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4-05-18   765

[성명]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병 결정 합의에 대한 논평 발표

보수언론, 국민 얕잡아보는 근거 없는 협박 중단해야

미국이 이라크 상황악화에 따라 주한미군 1개 여단 규모를 이라크에 파병하겠다고 사실상 ‘통보’하였고, 한미간 협의를 통해 이를 ‘합의’했다고 한다.

먼저, 미국정부가 이라크 점령이 이라크에 평화를 가져다 줄 수 없음을 인정하고 이라크 주둔 미군을 철수해야 할 마당에, 도리어 더 많은 군대를 보내 이라크 국민들과 싸울 것을 선택한 것에 개탄한다. 미국 국민들을 위해 진심어린 충고를 하건대, 미 정부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소중히 여기는 미국시민들의 명예와 안전을 위해서라도 미국 젊은이들과 세계의 젊은이들을 더러운 전쟁으로 내모는 일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사실상 주한미군의 단계적 감군은 이미 수 년 전부터 예정된 일이다. 실제적으로도 이번 파견이 심각한 방위력의 약화로 귀결될 가능성은 없다. 이 상황에서 미국이 만에 하나 일방적 통보와 같은 외교적 충격요법을 통해 이라크 상황악화에 따르는 미군의 순환배치를 마치 한국의 추가파병지연과 연계된 것처럼 비쳐지기를 기대한다면 이는 우리 정부와 국민을 얕잡아 보는 것이다. 이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미국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것이다. 최근 미국이 한국 시민사회의 여론을 읽는데 실패해 왔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냉전보수 언론의 근거 없는 국민협박은 중단되어야 한다. 그들은 주한미군의 이라크 이동을 대서특필하면서 마치 주한미군의 이라크 이동이 한국정부와 국민의 탓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이라크의 상황악화와 이라크 국민들의 저항이 한국정부의 태도 때문이라는 것인가? 우리가 ‘재건지원 부대’를 보내지 않아 미군이 ‘최정예 전투부대’를 이라크로 보내게 되었다고 주장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미군 대신 우리 젊은이들을 이라크로 보내서 고문과 학살로 얼룩진 불명예스럽고 살벌한 전장에서 이라크 국민들에게 총을 들게 하자는 것인가? 모호하고 현학적인 주장으로 국민을 협박하는 곡필을 일삼을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주장을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다.

정부는 주한미군의 이라크 이동에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정부가 밝힌 대로 주한미군이 이라크에 파견된 후 한국으로 돌아올 말지 하는 문제는 ‘이라크 상황악화 대처’라는 갑작스러운 이동의 성격과는 무관한 일이다. 또한 설사 돌아오지 않는다 해도 이는 장기적으로 준비되고 대비되어 왔던 일이기도 하다. 주한미군 이동과 한국군 파병은 별개의 문제이다. 다만 연관관계를 찾는다면, ‘한국군이 담당해야 할 국토방위의 임무’가 단기적으로 보다 엄중해졌고, 주한미군을 빼낼 만큼 이라크 상황이 악화돼 ‘한국이 예정했던 재건지원임무수행’이 더욱 불투명해졌다는 점이라 할 것이다. 한국정부와 국회는 이를 계기로 이라크 파병결정에 대한 재검토를 본격화해야 한다.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

peace20040518.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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