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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군축센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비핵군축운동을 합니다

  • 칼럼
  • 2005.04.29
  • 460
봄이 와서 산수유에 목련에 라일락이 잇달아 피고 세상이 따뜻하고 아름다워졌다고 좋아했는데, 이 따뜻하고 아름다운 세상에 짙은 전운이 드리워져 있다는 것을 알고는 가슴을 졸이게 되었다. 짙은 전쟁의 그림자를 드리운 주체는 다름 아니라 미국이다.

부시 행정부는 북한 정부의 붕괴와 같은 사태에 주한 미군을 북한에 투입해서 점령한다는 ‘북한 군사점령계획’을 세운 것으로 밝혀졌다. ‘작전계획 5029-05’라는 이 계획은 미국의 ‘북한 평화계획’이 사실상 ‘북한 평정계획’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평화’와 ‘평정’은 완전히 다르다. 우리는 둘의 차이를 잊지 말아야 한다.

2001년 10월에 충북대 인문학연구원은 ‘평화’를 주제로 국제심포지움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강내희 교수는 ‘평화’와 ‘평정’을 구별해야 하는 것을 강조했다. 둘은 어떻게 다른가? 평화는 폭력을 거부하고 서로를 존중할 때 이루어진다. 김상봉 교수가 제시하는 우리가 서로를 주체로서 존중하는 ‘서로주체성’의 세계가 바로 평화의 세계이다. 이와 달리 평정은 무력을 동원해서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억누르는 것이다. 평정은 그 자체로 반평화이다. 평정의 세계는 강한 자가 자신만을 주체로 주장하고 약한 자에게 무조건 자기를 따르도록 강요하는 제국의 세계이다.

사람들은 미국의 부시 대통령을 가리켜 ‘미치광이’라고, 그것도 ‘전쟁 미치광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는 이 세상을 평정의 대상으로 본다. 기독교 근본주의의 흑백논리에 사로잡혀 있는 그는 자신이 벌이는 ‘불의의 전쟁’을 ‘신의 뜻’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신을 내세워 ‘불의의 전쟁’을 벌이고 미국의 국익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이라크전쟁’이 벌어지게 되었다. ‘작전계획 5029-05’는 그가 북한을 상대로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라크전쟁’을 보면서 사람들은 ‘북한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 우려는 분명히 현실적 근거를 가지고 있었다.

미국은 북한이 미국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을 가장 큰 문제로 여긴다. 미국이 ‘협상’ 자리에 나오라고 했으면 즉각 나오고, 핵무기를 개발하지 말라고 했으면 하지 말아야 하는 데, 도무지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시는 북한에 욕설을 퍼붓고, 네오콘들은 북한을 평정할 수도 있다고 위협한다. 그러나 만일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세계 여론을 따르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면, 미국이야말로 문제 중의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유엔의 반대를 뿌리치고, 수천만 명의 세계 시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라크를 침략해서 파괴와 살상을 저지른 자가 누구인가? 과연 누가 평화의 적인가?

북한이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과거에 한번 큰 전쟁을 일으킨 나라로서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작은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점으로 따지더라도 사실 더 큰 위협은 일본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일본은 세계대전을 일으켜서 수억 명의 사람들을 고통 속에 몰아 넣었다. 그리고 이미 다량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 같은 상태에 있다. 북한은 ‘협상’에 임하지 않고 있어서 일본과 다르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은 2차대전의 책임을 실제로는 인정하지 않으면서 교묘한 거짓말과 속임수로 우리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협상’에 잘 임하고 국제활동을 활발히 한다고 해서 ‘좋은 나라’인 것은 결코 아니다.

북한의 가장 큰 문제는 경제가 피폐할 대로 피폐한 상태이고, 민주주의가 요원한 과제의 상태에 있는 것이다. 요컨대 사회 내적인 역량이 극히 취약하다. 정말로 북한의 개혁을 바란다면, 북한의 사회 내적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북한에 정말로 필요한 것은 ‘평정계획’이 아니라 ‘평화계획’이다. 평화만이 따뜻한 봄햇살과 봄바람처럼 북한을 안정시킬 것이다. 미국처럼 막강한 군사력으로 협박하거나 일본처럼 유골가루로 사기를 치는 식으로는 북한의 긴장상태를 누그러뜨릴 수 없다.

한때는 수백만 명이었으나 이제는 2만명 정도밖에 남지 않은 ‘이산 1세대’는 미국의 ‘북한 평정계획’을 보고 다시금 눈물을 흘리며 마음을 졸였을 것이다. 이들이 죽기 전에 고향을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평정이 아니라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 평화만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다.

홍성태(상지대 교수,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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