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4-04-21   802

[성명] 서희·제마부대 3진 파병 관련 논평 발표

고건 직무대행은 국방부의 ‘변칙적’ 파병 중지시키고 진상조사에 착수해야

1. 이라크 추가 파병부대인 자이툰 부대가 서희·제마부대 3진으로 위장한 채 오늘 이라크 현지로 떠난다.

2. 서희제마부대 3진이 660명 규모의 병력을 파견할 이유가 없다. 국방부는 작년 10월 2진 파병 당시 현지 사정 등으로 병력수요가 줄어들었다며 450안팎의 병력만 파견한 바 있다. 지금은 현지 상황 악화로 서희제마부대의 영외활동이 극히 제한되어 있다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서희·제마부대의 주둔지인 나시리아는 이라크 저항세력의 주요 근거지인 나자프 인근 지역으로 다른 어느 곳 보다 이런 임무를 충족시키기에 더 힘든 곳이다.

이렇듯 할 일도 없는 나시리야에 국방부는 작년 10월 파병했던 2진 보다 오히려 200여명이나 많은 660여명의 서희·제마부대 3진을 파병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국방부는 660여명의 서희·제마부대 3진 파병을 한다고 하면서도 앞선 2차례와 달리 몇 명의 서희부대와 제마부대를 파병하는지 밝히지 않고 있어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이번 파병이 순수히 서희제마부대의 연장이라면 구체적 임무도 없고, 여건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병력을 증파하는 것으로서 예산낭비는 물론 더 많은 장병들을 위험으로 노출시키는 부적절한 일이다.

3. 우리는 이 부대가 서희제마부대 본연의 임무만이 아닌 다른 임무를 디고 증파되는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이 부대가 키르쿠크 주지사의 방한 당시 추가 파병부대인 자이툰부대라고 소개했던 바로 그 부대라는 점에 주목한다. 국방부는 불필요하게 많은 규모의 병력을 서희·제마부대 3진이라는 이름으로 보내놓고 대규모 선발대 파견에 따른 여론부담을 변칙적으로 우회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방부는 편의적이고 변칙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매우 중대한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한국정부는 아직 파병지조차 공식 결정하지 않았다. 추가 파병과 관련한 국회 보고 당시 국방부 장관은 국회동의안에 예산이 누락되어 있었던 것에 대한 답변과정에서 파병에 앞서 예산안을 확정해서 국회에 다시 사전보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감스럽게도 국방부는 확정된 예산안에 대해 밝힌 바도 없다. 또한 국방부 스스로도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이툰부대의 파병과 관련해서는 어떤 일정도 확정된 것이 없다고 국민들에게 공언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방부가 서희·제마부대 3진을 가장한 사실상의 자이툰부대 선발대를 파병하는 것은 국회와 국민에 대한 명백한 기만행위이다.

4. 게다가 17대 국회 당선자 과반수는 중대한 상황변동이 발생했으므로 파병방침을 재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파병을 둘러싼 상황의 급변으로 인해 추가 파병결정에 대한 국민적 합의 기반도 약한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국방부가 변칙적 방법으로 실질적 추가파병을 추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직무유기행위이다. 국방부는 추가파병논의과정에서 파병을 기정사실화할 목적으로 부실조사와 정보왜곡을 계속해 왔다. 이번 변칙적 병력파견은 그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명확한 진상조사와 책임추궁이 불가피하다.

5. 고 건 직무대행이 국민과의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는 관리자의 임무를 다하고, 엄중한 시기에 국가적 선택에 앞서 국민의 뜻을 따르려 한다면 국방부의 이런 행각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고, 현재 강행되는 국방부의 파병강행에 대해서도 즉시 중단하도록 지시해야 한다. 물론 오늘 서희·제마부대 3진을 가장해서 파병되는 자이툰부대의 출국도 당연히 중지시켜야 한다.

평화군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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