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칼럼(pd) 2010-06-10   2794

[기고] 연어급 잠수정, 정말 존재하나


 


다음글은 코리아연구원에 기고한 글입니다.  
(http://knsi.org/knsi/kor/center/view.php?no=12136&c=1&m=4)



천안함 진상규명,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이태호


Ⅰ.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로 해소되지 않은 숱한 의문점들
Ⅱ. 조급하고 미숙한 천안함 외교가 부딪힌 난관
Ⅲ. 연어급 잠수정 과연 있나?
Ⅳ. YONO? 연어(salmon)를 말하는가? 예언자 요나(Jonah)를 말하는가?
Ⅴ. 소위 ‘연어급 잠수정’은 북한의 유고급/P-4급 잠수정과 다른 것인가?
Ⅵ. 2009년 헤리티지 재단, 북한 공격형 잠수함 개수 ‘0개’로 분석
Ⅶ. 0.00001% 가능성도 과하다.


지난 5월 20일 이른바 민군합동조사단이 발표한 천안함 진상조사결과에 대한 내외의 의구심은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다.


민군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이 가스터빈실 좌현 3m 아래, 수중 6-9m 수심에서 일어난 근접 비접촉 어뢰 폭발에 의해 침몰되었고 북한의 연어급(130톤급) 잠수정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산 CHT-02D 어뢰에 의한 것이라고 최종 발표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과 국방부 주도 조사단이 제시한 여러 자료에도 불구하고 조사 발표내용에 허점이 많고 어뢰공격에 의한 침몰여부를 단정하기에는 증거도 여전히 불충분하여 숱한 의문점이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어뢰를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잠수정의 침투여부와 관련된 설명도 가정에 가정을 거듭하여 도출된 것으로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한 국방부는 천안함의 항적이나 당시 교신 내용, 생존자들의 진술 등의 기초정보의 대부분을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최소한의 사실관계들을 논리적으로 제시하는데 실패했다. 민군 합동 나아가 국제합동조사라는 것도 사실상 한국군 주도의 폐쇄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민간이나 해외조사단이 과연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려져 있지 않아 중립성이나 독립성을 담보했다고 말하기 충분치 않다. 심지어 최종 발표 내용이 중간조사결과 발표나 국회 보고내용과 다르거나 번복된 부분이 많아서 정부의 발표만으로는 그동안 제기되어온 반론에 충분한 해답이 제공되었다고 믿을 수 없다.


천안함 조사결과발표로 해소되지 않은 숱한 의문점들


예를 들어 1) 어뢰 폭발로 인한 물기둥은 과연 있었나? 당초 물기둥이 없었다던 군의 발표는 왜 번복되었나? 2) 생존자나 사망자에게서 어뢰폭발에 상응하는 상처가 왜 발견되지 않나? 3) 천안함 사건 초기 TOD 영상 진짜 없나? 4) 절단면과 선체 바닥, 선체내부에서 폭발의 흔적으로 볼만한 심각한 손상이 없는 것 아닌가? 5) 가스터빈실 인양 사실 왜 민간업체 제보 이후에야 공개했나? 그리고 가스터빈실 조사없이 왜 선거 개시일에 맞추어 서둘러 최종결과 발표했나? 6) 연어급 잠수함 과연 존재하나? 어떻게 침투했나? 7) 초계함, 링스헬기, P3C 대잠초계기, 이지스함으로도 잠수정 침투와 귀환, 어뢰발사 중 어느 하나도 추적하지 못했단 말인가? 등의 의문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군이 제시한 이른바 ‘결정적 증거들’ 자체도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첫째, ‘1번’이라고 쓰인 유성매직 글씨는 북한이 수출품 어뢰에 유성페인트로 부품번호를 표시한다는 것 자체가 믿기 어렵고, 무엇보다도 “어떻게 최소 300도 이상의 폭발에도 불구하고 멀쩡한가?” 하는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둘째, “화약 아닌 알루미늄 산화물이 과연 폭발의 흔적인가?, 어뢰나 선체에서 발견된 알루미늄 산화물은 과연 폭발에 의한 것인가?” 하는 의문도 꼬리를 물고 있다. 미 버지니아 대학의 물리학 교수인 이승헌의 주장에 따르면, 민군합동조사단이 결정적 증거의 하나로 제시한 어뢰와 선체에서 발견된 알루미늄 산화물은 폭발에 의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민군합동조사단이 제시한 흰색분말이 단순히 알루미늄 녹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반론에 국방부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다면 군의 조사결과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더욱 추락할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군은 설득력 있는 과학적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급기야 지난 주말 3개 언론단체로 구성된 ‘천안함조사결과언론보도검증위’가 장문의 리포트를 발표하여 외부 전문가등의 자문을 구한 결과 국방부의 조사결과발표를 믿을 수 없다며, △합동조사단 해체 △군 지휘라인 전원 수사 착수 △국정조사 즉각 실시 △증인 접촉 보장 △국내외 조사위원 신원공개 및 접촉 보장 △항적·교신 정보 전면 공개 △언론 기능 회복·탐사보도 확대 등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조급하고 미숙한 천안함 외교가 부딪힌 난관 


충분한 증거 없이, 천안함을 침몰시킨 세력을 북한으로 단정하여, 서둘러 추진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대외정책도 점점 장벽에 부딪히고 있는 것 같다. 정부는 지난 금요일 천안함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했다. 이번 주부터는 안보리 상임 비상임 이사국을 상대로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브리핑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노력은 결실을 맺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방한일정을 끝낸 러시아 조사단은 군의 천안함 조사결과 설명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외신의 보도다. 경향신문은 홍콩 봉황위성TV를 인용하여, 러시아 전문가팀이 천안함이 두 동강이 났음에도 어뢰 부품이 온전한 이유, ‘1번’ 글씨가 선명히 남아 있는 이유 등에 의문을 표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러시아 조사단은 당시 서해연안에는 ‘미 핵잠수함’도 있었는데 북한 잠수정이 왜 초계함을 목표로 삼았겠느나며 의문을 제기했다고 봉황위성 TV는 전했다고 한다. 중국 역시 입장을 정하지 않은 채 한국과 북한, 중국과 미국이 동참하는 4자 진상조사를 제안하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안보리에서의 협조를 얻기 힘들 것임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명박 정부에게 불리한 소식은 미국으로부터도 날아들었다. 미군측은 당초 이번 주 한국군과 함께 서해상에서 진행하기로 했던 무력시위와 대잠훈련을 축소하고 2-3주 뒤로 연기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당초 국방부는 미군의 핵잠수함과 항공모함까지 이 작전에 참여할 것으로 홍보했었다. 국방부는 여전히 축소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중국 등을 의식한 탓인지 미국의 행보가 이명박 정부의 예상만큼 적극적인 것 같지는 않다.


그 뿐만 아니다. 최근 AP 통신은 “당일 오후 9시까지 백령도와 75마일(약 120Km) 거리의 해역에서는 한미 대잠수함 작전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미 구축함 2척과 다른 함정들이 한국 잠수함이 표적 역할을 하는 가운데 추적 훈련을 벌이던 중 천안함 사건으로 인해 훈련을 중단했다.”는 놀라운 얘기도 주한미군 대변인 제인 크라이튼의 발언을 인용하여 보도했다. 한미연합군이 대잠 작전훈련을 75마일 밖의 천안함 사건으로 인해 중단했고, 천안함이 군의 주장대로 북한의 ‘연어급 잠수정’이 쏜 어뢰에 의해 침몰되었다면 한미 모든 대잠능력이 북의 잠수정을 추적하는데 활용되었을 터이다. 그런데도 군의 발표에 따르면 북의 잠수정은 유유히 사라졌다는 것이다. AP의 기사는 비록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전제 아래 작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민군합동조사단의 결론, 특히 북한 잠수정의 침투와 어뢰발사를 한미양측이 발견하지 못했었다는 사실이 미국 기자들에게도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   


연어급 잠수정 과연 있나?


지난 주 가장 뜨거운 논란이 이어졌던 쟁점의 하나는 이른바 ‘연어급’ 잠수정에 관한 것이었다. 연어급 잠수함을 둘러싼 논쟁은 지난 주 국방부와 송영선 의원실 등의 ‘위성사진’ 공개로 일단락 된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 많은 쟁점이 남아 있어 이 지면을 통해 본격적으로 상세히 다루어보고자 한다.
 
주지하듯이 5월 20일 민군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이 북한의 연어급 잠수정이 쏜 어뢰에 의해 침몰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연어급’ 잠수함은 이제까지 군이 공식 비공식 발표자료에서 단 한 번도 공개한 적이 없었던 기종이라, 당시 무기 전문기자들마저도 의아해 했었다.


남측의 발표에 북한 국방위원회 박림수 정책국장은 “우리에게는 연어급 잠수정이요, 무슨 상어급 잠수정이 없고 130t짜리 잠수정도 없다”고 주장했다. 국방부와 송영선 의원실이 연어급 잠수함이라면서 위성사진 등을 공개한 것은 북한에 대한 재반박을 위한 것이었다. 합조단은 5월 30일 배포한 ‘북의 주장에 대한 설명자료’에서 “한미 정보 당국이 지난 2005년 미 정찰위성 등을 통해 북한의 동·서해 해군기지에서 130t급 잠수정을 식별, ‘연어급’이라는 명칭을 붙였다”고 밝혔다. ‘상어급’ ‘유고급’ 등 북 잠수함(정) 명칭은 한미 정보당국이 협의해 결정하는데 북한에선 이와 다른 이름을 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송연선 의원도 비파곶 기지의 위성사진을 공개해 연어급 잠수정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제시했다.


상어급 잠수정이 없다는 북한의 주장은 옹색해 보이는게 사실이다. 북한이 스스로 상어급이라 부르지 않는다 하더라도 어쨌든 국제사회에 영어로 ‘Sang-O class’라고 명명된 북한제 잠수함의 존재가 알려져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통상 무기 보유국이 장비명칭을 공개하지 않을 경우, 외부에서 동종의 장비에 대해 ‘***급’ 장비라고 명명하는 사례는 흔하다. 특히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권이 보유한 장비의 북한 자체 명칭과 외부세계(주로 NATO)의 호칭(별명)이 다른 사례는 많다. 북한이 대기권 밖으로 쏘아올린 물체를 북한 스스로는 광명성 2호라고 하지만 미국이나 한국, 그리고 NATO는 대포동급 미사일이라고 명명하는 판국이니까?


하지만 해당국가에 존재가 확인되지 않은 장비에 대해 외부에서 ‘***급’이라는 별명(호칭)을 부여하는 예는 없다. 게다가 장비의 존재도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정확한 명칭조차도 불투명하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 분명한 사례는 없다. 연어급 잠수정이 바로 그 짝이다.


연어는 영어로 번역하면 Salmon이다. 하지만 상어급을 Shark class라고 번역하지 않고 Sang-O class라고 명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연어급 잠수정은 영어로 Salmon급이 아니라 Yon-O급 혹은 Yeon-O급이라고 부르는 게 마땅하다. 실제로 국방부와 민군합동조사단은 조사결과 발표하면서 최초로 연어급에 대해 언급할 때 영문명칭을 상어급(Sang-O)의 표기방식과 마찬가지로 ‘Yon-O’급이라고 하이픈(-)을 써서 표기한 바 있다. 이같은 설명을 통해 국방부는 마치 북한이 보유한 새 잠수정에 관한 정보를 남한 측에서 이미 확보하고 있었고, 그 신형잠수정에 대한 명명작업을 남한 측이 주도한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효과를 누렸다. 민군합동조사단이 어뢰부품에 1번이라는 한국말을 표기할 나라가 누구겠냐고 반문했던 것을 패러디한다면, 연어라는 한글물고기 명칭을 부여할 나라 역시 뻔한 것이고 그 대상은 북한에서 운용되는 것이 확인된 신종 잠수정일 터이다. 국방부 장관은 민군합동조사단 발표 직후 국회에서 2005년 이래 연어급 잠수정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 보고했다. 더불어 국방부 설명자료는 ‘연어급 잠수정’에 대한 설명이 2009년 Janes 연감에도 등재되어 있다고 친절하게 부연하기까지 했다.


YONO? 연어(salmon)를 말하는가? 예언자 요나(Jonah)를 말하는가?
 
그런데, 국제사회에 통용되는 잠수함 명칭 중 북한제 ‘연어급(Yon-O급)’이라고 명명된 잠수정은 없다. 정말 없나? 필자가 찾아본 바에 따르면 없다. 2009년 Janes 연감에도 북한의 연어(Yon-O 혹은 Yeon-O)급 잠수정은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YONO(IS-120) class (Iran)’ 잠수정에 대한 설명만 있을 뿐이다. YONO급이란 이란의 120톤급 소형 잠수정을 일컫는 것으로, Gahdir라는 명칭의 잠수정도 이 기종 중 하나로 밝혀져 있어 가디르(Ghadir)급이라고도 불리운다. 요노(YONO)급, 혹은 Ghadir급 잠수정은 2007년 이란에서 처음 공개되었다. 2007년 식별된 이란의 요노(YONO)급 잠수정은 존재하는데 2005년에 한미가 위성사진을 통해 공동으로 식별해 명명했다는 북한의 연어급 잠수정에 대한 기록은 왜 찾을 수 없는 것일까?


군은 이란의 YONO급 잠수정이 곧 북한의 연어급 잠수정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어물쩡 넘어가려 하고 있다. 하지만 YONO가 연어의 영문표기인지는 불명확하다. 상어(Sang-O)급을 한미 당국이 공동으로 명명했고 연어급도 한미가 공동으로 명명했는데 물고기를 지칭하는 한국어 표기는 왜 다른가? 한미 정보당국이 하이픈(-)을 적어 넣는 것을 잊은 것인가? 전후 맥락으로 볼 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만약 YONO가 연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 뜻은 과연 무엇일까? YONO라는 이란 말은 없는 것일까? 있다! YONO는 이슬람 지역에서 흔히 발견되는 성(姓)씨의 하나이다. 더욱이 YONO는 성경과 쿠란에 동시에 언급되는 예언자 요나(Jonah)의 페르시아식 명칭이다. 이슬람권에서 예언자 요나(Jonah)는 YUNUS, YOUNOS, 혹은 YONO 등으로 표기되고 있는 것이다. 소형 잠수정의 명칭인 YONO가 요나를 의미한다고 간주하고 이란 중형 잠수함의 별칭인 ‘Nahang(고래)급 잠수함’과 비교하면 서로가 아주 잘 어울린다. 예언자 요나가 고래뱃속에 들어갔다 살아나온 이야기는 중동과 서양을 막론하고 어디서나 유명하다. 게다가 YONO가 ‘뚱뚱하고 둥글다’는 비속어로도 사용되는 만큼, 앞이 뭉툭하고 통통한 120톤의 Gahdir급 소형 잠수함 별명으로서는 안성맞춤이다.


만약 잠수정의 명칭(별명)이 ‘연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요나’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추론이 사실이라면 무엇이 달라지나? 당연하게도 한미가 위성사진을 통해 공동으로 식별하여 130톤급 신형 북한 잠수정을 연어급이라고 명명했다는 주장은 사실여부를 의심받을 수 있다. 이는 1)북한에서 이미 운영 중이고, 2)연어급으로 명명되어 국제사회에 알려진 신종 잠수정이 3)이란으로 수출되어, 4)이란에서 제조된 같은 급의 잠수정에도 ‘연어’라는 물고기 이름을 남겼다는 군의 설명을 근본적으로 뒤흔든다. 이는 마치 모천에선 연어로 이름붙여진  연어가 서태평양과 인도양을 건너 페르시아만에 도달해 예언자 요나로 환생한 것과 같다. 게다가 그 누구도, 심지어 미국 안보관련 싱크탱크나 관련 문서들조차도 북한의 ‘연어’를 기억해주지 않고 이란의 ‘요나’만 기억하고 호명해 주고 있는 셈이다. 이 추정이 불행하게도 사실이라면, 국방부가 무책임한 임기응변으로 국민을 대하고 있거나 의도적으로 정보를 조작하고 있다는 비판을 모면하기 힘들 것이다. 


소위 ‘연어급 잠수정’은 북한의 유고급/P-4급 잠수정과 다른 것인가?


북한이 1991년, 그리고 2003년경 유고급(YUGO급) 잠수정을 이란에 판매한 사례가 있다는 기록은 몇몇 해외보고서에서 발견된다. 일부 해외 문헌들에 따르면 북한은 1960년대 유고슬라비아로부터 잠수정을 들여와 상어급(35m 내외, 300톤 내외), P-4급(29m 내외, 190톤 내외)잠수정, 그리고 YUGO급으로 알려진 20m 내외 80톤 소형 잠수정을 자체 생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글로벌 시큐리티 같은 안보전문 사이트들도 YUGO급과 P-4급을 별로 구별하지 않고 있다. 공교롭게도 P-4급의 길이는 29m로 YONO급으로 알려진 이란 잠수정의 그것과 일치한다. 따라서 북한이 이란에 수출한 것은 YUGO급으로 통용되는 P-4급 잠수정일 수 있다.


문제는 상어급도, YUGO급(P-4급도 포함)도 현재까지 알려지기로는 중어뢰를 장착하고 발사하기 매우 힘들다는 점이다. 군 스스로도 상어급이나 상어급보다 조금 작은 P-4급 등 구형 잠수정은 주로 침투용으로만 사용되며, 중어뢰를 장착하고 발사하는 공격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공식 비공식적으로 수차례 확인한 바 있다. YUGO급(20m 80톤급) 소형 잠수정 역시 비교적 신형이지만, 중어뢰를 장착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에 천안함을 침몰시킨 공격용 연어급 잠수정이 존재한다면 이들 구형 잠수정과는 구분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잠수정이 존재했는지, 그 기종이 이란에 수출되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으로부터 YUGO급 잠수정을 수입한 사례가 있는 이란은 2007년 ‘자체 기술’로 Ghadir라는 이름을 가진 첫 요노(YONO)급 잠수정을 개발했다고 공표했다. 이 잠수정에 대해 몇몇 해외보고서들은 이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유고(YUGO)급 잠수정과 유사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태리의 오래된 기종인 Sauro급 잠수함의 축소판처럼 보인다는 분석도 있고 다른 이란제 잠수정은 이보다 소형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는 요노(YONO)급 잠수정들이 북한 유고(YUGO)급 잠수정의 단순한 복제가 아닐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란은 이 잠수정이 533mm 중어뢰를 발사할 수 있고, 소나회피 잠항도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군 발표에 따르더라도 요노(YONO)급 잠수정의 구체적 성능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과 대치하고 있는 이란은 지난 20년간 잠수함 전력을 중시해왔다는 점에서 볼 때 방위산업 분야에서 흔히 있는 과장된 홍보만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런데 민군합동조사단이나 군은 요노(YONO)급을 자체기술로 개발(혹은 개량)했다는 이란 측의 주장은 배격하는 반면, 북한이 어뢰발사능력과 소나외피기능을 가진 고성능 연어급 잠수정을 이란에 제공했을 것이라는 검증 안된 가설에 대해서는 확신하는 것 같다.


그런데 한가지 분명한 것은 2010년 2월 발행된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분석자료에서도 북한이 지닌 잠수함이 공격용으로는 사용하기 힘든 낡은 기종이며 현실적으로 운용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고 단언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헤리티지 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공격 잠수함(attack submarine)의 개수를 2009년 현재 0개로 추산하고 있다. 적어도 해리티지 재단은 한미당국이 5년 전부터 식별하고 있었다는 신종 공격형 잠수정인 연어급 잠수정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2009년까지 북한이 이란에 수출했다는 잠수함이 YUGO급이던, P-4급이던, 아니면 존재하는지도 알 수 없는 ‘연어급’이던 간에 ‘공격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2일 김태영 국방부 장관 역시 국회에서 북한 잠수정은 속도가 느리고 영화에 나오는 미국 핵잠수함처럼 잠항능력이 탁월한 것은 아니라면서 북한 잠수정에 의한 공격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답변한 바 있다.  


2009년 헤리티지 재단, 북한 공격형 잠수함 개수 ‘0개’로 분석


소위 ‘연어급 잠수정’을 둘러싼 이같은 의혹에 대한 답으로 국방부는 지난 주 ‘연어급 잠수정’의 위성사진이라는 것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들 위성사진자료 만으로는 공개된 사진이 이란에서 운용한다는 YONO급 신형 잠수정을 찍은 것인지 알 수 없다. 위성사진 중 평양 근처의 공장에서 수리중인 잠수정의 사진에 대해서는 언론기자들로 구성된 ‘천안함조사결과언론보도검증위’가 지난 주 금요일 구글어스를 통해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연어급(29m)이라기보다는 상어급(32-34m) 잠수정에 가깝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민군합동조사단 측은 오늘(6월 7일) 이 사진이 그림자로 인해 길어져 보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남는다. 사진속의 잠수함이 P-4잠수정일 가능성도 존재하는 것이다. 송영선 의원이 제시한 위성사진 역시 같은 이유에서 연어급이라고 주장하는 신종 잠수정이라고 단정하기 힘들다. 전장이나 외형만으로는 이란에 존재한다고 믿어지는 신형 YONO급(29m) 잠수정인지 북한산 구형 P-4급(29m)인지 구분할 수 없다. 외형은 대동소이하다.


다시 한번 정리해보자.

1) 군은 북한제 ‘연어급’ 잠수정이 국제사회에 알려져 있음을 입증했는가? 아직은 아니다. Janes 연감을 비롯한 어디에도 북한제 연어(salmon을 의미하는 물고기명 Yon-O 혹은 Yeon-O)급 잠수정에 대한 기록은 찾기 힘들다. 다만 이란에서 개발했다는 YONO(이슬람 예언자 YONO = 성경의 요나라는 뜻으로 추정됨)급 잠수정은 확인된다. 
2) 군은 북한이 이란에 존재하는 YONO급 신형 잠수정을 개발했다는 증거를 제시했는가? 아직은 아니다. 다만 북한이 운용하는 낡은 기종인 YUGO급 혹은 P-4급을 이란에 수출한 사례가 있다는 사실만 일부 소개하는 방식으로 그냥 유추하고 있을 뿐이다.
3) 북한에 이란제 YONO급 잠수정이 지닌 것으로 알려진 중어뢰 발사능력이나 잠항능력, 소나회피 능력을 가진 다른 기종이 있는가? 아직은 확인된 바 없다. 미국 자료들조차도 2010년초까지 이러한 능력을 부인해왔다. 상어급, P-4급, YUGO급 모두 중어뢰를 발사할 수 있다고 소개자료엔 나와 있으나 침투와 중어뢰공격을 동시에 수행하기 힘든 낡은 기종이거나 소형기종인 것으로 확인되어져 왔다.   
4) 그렇다면, 이란의 YONO급(Ghadir급) 잠수정이 533mm어뢰발사능력이나 장거리 잠항능력, 그리고 소나 회피 기능 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입증되었는가? 아직은 아니다. YONO급 잠수정을 독자 개발했다는 이란 정부의 주장과 마찬가지로 아직은 검증되지 않은 이란 측의 주장일 뿐이다. 
5) 군은 북한이 ‘연어급 잠수정’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위성사진 등을 통해 입증했는가? 아니다. P-4급 잠수정의 사진인지 아닌지 알기 힘들다.
따라서 정부와 군은 연어급 잠수정의 실체에 대해 좀 더 명확히 밝혀야 한다.


0.00001% 가능성도 과하다.


도올 김용옥 선생이 민군합동조사단의 발표내용을 강연과정에서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가 보수언론의 공격을 받고 심지어 보수단체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까지 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따져보자. 0.00001%도 믿지 못하겠다는 도올의 비판은 과히 황당한 주장만은  아니다. 천안함 소행이 북한인지 아닌지 진위여부를 떠나서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가 실제 현실로 일어날 가능성이 0.00001%에 가까운 일이라는 것은 군 스스로도 잘 아는 일일 것이다.


존재하는지도 불투명한 북한의 연어급 잠수정이 삼엄한 한미연합전력의 방어선을 뚫고 들어와서 아군 측 소나에 탐지당하지 않고 어뢰를 발사할 가능성, 그리고 다른 함정의 경계망을 뚫고 안전하게 도주할 가능성을 박선숙 의원은 0.81%로 봤다. 여기에는 천안함 침몰로 비상이 걸린 아군 측 해역을 초계함 소나만이 아니라 링스 헬기와 P3C 대잠초계기의 대잠능력은 포함되지도 않았으니 후하다면 후한 점수다. 이 잠수정이 백령도 근해에서 천안함을 만날 가능성은 또 어떤가? 소나성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서해의 물살과 수심은 북측 잠수정에게도 똑같이 어쩌면 더 심하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게다가 이 잠수정이 어뢰 단 한발로 천안함을 침몰시킬 가능성은? 이것만으로도 가능성은 0.01% 단위로 떨어질 것이다. 게다가 250Kg의 고폭약이 장착된 어뢰를 발사했는데 스크루와 추진체가 통째로 남을 가능성, 부품에 그려진 ‘1번’이라는 유성페인트가 산화되지 않을 가능성, 그 폭발로 발생했다는 이른바 알루미늄 산화물이 주로 알루미늄 부품에서만 발견될 가능성, 그 어뢰로 인한 100미터 높이의 물기둥이 TOD에 찍히지 않을 가능성, 그 물기둥이 아무 상처도 입지 않은 견시병에게 물방울만 튀길 가능성은 또 얼마나 되는가? 그 물기둥을 봤다는 백령도 주민이 하나도 없고, 한 두명의 초병이 본 것 같기도 하다고 진술할 가능성….이것들을 다 합하면 그 기대치나 가능성이 0.00001%보다도 못할 터인데, 그만큼 못 믿겠다는 주장을 무어 그리 과장된 주장이라 할 수 있겠는가?


천안함 진상조사는 중립적인 주체에 의해 다시 이루어져야 한다. 중국이 제안한 4자(남북중미) 혹은 6자회담 당사국(한미일북중러)가 머리를 맞대고 않아 이 문제의 진상을 밝히고 해법을 평화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국은 우선 천안함 사건의 유엔 안보리 회부를 중단하고 북한에 대한 일방적 제재조치도 철회해야 한다. 이같은 조치들은 보다 엄밀하고 독립적인 진상조사를 통해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론을 도출한 이후에 검토하여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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