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4-08-04   592

“파병 막지 못해 머리숙여 사죄, 연장동의안은 반드시 막아내겠다”

파병반대의원모임 자이툰부대 출국에 대한 입장 밝혀

파병반대의원모임이 4일 오전 10시 국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자이툰부대 출국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원웅, 손봉숙, 고진화, 노회찬 등 9명의 의원들은 먼저 “정부의 무모한 파병 강행을 막아내지 못한 것에 대해 국회의원으로서 깊은 책임을 느끼며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비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비록 자이툰부대는 출국했지만 이후 “임시국회와 정기국회, 국정감사 등 모든 계기를 이용해 이라크 파병의 부당성을 알려나갈 것”이며 “오는 11월로 예상되는 파병기간 연장동의안은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선언했다.

파병반대의원모임에는 50여 명의 의원이 속해 있으며 지난 6월 ‘이라크 추가파병 중단 및 재검토 결의안’을 낸 바 있다. 다음은 파병반대의원모임이 밝힌 입장 전문이다.

자이툰부대 출국에 대한 파병반대의원모임의 입장

오늘 우리는 부끄러운 역사의 한 장을 열어야 하는 고통과 비탄을 안고 이 자리에 섰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어제 우리 장병을 태운 수송기가 이라크로 출발했다. 국민이 그토록 우려하고 반대해온 이라크 추가파병은 이제 현실이 되었다.

정부의 무모한 파병 강행을 막아내지 못한 것에 대해 국회의원으로서 깊은 책임을 느끼며 국민 앞에 머리숙여 사죄드린다. 아울러 파병으로 인해 고 김선일씨와 같은 무고한 희생자가 단 한명이라도 발생한다면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정부와 추가 파병에 동의하고 침묵한 국회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이미 파병 재검토 권고 결의안이 국회에 제출되었고 이라크 관련 국정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마당에 정부가 국민과 국회의 추가 파병 요구를 무시한 채 파병을 강행한 것은 어떠한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자칫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심각한 위험에 밀어넣을 수 잇는 이라크 파병을 정부가 이처럼 일방적으로 무모하게 강행한 것에 대해 분노와 함께 강한 유감을 밝힌다.

또한 정부는 그동안 이라크 추가파병에 대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고 이라크 국민도 원하고 있다고 강변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이 순간까지 국민에게 이와 관련된 단 하나의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다. 이는 민주국가의 정부로서 온당치 못한 행위이며 정부 스스로 이라크 추가 파병이 떳떳하지 못함을 인정하는 증거이다.

이라크전의 부당성은 세계가 알고 있다. 미국 의회조차 이라크 전을 “거짓과 과장에 의한 전쟁”으로 규정, 이번 전쟁이 부시 행정부에 의해 자행된 침략전쟁임을 명백히 했다. 역사는 침략전쟁을 일으키고 추가 파병을 강요한 미 부시 행정부의 죄가를 분명하게 기록할 것이다. 또한 세계 유일의 이라크 추가 파병국이라는 주권 국가로서 감당할 수 없는 치욕과 침략전쟁에 참여한 국가라는 오명도 잊지 않을 것이다.

이라크 현지조사단으로 얼마전 이라크를 방문한 우리 의원들도 확인했듯 이라크 정정은 극도로 불안한 상태이다. 이라크는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 또다른 전쟁상태에 처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이툰 부대가 표방한 평화와 재건은 실현될 수 없음이 자명하다. 이미 현지에 파병된 서희-제마 부대의 제한된 활동도 이를 반증한다.

우리는 이 순간부터 다시금 긴장의 끈을 당겨매고 이라크 추가파병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국민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평화를 염원하는 많은 국민의 실의에 찬 가슴에 다시금 평화와 희망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매진할 것이다. 임시국회와 정기국회, 국정감사 등 모든 계기를 통해 이라크 파병의 부당성을 알려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올 연말로 예정되어 있는 파병기간 연장을 위한 동의안은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

우리는 파병을 막아내겠다는 약속을 지켜내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의 노력이 오늘 파병강행으로 끝난 것은 아니다. 아무런 원한도 없는 땅에서 우리 젊은이와 국민이 테러와 분노의 표적이 되는 역사적 오류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우리는 실패했지만 그러나 패배한 것은 아니다.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의 지지와 관심이 있다면 우리의 협력자, 조력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싸움은 끝나지 않았고, 평화를 위한 발걸음은 계속될 것이다.

2004년 8월 4일

이라크 파병반대 의원 일동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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