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3-11-15   712

“럼스펠드는 한국에 들어오지 마라”

전국 16개 도시, 이라크 파병 철회 국민총궐기 대회

 

서울 시청 앞 광장이 바리케이트를 상징하는 노란 물결로 뒤덮였다. 이라크파병반대국민행동 소속 370여 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시민들 6천여 명이 모인 서울 시청앞 광장을 비롯, 전국 16개 도시에서 “정부의 파병결정 철회와 미국의 파병압력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특히 서울 시청앞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바리케이트를 상징하는 종이를 흔들며, 11월 16일로 예정되어 있는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의 방한에 반대하여 “파병압력 행사하려는 럼스펠드는 한국에 들어오지 마라”고 소리높여 외쳤다.

“지금 이라크는 정글없는 베트남, 그 늪으로 우리 자식들까지 보내야하겠는가”

이라크파병반대국민행동은 이날 집회를 통해 “노무현 정부가 파병 입장을 정했다 하더라도 그 이후 전쟁상황이 더 악화되고 다른 나라들은 오히려 파병 결정을 철회하는 등 완전히 상황이 달라졌다. 하루 빨리 파병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한편으로는 “지금 이 시기가 바로 정부의 파병관련 방침들이 점점 구체화되고 실현되어 가는 시점”이라며 시민들의 참여만이 파병철회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가 파병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우리 국민과 민족을 역사의 죄인이자 전범자로 만들자는 고집” 이라며 “대통령으로서 미국의 부당한 압력에 단호하게 맞서 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만일 시민사회와 노동진영이 이렇게 경고하는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국민여론을 외면하고 파병을 강행한다면 앞으로 노 정부와 맞서 나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집회 사회를 맡은 장유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도 “이제 우리는 정글 없는 베트남을 보게될 것이다. 우리가 왜 이 늪에 빠져들어야 하는가, 우리의 자식들을 왜 전쟁터로 보내야하는가”라며 파병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피할 수 있는 전쟁이라면 피해야 한다”

이날 집회에는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표명렬 예비역 준장이 나와 파병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표 준장은 “전쟁을 경험한 군인이라면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 것인지 안다. 전쟁을 안다는 군인들이 전쟁터에 우리 자식들을 보내자고 주장하는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국방외교라인에 있는 파병옹호론자들을 비판했다. 이어 “피할 수 있는 전쟁이라면 최선을 다해 피해야 한다”며 직접 전쟁을 겪었던 군인으로서 전쟁반대와 파병반대를 호소해 집회 참석자들로부터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한편 미술인협회는 ‘전쟁터에서 신음하는 이라크 어머니’를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검은 차도르를 뒤집어 쓰는 것으로 이라크 여인을, 피와 뼈들의 조형물을 목에 거는 것으로 죽음의 행렬을, 차마 걷지도 못하며 고개를 숙인 채 네발로 기어다니는 것으로 그들의 비참한 처지를 상징했다. 이 퍼포먼스를 본 집회 참석자들은 이라크 민중들의 고통에 다시 한번 공감하며 그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전쟁을 일으킨 부시정권에 대한 분노를 표했다.

서울 시청앞 광장에 모인 6천여 명의 시민들은 집회를 마친 후 미대사관 근처인 광화문 앞까지 행진한 후 촛불시위를 하며 집회를 정리했다.

최현주 사이버참여연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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