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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
  • 2003.03.29
  • 439

찬성-반대 격돌…31일 표결도 안개속



국회사상 처음 열린 전원위원회(위원장 김태식)가 오늘(28일) 예정됐던 이라크 파병동의안 처리를 연기시킨데 이어, 양당 지도부에 의해 잠정 예정된 31일 표결마저 연기시킬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공병을 제외한 의료지원단 파병'을 내용으로 하는 수정안을 지지하는 29명의 의원이 표결과정에서 파병 반대와 찬성 어느 쪽으로 표심이 쏠릴 지도 최종 표결결과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라크 파병안 처리를 둘러싸고 열린 제1차 국회 전원위원회에서 파병 찬성과 반대 의견이 팽팽이 맞섰다.


일단 정부의 파병 동의안 요청은 오늘 3시에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정식 안건으로 상정된 상태다. 양당 지도부는 오는 31일에 표결을 한다는 입장. 그러나 시민단체의 강력한 반대에 따른 파병 찬성의원들의 정치적 부담과, 반대토론과 관계부처장관 질문 등을 통해 표결을 최대한 연기시키려는 파병 반대의원들의 전략 등에 비춰 31일 본회의 표결이 또 다시 연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파병' 둘러싼 국회 전원위원회 설전


김태식 위원장(국회부의장)의 개회선언에 따라 오후 5시 시작된 국회 제1차 전원위원회는 국방부장관, 통일부장관, 외교통상부장관 등 관계 장관이 출석한 가운데 파병에 대한 토론이 전개됐다.

가장 먼저 발언에 나선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은 "이라크 파병은 이라크전쟁의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국익의 문제"라면서 "파병을 안하면 미국과의 공조가 어려워지고 북한핵문제의 올바른 해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특히 "파병 반대의원의 2/3가 집권당인 민주당 의원들이고, 국가인권위원회가 파병 반대 성명을 내고 있는데도 노무현 대통령은 파병의 불가피성을 설득하려는 진지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먼저 국회에 나와 해명하고 대국민 설득작업을 벌이지 않는다면 지금 상태로는 (파병안을) 처리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파병 찬성 의원으로 나선 민주당 장태완 의원 역시 "우리의 국방은 자주국방이 아니라 한미안보체제일 수밖에 없다"면서 파병을 옹호했다. 장광근 한나라당 의원도 발언에 나서 "문제는 민주당과 청와대, 대통령에 있다"면서 심재철 의원의 발언을 거들고 나섰다.

파병 반대의원으로 첫 발언에 나선 김근태 의원은 위원회에 관계부처장관에게 이라크전쟁의 합법성 여부를 묻고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는 이유는 독재국가라는 점과 대량살상무기 보유 2가지인데, 우리가 이번 전쟁에 파병한다면 역시 독재국가이고 핵무기개발 의혹이 있는 북한을 미국이 공격할 때 어떤 논리로 반대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원웅 개혁국민정당 의원 역시 "파병이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의 주관적인 희망으로 부시 행정부가 그런 신의를 보여준 적이 있는가?"라면서 파병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밖에 김홍신 김부겸 등 한나라당 의원, 김영환 심재권 정범구 등 민주당 의원이 파병 반대 주장과 논리를 폈고, 김병호 한나라당 의원과 남궁석 민주당 의원은 파병에 찬성하는 주장을 펼쳤다.

한편 전원위원회에 앞서 열린 본회의에서는 민주당 김경재 의원이 공병을 제외한 순수 의료지원단의 이라크 파병을 주장하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파병에 전적으로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수정안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타협안을 제시했다. 수정안은 김 의원을 포함한 29명의 의원의 서명을 받아 제시돼 향후 표결에서 이들 의원들의 표심 향배가 주목된다.

파병 찬성 정치적 부담, 한나라당 흔드나

오늘 전원위원회에서는 다수의 한나라당 의원들이 파병 찬성 입장을 드러냈지만 파병 찬성에 따른 정치적 부담에 대해서도 강한 거부감을 표시해 향후 표결에서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심재철 의원은 파병안 처리를 놓고 노무현 대통령의 소극적인 자세를 강하게 비난했다. 심 의원의 청와대 비판은 "파병안을 국회에 맡겨 (민주당)신주류는 국민들에게 전쟁반대, 평화옹호, 개혁 이미지를 심어주고, 파병반대 의원들에 대해서는 그 반대 이미지를 덮어씌우려는 정치적 음모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다"는 음모론에서 절정에 달했다. 심 의원은 "지금 상태로는 파병안 처리가 힘들다"는 말로 대통령의 직접 개입을 요구했다.

장광근 의원도 "지난번 검찰인사 파동 때는 이틀만에 평검사와의 대화를 조직해 직접 문제해결에 나선 대통령이 이렇게 심각하게 국론이 분열된 파병 문제에 대해서는 야당에게만 악역을 맡기고 있다"고 심 의원을 거들었다. 김병호 의원 역시 파병안 처리에 있어 정부의 모호한 태도를 "노무현 정부의 전형적인 이중성으로 남의 삿바로 씨름하는 국민기만적인 치졸한 행위"라고 성토했다.

이처럼 파병을 옹호하면서도 찬성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의식한 한나라당 의원들이 상당수 있다는 점은 표결 연기 가능성에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은 노 대통령이 내심 국회에서 파병안이 부결되기를 바라는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 등 파병 찬성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걱정스러운 의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31일 표결의 연기 여부 및 표결 결과에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장흥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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