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군비축소 2013-11-04   2588

[죽음의 거래를 멈춰라 ④] 세계1위 무기회사 출입문 봉쇄한 사람들… 뭐하는 거지?

2013 ADEX(무기전시회) 개최시기에 맞춰 <오마이뉴스>와 ‘평화군축박람회 준비위원회’는 무기산업이 초래하는 비윤리성과 인명살상, 군비경쟁의 문제점을 환기시키고 정부의 방위산업 육성 정책을 비판하고자  ‘죽음의 거래를 멈춰라’ 칼럼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한국 무기산업의 역사, 해외의 무기전시회 대응 캠페인 사례, 무기전시회 평화적 관람팁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무기산업을 바라보는 평화적 관점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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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1위 무기회사 출입문 봉쇄한 사람들… 뭐하는 거지?

런던의 무기시장 DSEi 반대행동

오리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해외 무기전시회 반대 대응행동 사례

▲  2013DSEi 환영만찬이 열린 Cutty Sark 호텔 정문. 활동가들이 출입구 4곳을 봉쇄해서 무기거래상들은 비상구로 들어가야만 했다.
ⓒ 평화군축박람회 준비위

 

2013 아덱스(ADEX·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대응행동을 위한 첫 모임이 지난 10월 3일에 열렸다. 거기서 우리는 지난 9월에 열린 영국의 방산전시회 DSEi (Defence Security and Equipment International) 대응행동 사례연구를 진행했다.

 

DSEi 방산전시회는 1500개 무기회사, 3만명의 무기구매자 및 판매자가 모이는 행사다. 국제무기거래를 위한 가장 중요한 행사로 꼽힌다. 한국의 아덱스처럼 2년에 한 번씩 개최되며 올해 9월 9일부터 13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열렸다. 방산전시회는 무기회사들이 끔찍한 인권침해를 자행했거나, 진행 중인 정권(주로 분쟁상황에 있는)에 자사의 생산품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왔다. 

 

말로는 이런 정권을 비방하면서도 다음날 아무렇지도 않게 이들을 방산전시회에 초청하는 것은 아주 익숙한 자본주의의 풍경이다. 방산전시회는 죽음, 전쟁, 공포, 억압을 연료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 DSEi에 반대하는 영국의 활동가들은 영국정부가 일상적으로는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는 독재정부를 비난하면서 천연덕스럽게 이들을 DSEi에 초청해 무기를 팔아먹는 것의 이중성에 초점을 맞추어 대응행동을 했다. 

 

2년 전, 나도 2011DSEi 반대행동에 참여했다. 당시 일주일 동안 다양한 그룹의 행동이 이어졌는데 나는 ‘바이크 낫 밤(Bikes not Bomb)’ 크리티컬매스(Critical Mass·세계 300여개 나라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여는 자전거 타기 행사) 자전거 시위대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나는 알록달록한 복장으로 자전거를 탔다. 소음을 만들 도구를 챙겨서 런던 시내에서 DSEi가 진행되고 있는 액셀(Excel) 전시장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그곳을 드나드는 무기상인들에게 ‘야~ 좔 봐, 우리가 여기 두 눈 부릅뜨고 있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재작년에는 입구를 봉쇄하지는 않았는데 올해는 사이클리스트들이 입구를 완전히 막아버린 모양이다. 2년 동안 발로 뛰며 많은 논의를 하면서 우리의 캠페인도 계속 성장했다. 올해 그 일주일간의 행동을 날짜별로 정리했다.

 

#9월 8일 : DSEi 하루 전날

 

전시장 세팅하는 날이다. DSEi 하루 전날과 첫째 날에 무기들이 전시장으로 운송됐다. 전시회 자체는 둘째날부터 시작했는데 수백 명의 사람들이 이를 방해했다. 시위대는 동쪽 서쪽 문을 모두 봉쇄하고 신부님들과 삭감 없는 기독교(Christianity Uncut) 활동가들이 주관한 악령쫓기의식(exorcism)을 진행했다.                     

                                                              

오큐파이 런던에서는 DSEi 저항주간의 일환으로 ‘방산전시 오큐파이’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여기에는 알제리, 바레인, 브라질, 터키의 시위대와 함께했다. 전시장 동쪽 문에는 오큐파이 캠프도 차려졌다. 전시회에 저항하는 행동을 보다 가시적으로 만들 목적이었다. 한편, 고속도로에서는 18명의 사람들이 고속도로 점거로 체포됐다. 탱크가 전시회장으로 들어가는 것을 방해할 목적이었다. 

 

#9월 9일 : DSEi 첫째 날


록히드마틴 사무실을 봉쇄한 활동가들

런던 시내 록히드마틴 사무실은 아주 특별한 손님들을 맞았다. DSEi 대응행동 캠페이너들이 자신의 옷에 초강력접착제를 붙여 록히드마틴 사무실 정문에 붙어버린 것이다. 록히드마틴은 세계 1위의 무기회사로 DSEi에서도 무기를 전시했다. 

캠페이너들은 3시간 동안 봉쇄했으며 다음 날 아침까지 자리를 뜨지 않은 5명의 활동가들은 체포됐다. 한편 전시장에는 수십 명의 캠페이너들이 드론컨퍼런스를 방해했다.        

 

웨일즈 지방에서는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애버포스(여기에 드론 시험장이 있음)에 모여 드론에 저항했다. 전시될 무기들이 이날까지 계속 들어왔기 때문에 활동가들은 도로를 점거하고 장갑차가 전시장에 들어가는 것을 막았다. 저녁에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침묵시위를 벌였다. 공식적 전시회 개장 전날(첫째 날은 전시회가 개장하지 않고 드론컨퍼런스만 열림)에 벌어진 강력한 시위였다. 

 

#9월 10일 : DSEi 둘째 날

 

3만명의 무기거래상들이 전시회 공식오프닝을 위해 런던에 도착했다. 캠페이너들 역시 런던시티공항에 나가 그들을 맞이했다. 캠페이너들은 무기상인들에게 길찾기(물론 빙 둘러서 가는 길)를 도와주고 사람들에게 그들을 가리켜 보여주기 행동(‘이들이 무기상인들입니다’)을 했다. 방문객들의 주출입구는 기독교활동가들의 초강력 접착제 행동으로 40분 동안 봉쇄됐다. 

 

이 행동으로 커스텀하우스역(DSEi가 개최되는 EXCEL전시장과 연결되는 지하철역)에서 전시장으로 향하는 무기거래상들의 길은 정체됐다. 이 행동으로 5명의 사람들이 체포됐다. 한편 바스 및 다른 지역의 활동가들은 그 지역의 방산전시품 출품회사를 상대로 한 활동을 벌였다. 

 

저녁에는 캠페이너들이 정부 무기판매부처의 고위공무원, 국방안보기구 등이 참석한 저녁만찬 장소로 몰려가 4개 출입구를 몽땅 봉쇄했다. 결국, 무기거래상들은 비상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야만 했고 만찬이 끝나고 그들의 직업을 공개한 활동가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돌아가야 했다.

 

#9월 11일 : DSEi 셋째 날

 

활동가 한 명이 전시장 지붕을 점거했다. 다른 활동가들은 그 아래에서 무기거래상들에게 이의를 제기했다. 블랙 캐츠 단체(Black Katz Collective) 활동가들은 BAE Systems의 로비를 점거하고 노이즈데모를 벌였다. 한편, 무기거래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헌화식도 진행되었고 여기에는 지역 초등학교 아이들도 참여했다.

 

#9월 12일 : DSEi 다섯째 날

 

정부의 무기판매부처에 관한 토론회가 의회에서 진행되는 날, 캠페이너들은 우리가 낸 세금으로 무기판매를 지원할 수 없다는 항의행동을 벌였다. 크리티컬매스 사이클리스트들과 다른 시위대들이 무기거래상들을 위한 ‘자선행사’가 벌어지고 있는 트록시로 모여 들여 정문을 봉쇄하고 방산전시회에 관한 정보를 지역 주민들에게 알렸다. ‘팔(arms)’을 주제로 한 설치예술이 근처 가로등 기둥에 설치됐다.

 

#9월 13일 : DSEi 여섯째 날


이들이 무기상인들입니다' 활동 장면.

우리는 무기거래상의 사업 폐해를 알리는 ‘DSEi End Product’ 카드 수백 장을 만들어 그들이 가는 호텔방, 술집, 주차장 길 곳곳에 뿌렸다. 

 

지역주민들은 방산전시회를 개최한 정부의 역할에 문제를 제기하며 영국 기업혁신기술부 장관인 빈스 케이블의 지역사무실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케이블은 수출라이선스를 승인하고 해외 무기판매 홍보를 담당하는 부처를 책임지고 있는 인물이다. 

 

한편, 전시장에서는 비바람과 온갖 방해 행위에도 살아남은 오큐파이 캠프에 무기거래상들이 집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시위에 함께하기 위해 다른 활동가들이 모두 모였다.

 

DSEi와 다르게 한국의 아덱스는 행사 기간 중 주말 이틀을 할애해서 공공의 날(Public Day)를 진행한다. 이는 죽음의 무기를 사고파는 시장인 아덱스를 아무런 문제가 없는 가족단위 놀이터로 둔갑시켜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살인무기를 안심하고 팔 수 있는 창구로 만들기 위한 교묘한 트릭이다. 

 

하지만 명심하자. 아덱스를 통한 상담 실적이 2009년 65억 달러(약 7조)에서 2011년 95억 달러(약 10조)로 늘어났고, 매년 참여 기업 수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실내 전시장 부스는 지난해보다 15% 이상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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