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3-03-22   602

전쟁 3일째, 시청앞 광장은 반전의 물결

[1신] 틱낫한 스님도 ‘평화염원’ 걷기 명상으로 동참

미국의 이라크 폭격 3일째인 3월 22일, 서울 시청앞 광장은 “전쟁반대! 평화실현!”을 외치는 시민들의 목소리로 가득 했다. 이 자리에 모인 1천여 명의 시민들은 “지금 당장 전쟁을 중단하라!”며 부시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동시에 “명목없는 전쟁에 들러리 서지 말라”며 한국정부의 이라크전 파병 철회를 촉구했다.

▲서울 시청앞 광장은 시민들의 “STOP WAR”로 다시 붉은 물결을 이루었다.

틱낫한 스님, 한걸음에 ‘동포’, 한걸음에 ‘평화’를 담아 걷자

환경재단,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이 주최한 이날 평화염원대회에는 방한 중인 틱낫한 스님이 동참했다. 틱낫한 스님과 20여명이 수행자들은 합장한 채 폭격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평화를 염원하는 찬불을 올렸다.

▲”STOP WAR” 현수막 앞에서 틱낫한 스님과 수행자들이 평화를 염원하는 찬불을 드리고 있다.

틱낫한 스님은 “베트남 전쟁만 봐도 수천만명의 베트남 민중은 물론 많은 미국인도 죽었다. 전쟁으로 쏟아부은 물자와 정성을 베트남 발전에 쏟았다면 아마 두 나라는 지금 동포 국가가 되었을 것이다. 지금 폭격하고 있는 이라크는 물론 다음 전쟁대상으로 주목하는 북한도 폭격이 아닌 지원으로 동포 국가가 되어보라”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한국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핸드폰을 두개 사서, 하나는 북의 김정일에게 다른 하나는 노 대통령에게 주라. 매일 형제와 같이 전화통화를 하며 먼저 화해와 평화의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이라며 시민들이 먼저 나서 평화의 물꼬를 트라고 제안했다. 모든 시민들이 이렇게 핸드폰을 사서 안기면, 남북의 두 지도자들도 어쩔 수 없이 화해를 하게 되고, 남북의 평화와 통일이 한걸음 더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땅에서 피 흘리고 있을 전쟁의 희생자들을 위해, 그리고 전쟁중단과 평화실현을 위해 탁닛한 스님은 시민들과 걷기 명상을 시작했다. “들숨에 동포애를, 날숨에 평화를, 다시 들숨에 동포애를 다시 날숨에 통일을” 마음속으로 염원하면서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걷자고 제안했다.

종교인, 문화인들도 한목소리로 “전쟁반대, 평화실현”

▲평화의 법고가 울리고 있다.
종교인, 문화인들의 동참도 줄을 이었다. 종교계의 원로 강원룡 목사와 조계종 황일면 봉선사 주지스님이 나와 전쟁반대를 외쳤다. 두 스님의 연주하는 법고 연주는 평화를 부르는 소리가 되어 먼저 참석한 시민들의 심장을 두드렸다.

영화인 안성기 씨와 문소리 씨는 ‘평화선언문’을 낭독하고 음악인 장사익, 안치환, 이은미 씨는 노래를 통해 반전과 평화를 염원했다. 김용택 시인이 “꽃피는 초원에 폭격하지 마세요”라는 시를 낭독하자 장내는 숙연해 지기도 했다.

명백한 침략행위, 부시가 전범이고 악의 축이다

▲차도르를 쓴 이오경숙 대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도 부시를 강도높게 비난하고 더 많은 시민이 평화시위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이오경숙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이라크 여성과 고통을 같이 하기 위해 차도르를 썼다.” 손에 피를 묻히고 평화를 말할수없다. 우리 아들들을 명분없는 전쟁에 보낼수없다. 우리의 세금을 전쟁에 쓸 수 없다.”며 한국정부의 이라크전 동의와 파병을 강력히 비난했다.

박원순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도 “명백한 침략이고 국제법 위반이다. 바로 부시가 전범이고 악의 축”이라며 “미국의 도덕성은 땅에 떨어졌다. 바그다드는 점령할 수 있어도 이라크 국민을 점령할 수 없다. 후세인의 무릎은 꿇릴 수 있어도 전세계인을 무릎꿇릴 수는 없다. 이번 전쟁은 이긴다 해도, 결과적으로 미국은 패배한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전쟁은 결코 평화를 이길 수 없다”며 정의를 위해 흔들림없이 함께 가자”며 연대와 참여를 호소했다.

4살 꼬마도, “전쟁이 싫어요”

이날 집회에는 특별히 아이의 손을 잡고 온 부모들이 많았다. 부천에 사는 이진연 씨는 “그 어떤 것으로도 전쟁은 용납될 수 없다. 부시는 용서받을 수 없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이라크는 인구의 반이 아이들이라고 하던데, 폭격 속에서 공포에 떨고 있을 이라크 아이들을 생각하면 집에 가만히 있을수가 없었다. 빨리 전쟁이 끝났으면 좋겠다.”며 함께 나온 딸의 손을 꼭 잡았다. 이씨의 딸, 이가윤(4살) 꼬마도 “전쟁 싫어요!”라며 분명히 의사표현을 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최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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