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일반(pd) 2010-10-28   1181

[2010 국감-국방위③] 해군감사, 천안함 관련 의문들 거의 언급조차 안돼




편집자주] 2010년 10월 4일부터 23일까지 국정감사가 진행됩니다. 참여연대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지난 1년간 정부가 펼친 주요정책을 평가하고, 중요한 현안이 되었던 사안을 검토하여 ‘2010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따져 물어야 할 42개 과제(10/1)’를 발표하였습니다.



[참여연대 보고서 바로가기] 2010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따져 물어야 할 42가지 과제


참여연대는 해당 과제들을 중심으로 국정감사 모니터링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주요 현안들이 국감에서 제대로 논의되는지 ‘시민의 눈’으로 꼼꼼히 지켜보겠습니다.


10월 18일 해군본부와 해병대사령부에 대한 감사가 독도함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해군 국감인 만큼 천안함 관련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실망스럽게도 천안함 사고 관련 의혹들의 대부분이 다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국방부와 해군이 어뢰에 피격되었다고 주장하는 지점에서 천안함이 해류를 역류하여 북서진한 것에 대한 의문점 해소 요구, 연어급 잠수정의 제원, 성능, 운용여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명칭 등에 대해 국방부와 해군의 설명이 계속 번복되어온 것에 대한 해명 요구, 물기둥의 존재 여부, 구체적인 항적의 비공개 문제 등 대표적인 의문점과 문제제기가 다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나마 천안함과 관련하여 다루어지고, 비교적 쟁점이 되었던 것은 KNTDS와 TOD와 같은 군 장비 운용의 문제였습니다.


군 장비 운용 못해, 군 전체의 신뢰 떨어져


김장수 의원이 천안함과 관련된 군 장비운용의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김장수 의원은 “천안함 사고가 난 3월26일 당시 2함대사 당직자와 해군작전사령부 당직자가 KNTDS 화면에서 천안함 표시가 깜박이다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며 “당시 2함대와 해군작전사 당직자는 일시적 위성 전송 불량으로 판단해 상급자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4월2일 오전까지 초소에서 찍은 TOD 영상이 상급부대 서버에 디지털로 자동 저장된다는 장비의 기본기능에 대해서 해병대, 합동참모본부, 국방부 어느 누구도 알지 못했다”며 “허술한 TOD 장비 관리와 교육 때문에 군 전체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천안함 사고가 일어난 후 곳곳에서 ‘국방 예산을 증액해서 장비를 구입해 이러한 사고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감사에서도 김학송 의원이 추가 잠수함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듯이 ‘장비’에 대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김장수 의원이 밝혔듯이, 문제는 장비의 문제가 아니라 그 장비의 ‘운용’의 문제였습니다. KNTDS와 TOD 같은 고성능 첨단 장비를 구비하고도 제대로 운용을 못해서 천안함 사고 초기의 혼란를 자초하고 스스로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렸던 것입니다. 따라서 국방예산을 증액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주장은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다루어졌어야 할 천안함 문제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은 채 해군 국감에서 가장 쟁점이 되었던 것은 ‘대양해군’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참여연대 2010 국정감사 총정리


대양해군, 우리 해군의 목표가 되어야 하는가

정의화 의원은 “해군이 대양해군과 첨단 군사력 건설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하달했다는데 사실이냐”라고 물으며 ‘대양해군’에 대한 포문을 열었습니다. 이에 해군참모총장은 “사실과 조금 다르다. 대양해군이다 연안해군이다 이런 거는 해군의 목표가 될 수 없다”고 대답했고, 의원은 다시한번 “‘대양해군에 대한 육성방침을 유보한 것은 아니다’라는 뜻인가”라고 되물었고 총장은 “육성방침이다 이런 거는 없다. 우리나라 어선들이 세계 어디에든 나가 있고 그들을 보호할 수 있는 해군이 되어야 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정세균 의원은 “5월 4일 전군지휘관 회의에서 대통령이 ‘우리 군이 현실보다는 이상에 치우쳐 왔다’라고 하고, 5월 26일 국민원로회의에서는 ‘우리 군의 목표가 대양해군이라는데 그럼 일본이나 미국이 우리의 적이라는 얘기냔 말이냐’라는 얘기가 있었다고 하는데”라고 질문을 시작하자 총장은 “한반도에서의 침투, 이런 거는 소홀이 하고 밖에만 관심을 가졌던 것에 대해서 질책했던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런 지적에 동의하지는 않는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정세균 의원이 “대양해군이라는 용어가 업무보고에는 한마디도 없다”며 “갑자기 용어자체가 완벽하게 사라진 데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있는 거 아닌가, 원로회의나 뭐 이런데서 이런 얘기를 해서 이렇게 된 거 아닌가”라고 묻자, 총장은 “그렇지 않다”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정세균 의원은 “대양해군은 해군의 목표 중 하나인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대양해군이 중요한 목표라고 생각한다. 연안해군 뿐만 아니라, 대양으로 세계로 나가는 것은 중요하다. 대양해군의 목표를 가지고 있으면서 갑자기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이상하다. 우리는 대양해군이라는 측면에서는 매우 미흡하다. 대양해군을 향한 것을 늦출 수는 없다”며 ‘대양해군’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또한 김장수 의원은 “대양해군이라고 해서 침투, 국지도발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침투, 국지도발에만 우선시 되는 것은 곤란하다”고 했고, 김학송 의원도 “대양해군으로 가는 방향은 맞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의원들이 ‘대양해군’이 우리 해군이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확신을 가진 듯, ‘대양해군‘의 중요성을 피력했습니다. 그러나 대양해군은 큰 전투함을 갖는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제해권, 즉 해양패권 장악을 한국해군의 목표로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사용에 신중해야 할 용어입니다. 정부는 ‘원유수송로’를 확보해야 된다고 ‘대양해군’을 주장하지만 별 관련이 없습니다. 제해권을 장악하여 원유수송로를 확보한다는 것은 적어도 서태평양 지역에서는 현실성이 없고, 매우 위험한 발상일 수 있습니다. 오히려 한국해군은 대양해군이라는 슬로건을 내걸면서 실제로는 서태평양 제해권을 유지하기 위한 미국의 원해작전을 함께 하는 구실을 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향후 이 지역에서 야기될 가능성이 높은 미중 해양패권갈등에 휘말리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해군이 대양해군을 주장하는 것은 한반도를 오히려 지역분쟁 속으로 몰고 갈 우려가 큽니다.


한편 정의화 의원은 “제주도 해군 기지 문제가 아직 있다. 대양해군에 대한 미래 전략 상 제주도가 지리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대양해군에 대한 의지가 약해지면 제주도 도민을 설득하는데 어렵다. 그것을 지적하고 싶었다. 결론은 연안해군과 대양해군이 별다르게 있을 수 없고 동일하게 가야 한다는 것이다”라며 ‘대양해군’ 관련하여 제주도 해군 기지 건설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양해군’이라는 목표 자체가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어 제주도에 해군 기지를 건설하게 될 경우 제주도 해군 기지를 둘러싼 미중 해양 패권갈등이 격화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따라서 제주도 해군 기지 건설은 원천적으로 재검토가 필요한 사안입니다. ‘평화의 섬’이라는 제주도의 성격과도 맞지 않다는 것은 말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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