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군비축소 2018-07-26   2766

[논평] 한반도 평화 정세 역행하는 2019년 국방예산 요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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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정세 역행하는 2019년 국방예산 요구안

8.6% 무리한 증액 요구 수정되어야

3축 체계 구축 사업 중단하고 국방개혁 방향 새롭게 수립해야

지난 7월 24일~25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국방부는 ‘‘책임국방’ 실현을 위한 군사적 역량 확보, 국방개혁 추진’ 등을 위해 2019년 국방예산으로 작년 대비 8.6% 증가된 46조 9천억 원을 요구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안보 상황의 변화에 상관 없이, 북한 WMD 위협 억제 및 대응을 위하여 우리 군의 핵심능력 구축은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작년 7% 증가에 이어 아무런 정책 변동 없이 또다시 국방비를 대폭 증액하겠다는 것은 남북관계 개선,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변화하고 있는 한반도의 평화 정세에 맞지 않는 무리한 요구이며 <판문점 선언>의 단계적 군축 합의에도 반하는 것이다. 무리한 증액 요구는 수정되어야 하며, ‘군사비 축소’라는 기조 아래 방위력 증강 계획은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 기존에 3축 체계(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킬 체인(Kill Chain), 대량응징보복(KMPR)) 구축이 중심 방향 중 하나였던 국방개혁(안) 역시 새롭게 방향 설정을 해야 한다. 

국방부 보고에 따르면 2019년 국방예산 요구안은 전력운영비 31조 4천억원(67.1%)과 방위력개선비 15조 4천억원(32.9%)으로 구성되어 있다. 병 봉급 인상, 간부 증원 등으로 인건비 증가율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전력운영비 증가는 차치하더라도, 방위력개선비를 계획대로 증액하겠다는 계획은 납득할 수 없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업무보고에서 ‘3축 체계 조기 구축’이라는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이를 위한 예산은 그대로 배정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질의 과정에서 국방부,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이구동성으로 3축 체계 구축 계획에는 전혀 변동이 없으며 올해보다 17% 가량 증액한 금액으로 요구안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가 남북정상회담 이후 언급을 자제해왔던 KMPR에도 20% 가량 증액한 상태로 요구안을 작성했다고 덧붙였다. 

남북 정상은 <판문점 선언>을 통해 군사적 신뢰 구축에 따른 단계적 군축을 실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언론에 따르면 북한은 얼마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핵심시설인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해체 작업, 평양 인근의 ICBM 조립시설 해체 작업에 착수했다. 국방부는 업무보고에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로 DMZ 내 GP 전력 철수, 판문점 비무장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3축 체계 구축 사업은 더이상 명분이 없을 뿐더러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도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3축 체계는 선제타격까지 상정한 공세적인 무기체계로 군사적 긴장을 유발할 수 있고, 한국군이 정보와 지휘통제력을 미군에 의존하고 있어 3축 체계의 유용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이상 지속할 이유가 없다. 

한국의 복지 지출은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반면 군사비 지출은 전 세계 평균치를 넘어 올해도 세계 10위에 올랐다. 우리는 이미 <판문점 선언>을 통해 평화는 더 많은 군사비 지출이 아니라 대화와 신뢰 구축으로 이룰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제 정부와 국회는 과감한 군축을 통해 대규모 군사비를 복지와 평화정착 비용으로 전환해야 한다. 국방부는 업무보고에서 2019년 국방예산 요구안에 대한 기재부 2차 심의가 완료되었고, 8월까지 심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정부가 국회 제출 전 국방예산 요구안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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