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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해군기지
  • 2006.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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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섬 제주' 해군기지 건설 타당한가? 토론회



‘평화의 섬 제주’ 해군기지 건설 타당한가? 라는 제목으로 지난 12월 5일(화) 제주참여환경연대와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평화네트워크 등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토론회가 희망포럼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평화의 섬 제주’에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하여 해군 측과 시민사회단체와의 토론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최근 해군이 제주도민의 동의를 얻지 못한 채 해군기지 건설 일정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어 시민사회 내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처음 발제에 나선 강승식(제주해군기지사업단)단장은 해군이 제주에 기동함대 기지를 건설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서 해군의 역할 확장에서 주로 근거를 제시했다. 해군은 기존 연안 작전에서 벗어나 원, 근해 작전수행이 가능한 기동전단 설립을 계획하고 있으며 그와 같은 계획의 일환으로 7천톤급 이즈스구축함(KDX-Ⅲ)등의 기항에 적합한 입지조건을 제주가 구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우리나라 대외교역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남방 해상로의 보호와 미래의 잠재위협으로부터의 방위를 위해서도 제주에 해군기지 건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단장은 이후 계속된 토론에서 ‘잠재위협’이 구체적으로 어디를 지목하느냐의 토론자들의 질문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남방 해상로 보호와 관련해서 말라카 해협 등지에서 해상분쟁이 발생할 경우 해군이 군사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가에 대해서도 토론자의 반론은 이어졌다. 김성전(예비역 군사전문가)씨는 해상분쟁이 발발할 경우 말라카 해협에 여러 우회로가 있기 때문에 해경이 아닌 해군이 공해나 영해에서 군사작전을 펼치는 것은 군사전략적으로도 적절치 않다면서 이지스급 구축함을 투입하여 해상로를 보호하려는 해군의 발상은 도끼로 막을 수 있는 것을 핵으로 막으려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강 단장은 제주에 해군기지가 건설되면 도미노 현상처럼 공군기지도 건설될 수밖에 없다는 제주도민과 시민사회의 우려를 알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공군기지가 제주에 절대 들어서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하여 토론자로 나선 고유기(제주참여환경연대)처장은 공군기지 건설계획이 없다는 말을 제주도민이 믿게 하려면 우선 제주 공군기지 건설 예정지인 동시에 공군 소유의 알뜨르 비행장 소유권을 제주시민에게 돌려줘야 해군 측 발언을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이태호(참여연대)협동사무처장은 공군이 명칭만 남부ㆍ탐색 구조부대로 바꿨을 뿐이지 당초의 공군기지 건설계획은 변함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지금 당장은 공군기지 계획이 가시화되지 않을지 몰라도 막상 해군기지가 건설되면 그때 가서 해군기지의 보호 필요성을 들어서 공군기지를 건설하려고 한다면 지금 해군의 주장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끝으로 강 단장은 제주도민의 동의가 없으면 절대로 해군기지를 건설하지 않겠다고 주장했으나 이준규(평화네트워크)정책실장은 그러한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이 실장은 평택미군기지확장예정지인 대추리ㆍ도두리 주민들이 토지수용에 동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주민이 동의한 것처럼 민의를 왜곡하는 현상이 제주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유기 처장은 해군이 지난 해 관련예산을 편성하고 올해 집행한 전례에 비춰볼 때 주민의 동의가 없더라도 주민과 계속해서 협의해 나가는 방식을 통해 변칙적으로 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시우(평화활동가, 사진가)씨는 다음 발제에서 이지스구축함의 어뢰 발사에 사용되는 액체추진체(장미유연료2, Otto Fuel 2)의 위험성을 환기시켰다. 장미유연료2를 사람이 삼키거나 흡입 또는 피부에 노출될 경우 인체에 치명적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대원에 대한 안전관리규정은 있지만 정작 배가 떠있는 바다환경에 대한 관리규정은 전무하다면서 제주에 이지스함이 정박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인체 유해성 및 환경오염의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서 강 단장은 해군이 도입하는 이지스함에는 그러한 추진체를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이라크에서 미군이 사용해서 윤리성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열화우라늄탄과 관련해서 이시우 씨는 핵무기와 열화우라늄탄의 유사점을 지적했다. 열화우라늄탄과 핵무기는 공통적으로 3천도의 고온에서 폭발과 핵분열이 일어나며 일차적으로 신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할 뿐만 아니라 신체에 흡입되면서 내폭(핵물질이 몸 안에 들어가 일으키는 제2의 피폭)을 일으켜서 유전자의 변형을 가져와 기형아를 출산케 하거나 각종 피폭증상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지스함의 근접방어무기인 팔랑크스에 사용되는 열화우라늄탄의 위험성을 고려해 볼 때 전시가 아닌 평상시의 보유만으로도 그 위험성과 피해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하여 강승식 해군 단장은 장미유연료2와 열화우라늄탄 탑재 가능성을 부인하였다.

군사기지에 반드시 있어야할 시설인 탄약고에 대해서도 이시우 씨는 안전상의 위험을 지적했다. 모든 폭발물은 폭발에 대비하여 안전거리(Clear Zone)를 확보하도록 돼 있지만 한국공군의 경우 미군의 요청에 의해서 클리어 존을 해제하고 있다는 점을 우선 지적하였다. 그리고 한국해군의 경우 클리어 존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으며 제주해군기지 건설계획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밝힐 것을 주장하였다. 여기에 대해 강 단장은 이렇다 할 설명을 제시하지 않았다.

미군 핵선박의 제주도 기항 문제와 관련해서 이시우 씨는 한미연합군사연습이나 훈련을 위해 인천, 부산, 진해 등 모든 부두시설에 미해군 함정이 기항하고 있는 현실을 들어서, 미군함정과 핵잠수함이 제주에 기항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를 하였다. 이점에 대해 강 단장은 제주에 해군기지가 건설될 경우 미군함정이 기항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김성전 씨는 미사일방어체제(MD, Missile Defence)용 미함정과 핵잠수함이 제주에 기항할 경우 제주가 미국의 MD기지로 활용된다고 주장하였다.

마지막 발제로 나선 이태호(참여연대)협동사무처장은 국방부가 제주도에 해ㆍ공군 기지 건설을 추진함에 따라 제주도는 주변국과 해양패권을 다투는 군사기지 혹은 해양요새로 변질될 위험에 직면하게 되었고, ‘평화의 섬’ 제주가 가진 가능성과 창조적 비전도 더불어 좌절될 위기 앞에 놓이게 되었다며 군사기지 건설계획에 대하여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처장은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은 군사기지화로 나가는 과정의 일부일 뿐이라고 주장하였다. 그와 같은 주장의 근거로 이 처장은 본토와 멀리 떨어진 제주해군기지의 군사적 약점을 만회하기 위해 공군기지, 병참기지의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경우 제주도가 ‘평화의 섬’이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군사요충지로서 육해공군이 결집한 대규모 군사기지로 변모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 처장은 제주 해군기지가 건설되면 결국 미국의 해양패권을 위한 군사적 발판으로 이용될 것이라며 한국해군 단독으로 원양과 공해상에서 7000톤급 규모의 이지스구축함(KDX-3)과 대형수송함(LPX), 그리고 전략(중형)잠수함을 급파할 상황이란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그러한 작전은 미국과 함께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해양수송로 보호론’은 명백한 과장이며 해군이 추구하는 이른바 ‘대양해군론’ 역시 미군의 해양패권을 좇아 미군과 한국해군의 공동작전 범위를 더욱 늘리려는 공세적 구상이라고 평가하며 그러한 상황이 오히려 한반도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제주 해군기지가 대중국 미사일 방어체제(MD)의 전진기지로 이용될 위험성에 대해서도 이 처장은 경고 하였다. 중국은 유사시 미국의 MD기지부터 공격한다는 대응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는 제주 해군기지가 한-중, 미-중 군사갈등의 거점 혹은 표적이 됨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제주해군기지에 미 해군의 MD 관련 선박이 정박 혹은 기항할 경우 제주도는 주변국 군사갈등에 연루되게 될 위험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 처장은 해군기지 건설로 인한 환경피해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및 운용과정에서 유류 등의 유출로 인한 환경오염, 준설과 항만시설 매립으로 인한 환경파괴 가능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윤기돈(녹색연합 녹색사회국)국장도 진해 소모도의 경우 바다매립으로 인한 해류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서 마산만의 수질오염이 심각해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고유기 처장은 부연설명에서 제주의 경우 해군기지 건설 예상면적 12만평 중 8만평이 매립 예정이어서 바다매립으로 인한 해양환경 파괴와 어민 피해 가능성을 강도 높게 제기했다.

그와 같은 지적에 대하여 강 단장은 제주 해군기지의 경우 친환경적으로 기지건설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이 처장은 이에 대해서 대규모 해군기지 주변에서 그와 같은 피해가 없는 경우가 오히려 예외적이라는 사실을 결코 간과해선 안 된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마지막으로 이 처장은 제주도 해군기지와 ‘평화의 섬’은 병존할 수 없으며 군항과 민항의 공존도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해군은 군사전략적 차원뿐만 아니라 해군기지의 건설이 경제적 발전을 가져온다는 ‘속설’은 검증된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 처장은 다른 군사기지 주변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군사기지 주변에 외지인 중심의 향락산업이 더러 발전하기도 하나, 이는 장기적으로 건설적 지역이미지에 장애물로 작용하거나 그 결실 역시 선주민 혹은 현지인들에게 고루 주어지지 않는 것이 대다수 기지주변 지역의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더욱이 전략 해ㆍ공군기지 및 병참기지가 민항 및 관광시설과 한 지역에 공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고유기 처장의 경우 해군기지가 위치한 여러 군사도시를 탐방하며 발견한 공통된 지적사항으로 군사기지의 경제효과가 과장됐다는 점을 거론하였다. 그러한 지적에 대하여 강 단장은 해군기지의 경제적 효과는 실질적으로 미미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제주 해군기지 건설의 핵심목표는 군사전략적 가치에 있다고 강변하였다.

이날 토론회는 제주 해군기지의 건설이 타당하다는 해군 측의 입장과 반론을 제시하는 토론자간의 주장이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 날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 문제는 제주도만의 문제가 아닌 한반도 평화와 직결된 문제이며 시민사회 차원의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였다.

아울러 참여연대는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하여 국회 차원의 토론회를 후속으로 개최하고 시민단체 공동의견서를 조만간 발표할 계획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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