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무기 그리고 이란 (openDemocracy, 2006.1)

폴 로저(Pau, Rogers)

미국과 영국은 이란의 핵발전 프로그램을 비난하면서 자신들의 핵무기는 더욱 개발하고 있다.

2005년 미국의 정치, 군사 지도자들의 주된 관심은 이라크의 저항세력들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관심은 이란에 크게 쏠리고 있는데, 미국 단독으로든 혹은 그들의 동맹이든 이들은 핵개발 계획을 하고 있는 이란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다.

이렇듯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은 2006년 첫날에 정점에 이르렀다.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을 재개하겠다고 밝히자 미국과 영국은 유엔 안보리 회부를 경고하고 나섰다.

보다 앞서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상황을 이란이 확인해줄 것을 설득하는데 실패했다는 보고서를 제출하면 IAEA 긴급 이사회가 소집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핵개발에 대한 논란이 커져가는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사실이 있다. 현재 미국은 이란이 자체적으로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그 어떤 핵원료의 보유에 대해서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미국의 신보수주의 진영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포함해 민수용 핵발전 프로그램조차 보유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이들이 보기에 이란이 핵 원료를 갖게 된다면 무기급 원료로 정제하는 것이 아주 쉬워질 수 있기 때문에 이란의 이러한 시도는 너무 위험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NPT 조약에 명시된 원칙에서 벗어난 것이다. NPT 조약은 비핵국가들이 IAEA 사찰 하에 핵무기가 아닌 민수용 핵발전을 개발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미국이 현재 보이고 있는 입장은 미국이 “불량국가”, “악의 축”이라고 했던 국가들에게는 NPT 조약이 더 이상 적용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 때문에 지난 2005년 5월 NPT 검토회의는 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미국이 이렇듯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에 대한 문제점의 하나는 미국이 국제사회에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을 하면 안되고, 우리가 요구하는대로 해라(Do as we say, not as we do)”라는 식으로 비춰진다는 것이다.

정작 미국 자신은 엄청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 동안에는 벙커버스터와 같이 폭발 전에 땅속 깊이 들어가 깊이 숨겨둔 생화학무기 시설들을 파괴시키는 신형 핵무기를 보강해왔다.

미국만 범죄자로 보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일정하게는 러시아도 재원만 허락된다면 새로운 핵무기를 개발하고자 할 것이고, 프랑스와 중국도 그들의 핵전력을 최신화하고 있으며, 영국도 몇 년이내 트라이던트 핵전력을 대체할려고 할 것이다.

미국의 이란에 대한 강경함은 NPT 조약의 핵심인 6조(비핵국가는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으며 반대로 핵국가들은 발전적으로 핵무기들을 포기한다)를 변화시키도록 하고 있다.

2005년 초기까지만 해도 미국이 일명 지하핵관통탄(RNEP)이라는 벙커버스터 개발을 시작했으나 2005년 11월 의회가 예산을 없애면서 이제 미국이 기존 핵무기를 최신화 하지 않거나 신형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믿을만한 보고가 있었다.

이러한 믿음은 지난 50년대, 60년대 미국이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구축했던 대부분의 낡은 인프라들이 냉전이후 찰폐되었다는 사실 때문에 지지받아왔다. 미 의회가 RNEP를 금지시킬 기금을 마련함으로써 이러한 믿음은 더욱 힘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정보들은 핵무기 시대는 끝났다는 혹은 최소한 미국에 관한 한 중단되었다는 가정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유력 군사전문지인 “Jane’s International Defence Review”는 미국이 기존 핵무기들과 운송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대체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미국의 핵연구 실험실과 영국의 앨더매스턴에 있는 파트너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일하고 있다는 것도 보여주고 있다. 영국 정부가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것은 이미 앨더매스턴 실험실이 미국의 협조 하에 트라이던트 시스템을 대체하려 한다는 증거이다.

최근의 중대한 변화 중 하나는 1993년 미국이 보유한 수천개의 핵탄두가 부식되기 보다는 계속해서 쓸모가 있도록 하기 위해 고안한 Stockpile Stewardship Programme에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이 프로그램은 이러한 목적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IDR 보고는 “핵무기고를 안전하게 유지하는데 더 적은 비용을 들이는 한편 핵전쟁에 사용될 수 있도록 새로운 핵무기를 개발하는 등 핵무기고 유지 역할 이상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의 핵무기

미국의 핵무기는 네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육지(현재 배치되어 있는 500 미니트맨 III 미사일과 같은 대륙간탄도미사일), 바다(트라이던트 잠수함발사미사일과 같은), 공중(B-2 스텔스 폭격기 같은 장거리항공기) 등에서 보이는 3대 전략적 핵무기는 “다리(legs)”라고 불린다. 네번째는 스트라이크 항공기로 운송될 수 있는 덜 파괴적인 전술핵무기이다. 전략 핵무기보다는 작지만 많은 전술핵무기는 16만명을 즉사시킨 히로시마, 나가사키형 폭탄의 파괴력보다 휠씬 높다.

전반적으로 모든 핵무기의 최신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미니트맨 III 장거리대륙간미사일은 30년동안 지속적으로 배치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근에 업그레이드되었는데 그러나 이미 대륙간 전략 억지력으로 대체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2060까지도 배치될 수 있다. 유사하게 트라이던트 핵미사일도 대체될 계획이다. 이것은 2005년 5월에 시작된 Reliable Replacement Warhead programme (RRW) 하에서 생산된 완전히 새로운 핵무기 중 첫번째 경우일 수 있다.

깊이 숨겨져 있는 공격 목표물들을 파괴할 수 있기를 바라는 열망 속에서 미 공군은 보잉사가 만든 대량폭발관통기(Massive Ordnance Penetrator)라는 재래식 벙커버스터를 개발하고 있다. 이것은 핵무장에도 쓰일 수 있게 개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향후 이러한 폭탄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게 할 것이다.

영국이 어느 정도 연계되어 있는지와 관련하여, RRP 프로그램이 트라이던트 탄두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긴밀한 공조와 개발비용 분담 등을 통해 영국의 핵무기 최신화에도 아주 잘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영국이 미국의 미래 핵무기 개발에 중요한 일부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비확산 조약이 요구하는 것과는 아주 거리가 먼 것이다. 실제 미국에서 비확산조약은 농담처럼 취급되고 있다. 이러한 계획과 태도는 핵전력을 개발하려는 이란과 같은 국가들을 반대하는 입장과 명백히 상충한다. 민수용 핵프로그램을 개발하려는 이란을 경멸하고 있는 미국과 영국이 자신들의 핵무기는 최신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방식은 지지받을 수 없는 입장이다.

말할 필요도 없이 미국은 매우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먼저 공격하지 않으면 미국이 조만간 이란에 대한 군사적 공격에 나설지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모순이 미국과 영국 내에서는 분명하지 않아도 이란과 국제사회에게는 분명하게 보이고 있다.

원문

http://www.opendemocracy.net/conflict/Iran_3157.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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