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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방정책
  • 2007.03.21
  • 4466
  • 첨부 3

"시민, 안보를 말하다"(1)- 양심적 병역거부 토론 후기



시민, 안보를 말하다""의 첫번째 토론은 지난 3월 14일(수)에 '양심적 병역거부'와 안보를 주제로 다채롭고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열렸습니다. 아래의 글은 군 입대를 앞두고 시민 패널로 참가하셔서 예리하고 재치있는 발언을 하셨던 이형섭씨의후기입니다.



한국 양심적 병역거부의 역사는 일제 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립운동사에 보면 여호와의 증인이 종교적 신념을 들어 징집을 거부한 사례가 나온다. 강점기 일제의 압제에 맞서-예나 지금이나 그들은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지킨 것 뿐 이지만-의인에서 이제는 나라의 안보를 좀먹는 악인이 되었으니 어찌 이리 기구한 운명이 있는가. (사진 : ◀ 군 입대를 앞두고 시민패널로 참여한 이형섭님)

‘세계 평화와 인권의 상징’인 UN의 사무총장을 배출한 한국에선 전 세계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90%가 수감되어 있다.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을 전해들은 윤광웅 전 국방부장관도 ‘방법을 마련해야겠다.’ 라고 말했지만 그 방법은 대체 언제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은 ‘외계인’이 아니다. 함께 토론회에 참가한 임재성씨는 자신의 대학시절엔 병역거부자가 되리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저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처벌받아야 하는 현실이 불합리하다 생각하여 대체복무제 운동을 시작하였고, 오태양씨를 만나며 ‘이 사람들이 나와 동 떨어진 사람들이 아니며, 자신의 신념이 이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사회는 임재성씨, 아니 모든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동정 혹은 비판 그것도 모자라 근거 없는 비난을 보낸다. 다행히도 이 자리에선 어느 정도 근거 있는 비판이 뒤따랐다. (사진 : ▶ 시민패널로 참가하신 최정민, 임재성, 김한보람님)

그 한가지는 “민주주의에선 ‘보편타당’의 가치에 입각해 주장을 펼쳐야 하는데, 양심적 병역거부자-이 경우엔 여호와의 증인으로 한정 짓는 것이 좋겠다-들은 특정 종교의 신념을 들어 보편적 사고에 입각한 병역을 거부한다. 이런 문제를 인권운동가진영에서 앞장서는 것은 옳지 못하다”라는 것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 제도의 시기상조론을 주장하신 분도 계셨다. “육ㆍ해ㆍ공 중 육군에 징집되는 병에게 대부분 문제가 되는 것이 양심적 병역 거부이다. UN의 권고대로 대체복무제를 실시한다면 지금 현역으로 입대하는 사람들 중 몇%나 현역으로 가려 하겠는가? 아직은 때가 아니다”

물론 두 이야기 모두 왜곡이나 억측에 기대어 나온 주장이 아니다. 하지만 정의, 그리고 보편타당성 이라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항시 전쟁을 준비하는 자세가 그 보편타당한 정의인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임종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에 따르면 양심적 병역거부가 허위로 판명되었을 땐 그에 대한 처벌조항을 마련해 두고 있다. 누가 과연 감옥 갈 각오까지 하면서 그리고 현역병보다 훨씬 오랫동안 복무하는 ‘비 양심적 병역 기피’를 감행 할 것인가?

보다 근본적으로 들어가자면 지금 우리나라의 70만 대군은 불필요하다. 얼마 전 발표된 ‘비전2030’의 인적자원 활용계획의 기본 인식은 우리나라가 북에 의한 남침으로 무너질 확률 보다는 양극화로 무너질 확률이 더 높기에 이러한 인적자원을 복지서비스에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자는 것 아닌가? (사진 : ◀ "시민, 안보를 말하다"의 토론 장면)

한국사회에서 비교적 ‘진보적’ 이라는 참여연대의 회원들도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해서는 많은 이견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내가 직접 만나고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모두 다 양심적 병역 거부에 찬성하는 입장이거나 양심적 병역거부자이다. 인터넷 리플에서 보았던 악의에 찬 독설들과 보수언론의 기사로는 반대 입장을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그래서 더욱 반대 입장을 가진 분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눌 수 있어 좋은 자리였다고 생각한다.

"시민, 안보를 말하다"는 안보를 소수 전문가들만 독점하는 것에서 벗어나 안보의 진짜 주인인 시민들이 안보를 이야기하고, 그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평화군축센터에서 연중 기획한 프로그램입니다.



이형섭 (참여연대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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