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3-03-30   390

정치권·시민, 파병동의안 부결 낙관

31일 본회의 앞두고 열린 주말 광화문 촛불시위 현장

29일 오후 7시 광화문 교보문고 앞은 “전쟁중단, 파병반대!”를 연호하는 3천여 명의 시민들로 가득찼다. 특히 파병동의안의 국회표결이 두 차례에 걸쳐 연기된 상황에서 열린 이날 여중생범대위와 전쟁반대 평화실현 공동실천 주관의 촛불시위에 참석한 시민들은 크게 고무되어 있었다. 또한 인디밴드들과 힙합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진 이날 시위는 여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되었다.

▲ 전국민중대회에 마련된 사망한 이라크어린이들을 위한 분향소
이에 앞서 오후 3시 종묘공원에서는 전국민중연대의 주최로 2천여 명의 참가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민중대회가 열렸다. 이날 민주노총, 전농, 전빈련, 민주노동당 등 46개 민중운동 단체들은 전쟁중단과 파병저지, WTO(세계무역기구) 교육 및 의료시장 개방 저지, 경제자유구역법 폐지, 한·칠레 FTA(자유무역협정) 국회비준 저지 등을 촉구했다. 특히 단체들은 이날 한국군 파병반대 특별결의문을 통해 “미국의 침략전쟁에 파병하는 것은 전범국가라는 더러운 이름을 스스로 택하는 것이며 모든 침략전쟁을 부인한 헌법 제 5조를 부인하는 것”이라며 파병반대를 위한 투쟁 결의를 밝혔다.

이날 촛불시위에는 10일 째 파병반대 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원웅(개혁국민정당대표) 의원이 참석, 이날 열린 전원위원회 분위기를 전하면서 파병동의안 부결의지를 밝혔다. 그는 어제에 이은 이날 전원위원회 역시 찬반토론이 치열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파병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일주일 새에 10명 안팎에서 71명으로 확대된 데다 파병에 찬성했던 의원들이 유보입장으로 돌아서고 있는데 크게 고무된 모습이었다. 현재 파병안에 찬성하는 의원들은 94명, 유보입장의 의원들은 106명인 상태다.

반전평화의원모임의 일원으로 이번 전원위원회소집을 처음 제안한 김 의원은 “지금 상황으로서는 표결에서도 승산이 있다. 부결시킬 수 있도록 한번 끝까지 해보자”며 의지를 보였다. 그는 표결연기와 관련해서는 “우리사회의 수구보수세력들이 구심점을 잃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계기였다. 국민들의 힘이 이뤄낸 결과다”라고 평가했다.

동맹휴업 계획하고 있는 대학생들 ‘파병반대’ 대열에 나설것

이날 시위자리에서 서울대의 한 학생은 교내에서 현재 9,400여 명의 학생들이 휴업결의여부를 묻는 투표에 참가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는 동시에 오는 4월 2일에는 서울지역 대학교들 역시 동맹휴업을 결의하고 국회 앞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촛불시위가 마무리지어지고 있던 9시께는 국회 앞에서 ‘애국학생연대’가 파병을 반대하는 농성을 벌이는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 촛불을 들고 나온 푸른숲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의 모습

이날 자리에서는 행사 진행차량을 둘러싼 곳곳에서 다양한 참석자들이 파병반대의 뜻을 전했다. 인디밴드인 노브레인, 퍼필, 힙합가수 데프콘 등의 공연이 선보여 학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노브레인의 보컬은 “사실 전에는 평화의 소중함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전쟁으로 아무런 죄없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에게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 우리의 목소리가 전 세계로 퍼져서 전해지길 바란다”며 열창했다. 초등 대안학교인 ‘푸른숲’의 교사, 학부모, 학생들은 “우리는 평화를 사랑합니다”가 모자이크된 피켓을 들고 나란히 촛불시위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얼마전 구성된 노사모 내 소모임인 반전평화네트워크도 전쟁을 중단하고 파병을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한편, 내일(30일) 오후 8시부터는 여의도 국회 앞에서 파병을 반대하는 철야농성이 재개된다. 전쟁반대 평화실현 공동실천, 전국민중연대 등의 단체들은 31일 오전 10시에 열리는 본회를 앞두고 농성에 돌입, 파병동의안 부결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김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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