중. 건설공사는 진행되고 있지 않음. 곧 상부로부터 전면적인 공사 재개 명령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됨. 기술적 문제로 진행 속도 늦어지고 있음)

– 건설 중인 200메가와트 원자로: 매년 200kg 이내

(현황: 결정 늦어지고 있음. 새로 시작하는 것보다 공사 재개가 비용이 더 들 것으로 보임)

* 핵무기

– 우리가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적음. 2004년 방북 이후 우리는 기존의 드러난 북한의 기술적 능력으로 보아 북한이 이미 간단하고 조잡한 핵폭발장치(nuclear devices) 몇 개를 생산했을 것으로 추정했음.

– 이 핵폭발장치들이 미사일 탑재 가능한지 여부는 알 수 없음.

– 10월 9일 핵실험에 대한 미국 정부의 평가: 이것은 핵실험이었다. 북한 측은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실험이었다고 확인. 핵폭발력은 4킬로톤 이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며 최종적으로 1킬로톤 미만이었음.

– 2006년 11월 북한측의 주장: 완벽하게 성공적인 핵실험이었으며 더 이상의 실험이 필요치 않다.

– 중국 측의 분석: 북한은 4킬로톤의 폭발력을 예상했으나 실제 결과는 1킬로톤이었다. “성공적이었으나 완벽하지는 않다”

– 이번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핵폭탄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음.

* 우라늄 농축

–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부분에 대해서보다도 아는 게 적다. 북한 측이 일정 수준의 우라늄 농축을 시도했다는 증거에 대해 북한 외무성은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음.

<번역: 이승선>

지그프리트 헤커/미 핵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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