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4-08-16   1367

“허울좋은 한미동맹은 살인동맹이자 민족 이간동맹”

1만여 시민, 한미동맹 비판하며 파병철회 촉구

59돌 광복절, 광화문 앞은 “파병철회”로 울려퍼졌다. 15일 오후 3시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과 통일연대의 주최로 열린 ‘이라크 파병철회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1만여 명이 넘는 시민들은 35도를 넘나드는 폭염도 아랑곳하지 않고 광화문 교보문고 앞 아스팔트에 앉아 “파병을 강행한 노무현정부를 규탄과 망국적인 한미동맹 반대”를 외쳤다.

이날 범국민대회에는 한국대학생총학생회연합 소속 학생들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노동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양대 노총은 범국민대회에 앞서 ‘파병철회 반전평화 2004년 자주통일노동자 대회’를 열고 “파병철회와 한국군의 즉각 전면철수,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과 전쟁위협, 주한미군 이전비용 부담과 군비증강 반대” 등 6개 결의사항을 채택했다.

사회를 맡은 오종렬 전국연합 상임의장은 “지난해 3월부터 국회와 청와대, 광화문에서 목이 매도록 제발 이라크에 파병하지 말라고 외쳤으나, 결국 추가 파병까지 보내버렸다”고 개탄했다. 이어 “한미동맹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전범국가가 되어버렸다”면서 “허울좋은 한미동맹은 살인동맹이자 민족 이간동맹”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 국적을 버리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반전운동을 펼치고 있는 켄 오키프 씨가 등장해 큰 박수를 받았다. 켄 오키프 씨는 이라크만이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대량학살을 자행한 미국이야말로 세계 제1의 테러국가라면서 “미국과 동맹을 맺는 나라는 테러국가와 동맹을 맺은 것과 같다. 한국과 일본도 미국과의 동맹을 맺어 자국민의 평화와 자유를 불명예스럽게 만들었다”고 외쳤다. 이어 “한국민의 투쟁을 보며 양심이 살아있음에 고무되었다면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모두 연대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잃을지 모른다”고 호소했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성명서 전문이다.

미군은 언제까지 학살을 계속할 것인가?

이라크 저항세력에 대한 미군의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12일부터 시아파 저항세력의 근거지인 ‘나자프’에 대한 총공세가 계속되고 있다. 가히 ‘제 2의 팔루자 사태’라고 할 정도로 공격과 학살, 저항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군과 이라크 임시정부군은 무크타다 알 사드르가 지휘하는 시아파 봉기를 봉쇄한다는 명분으로 나자프와 남부 도시 곳곳을 공격하여 일주일간 360여명 이상을 사살했고 부상자는 그 몇배에 이른다고 한다.

미군은 무장헬기와 장갑차, 헬기 등 5000여명의 중무장 병력을 동원하여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하였고 이는 이라크 임시정부의 알라위 총리의 승인하에 임시정부군까지 동원된 것이었다. 알 사드르는 미군의 침략전쟁과 점령에 반대하고 임시정부를 인정하지 않는 등 저항에 앞장서왔다. 그가 이끄는 메흐디 민병대는 이러한 저항에 앞장서면서 다국적군과 임시정부에 저항해왔다. 따라서 이번 공세는 단순한 공격이 아니라 이라크 내에서 미군과 임시정부에 반대하는 대표적인 저항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총공세인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이라크 민중들은 미군과 외국군대를 침략자로 생각하고 임시정부에 대해서도 미국의 입김에 따라 움직이는 꼭두각시 정부로 생각한다. 그리고 이에 저항하는 이라크 내 저항세력에 대해서는 광범위하게 지지를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이라크 민심을 거스르면서 저항을 탄압하고자 하는 미국의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군이 계속 점령을 하고 미국이 이라크에서 손을 떼지 않는 한 이러한 비극은 계속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미국은 언제까지 이러한 무력사태와 인명살상을 지속하면서 사태를 악화시킬 것인가?

또한 이렇듯 화염에 휩싸인 이라크에 한국군 파병을 강행하는 것은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격에 다름아니다. 침략전쟁에 동참하는 외국군대로서 한국군에 언제 불똥이 튈지 모른다. 더욱이 자이툰부대가 이라크 민중에 총부리를 겨눠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거듭 말하지만 미군을 비롯한 외국군대가 이라크에서 철수하고 점령을 중단하는 것이 이라크 평화의 출발점이다. 노무현정부는 8월 말에도 예정되어 있는 자이툰부대 본진 파병을 즉각 중단하고 이라크에 가 있는 병력을 철수시켜야 한다. 그것이 모든 재앙을 막는 가장 현실적인 길이다. 이를 거부한다면 학살을 지속하는 부시정부와 파병을 강행하는 노무현정부는 전쟁의 수렁에 빠져 제무덤을 스스로 팔 것이며 민중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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