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핵없는 세상 2012-03-10   2486

[공지] 후쿠시마 원전사고 1년, 이제는 탈핵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1년, 이제는 탈핵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1년, 이제는 탈핵이다

 


아이들에게 핵없는세상을
2011년 3월 11일 전 세계를 방사능 재앙의 공포로 떨게 했던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사고 원자로는 방사능을 내뿜고 있으며 사고수습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원전 주변 20km안의 마을은 사람이 살 수 없는 유령도시가 되었고 15만 명이 난민이 되어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사능에 오염된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지난 40년간 대도시 전력공급을 위해 희생을 감수해온 지역주민들은 다시 방사능 피폭자가 되어 일본 사회로부터 차별과 멸시를 당하고 있습니다.   

 일본 사회가 방사능의 저주에 고통당하고 있는 동안 세계는 앞다투어 탈원전 정책을 결정했습니다. 독일을 시작으로 스위스, 이탈리아, 벨기에 등이 원전폐기 결정을 했습니다. 아시아 국가인 대만도 신규원전 건설을 중단했고, 중국 역시 신규원전 추가건설 논의를 중단했습니다. 후쿠시마 사고 직후 전체 17기 원전 중 8기의 원전을 폐쇄했던 독일의 경우 전력부족은커녕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이 20%까지 높아졌습니다. 54기의 원전을 가동했던 일본도 52기를 가동 중단했지만 대규모 정전사태 없이 사회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원전을 줄여나가면 전력부족사태가 발생해서 촛불을 켜고 살거나 암흑천지로 바뀐다는 정부와 원자력계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세계가 후쿠시마 사고를 교훈삼아 탈원전을 선택하는 데 반해 이명박 정부는 오히려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59%로 높이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원자력발전을 IT와 조선산업을 이을 미래성장동력 산업으로 추진하겠다며 후쿠시마 이후 세계에서 유일하게 신규원전 후보지를 지정하기도 했습니다. 나아가 이달 말 열리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맞춰 200여명의 세계 원자력산업계 대표단들을 불러 국내 원전산업을 확대할 기반으로 삼으려 하고 있습니다. 

원자력발전은 이미 세계시장에서 퇴출된 산업입니다. 수조원의 건설비가 드는 원전은 시장에 내놓아도 아무도 사려하지 않습니다. 원자력발전이 사라지고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이 빠르게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 해 성장하는 세계 에너지 시장의 40%가 풍력발전이 차지할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 해 풍력에너지 투자액은 전년에 비해 20%나 증가했습니다. 지난 2010년, 태양광 발전 보급이 2009년에 비해 2배나 증가할 만큼 태양광 산업 또한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시민들도 원자력 탈피를 원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한 여론조사에서 우리 국민의 65%가 정부의 원전확대 정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의 95% 이상이 태양광과 풍력을 바람직한 에너지원으로 꼽은 반면 원자력은 최하위인 35%에 머물렀습니다. 무엇보다 후쿠시마가 우리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원자력은 재앙 그 자체이고 우리 삶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원자력은 핵폐기물과 방사능을 내뿜는 재앙 그 자체이지만 태양광과 풍력같은 재생가능에너지는 청구서를 발행하지 않는 자연에너지입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탈원전의 교훈으로 삼았습니다. 다국적 전력기업이 회사의 이미지를 생각해서 원전산업을 포기할 만큼 탈원전은 세계적 흐름입니다. 한국 정부는 원자력 르네상스의 맹신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이웃나라의 방사능 재앙을 눈앞에 보면서도 탈원전 사회로 가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원자력발전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고 그 자리를 재생가능에너지와 에너지 효율을 통해 채워나간다면 우리도 원전 없는 사회가 가능하다는 여러 에너지대안 시나리오가 나와 있습니다.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이야말로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동력입니다. 정부의 정책적 의지만 있다면 탈원전 사회는 만들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지금이라도 후쿠시마 사고를 교훈으로 삼아 시대착오적인 원전 확대정책을 당장 중단해야 합니다. 정치권과 각 정당은 탈원전 에너지 정책 공약을 수립해야 합니다. 현 세대의 탐욕과 편리를 위해 원자력을 확대하고 후손에게 핵폐기물을 넘기는 일은 죄악 그 자체입니다. 여기 모인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원자력에 우리의 삶과 미래를 맡겨두지 않을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핵없는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탈원전 사회가 이루어질 때까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하면서 우리의 주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 우리의 주장-
1. 정부는 삼척, 영덕 신규원전 후보지 선정을 백지화하라. 
1. 정부는 수명다한 노후원전 고리 1호기, 월성 1호기를 폐쇄하라.
1. 정부는 건설중인 원전과 건설계획이 확정된 원전 건설을 백지화하라.
1. 정부와 한전은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을 중단하라.
1. 정부는 원전진흥정책과 원전 수출 정책을 백지화하라. 
1. 정부는 재생가능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효율을 중심에 둔 탈원전 정책을 수립하라.
1. 모든 정당은 탈원전기본법을 제정하고 탈원전로드맵을 수립하라.
1. 우리 유권자들은 4.11 총선과 12월 대선 때 탈핵후보와 탈핵 정당을 지지할 것을 약속한다.

*첨부: 후쿠시마 모자피난 가족의 어린이 아베 유리카의 발언
         영덕 초등학교 6학년 김규리 어린이의 발언
         밀양 초등학교 5학년 박경석 어린이의 시
         그린피스 국제본부 방사능 전문가 리안 툴의 연대사

2012. 3. 10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아이들에게 핵없는세상을


후쿠시마 모자피난 가족의 어린이 아베 유리카의 발언

 

안녕하세요. 저는 아베 유리카 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제가 살았던 후쿠시마시는 원자력발전소로부터 60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나라(정부)가 정한 피난지역은 아닙니다. 하지만 방사선 양은 높은 곳 입니다.

3월11일 오후 2시46분, 엄마와 슈퍼에서 장을 보고 있을 때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선반에서 물건이 우르르르 바닥에 떨어져 그것을 피해가며 밖의 주차장으로 도망을 갔습니다.

서있을 수 없을 정도의 강한 지진이어서 주차장에 앉아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3분 정도 긴 지진이 계속 되어 무서웠고 후쿠시마가 부숴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정전이 되어 물도 전기도 쓸 수 없게 되어서 물과 먹거리를 사재기 하는 사람들로 슈퍼는 가득 찼고, 앗 하는 순간에 상품이 동이 나버렸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석유도 구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라디오에서 3월12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 1호기가 수소 폭발했다는 것을 들은 아버지는 “위험하니, 언제라도 도망갈 수 있도록 짐을 챙겨라”라고 하셨습니다.

뭐가 위험한지 잘 알 수 없었지만 아버지의 표정으로부터 큰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집 안에서도 마스크와 선그라스를 쓰고 있었고 밖에 나가서는 안된다는 말씀에 계속 집에 있었습니다.

TV나 아버지, 어머니의 이야기로부터 원전사고나 가서 많은 방사능이 밖으로 나갔다.(유출되었다.) 그것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색깔도 없고, 냄새도 없지만, 암이나 갑상선에 생기는 병(질환), 백혈병에 걸릴 수도 있다. 사람의 세포를 파괴하는 위험한 물질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매우 무서워졌습니다.

 

14일 3호기까지 폭발했습니다. 3호기는 플루서멀(plutonium thermal, 플루토늄 떼르말)이 들어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합니다. 도망가지 않으면 안되는데, 석유가 없어서 도망갈 수가 없었습니다. 10리터의 석유를 넣기 위해서 몇 시간씩이나 줄을 서고, 그것도 몇 군데를 돌아야 겨우 석유를 넣을 수 있게 되어, 16일이 되어 가족과 야마가타로 피난을 갔습니다. 아버지는 저를 원전사고 장소로부터 가능한 먼 곳으로 피난을 시키려고 3월18일, 어머니와 저, 그리고 할머니는 홋까이도로, 5월10일에는 어머니와 둘이서 키타카타시로, 7월26일에는 오키나와로 이동하여, 8월25일에는 지금 살고 있는 쿄토로 왔습니다. 저는 반년 동안 홋카이도, 키나카타시, 쿄토 이렇게 세 번이나 학교가 바뀌었습니다.

후쿠시마의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도 싫었고 만나지 못한다는 것이 굉장히 힘들고 슬펐습니다.

새로운 학교로 전학할 때 마다 ‘친구가 생길까?’, ‘이지매를 당하지는 않을까?’, ‘공부는 잘할 수 있을까?’ 등 불안했습니다. 겨우 친구가 생겼나 싶으면 다음 학교, 또 다음 학교로 바뀌는 바람에 정말 힘들었습니다. 홋카이도에 있을 때, 이 이야기를 선생님께 말씀 드렸더니 ‘이곳저곳으로 전학가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생각을 바꾸어 해보면 전국에 친구가 있다는 일은 멋진거야’ 라고 하셔서 ‘그렇구나’라고 생각했고, 매우 기분이 편해졌습니다.

 

원자력발전은 생활이 편리해지고, 일자리도 늘어나 돈을 받을 수 있을런지는 몰라도 한번이라도 폭발하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무서운 것입니다.

방사능 때문에 병에 걸리고 싶지 않습니다.

방사능 때문에 죽고 싶지 않습니다.

원전 폭발로 저는 고향인 후쿠시마를 떠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친구들과 헤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몇 년 동안, 아니 몇 십 년 동안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피난을 간 후, 제일 좋아하는 아버지와 뿔뿔이 흩어져 살게 되었습니다.

만날 수 있는 것은 한 달에 한번 정도입니다.

아버지는 저를 지켜주고 피난시키기 위해서 후쿠시마에 남아서 일을 하고 계십니다.

스스로 피난한 사람들에게는 아무 보상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활이 얼마나 계속될까요?

후쿠시마에 돌아가고 싶어!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 아버지와 함께 살고 싶어!

원전사고가 일어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이제는 본래대로 되돌아 갈 수 없습니다.

원전사고가 일어나면 본래대로 되돌랄 수 없습니다.

이제 더 이상 저와 같은 생각을 (또 다른) 누군가가 하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제 더 이상 이런 사고는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는 원전사고 때문에 방사능을 뒤집어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른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저는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요?

제가 결혼할 수 있을까요?

제가 건강한 아가를 낳을 수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영덕 초등학교 6학년 김규리 어린이의 발언

 

안녕하세요. 저는 영덕에 사는 초등학교 6학년 김규리입니다.

저는 작년부터 영덕에 핵발전소가 들어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제 1년이 다 되어가는 3월11일 후쿠시마 사고 이후로도 핵발전소가 뭔지에 대해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게 영덕에 들어온다니 실감이 안 나고 앞으로 영덕은 앞으로 어떤 모습이 될지 무섭기도 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영덕은 푸르고 아름다운 고장입니다.

영덕 하면 대게가 당연하게 떠오릅니다.

우리는 대게와 송이가 특산물인 영덕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살기좋은 곳에 핵발전소가 들어섭니다.

우리들은 후쿠시마와 체르노빌의 피해사례를 보아왔습니다.

얼마나 많은 기형아와 기형동물들이 있던가요.

영덕 대게의 다리를 하나 더 늘리고 싶지 않습니다.

대게의 눈이 3개면 얼마나 놀랍고 두렵겠습니까.

다른 곳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형을 싫어하고 꺼려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핵발전소를 좋아합니다.

이게 말이 되는 걸까요.

저는 핵발전소 최종 후보지 중 하나인 영덕에 살고 있는 학생입니다.

영덕으로 이사온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영덕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제 친구들은 핵발전소를 반대합니다.

초등학생이 반대합니다.

더 이상의 핵발전소 건설을 취소하고

가동 중인 원전도 그만 닫아주시길 바랍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밀양 시민들이 할아버지와 할머니들과 함께

이치우 할아버지를 기억하며

날마다 촛불을 들고 

영남루 앞에 서 있습니다.

 

촛불이 무슨 힘이 있는지 모르지만,

저도 함께 촛불을 들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할머니들은 한전 욕도 하고, 국회의원 욕도 하고,

꼬추 확 따뿐다 욕도 하지만,

마음은 정말 따뜻하고 

훌륭하신 분들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그렇게 집회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저도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이제라도 기억해 주세요.

송전탑 벌목을 막기 위해

기어서 산을 올라

나무를 껴안았던 우리 할머니들을

그리고 평생 사신 곳에서 몸을 불태워 돌아가신

이치우 할아버지를..                          

 

 

그린피스 국제본부 방사능 전문가 리안 툴의 연대사

 

저는 후쿠시마 사고가 발생하자마자 그 지역주민들에 대한 방사능의 위험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도착한 순간부터 방사선 요오드과 세슘등 방사능오염이 사고현장에서 60km밖에까지 이미 진행이 되고 있었고 그 영향이 엄청날 것이며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정원과 밭에서 나온 채소는 먹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오염되었으며, 농지는 쓸모 없는 곳이 되었습니다.

 

그린피스는 지난 1년간 후쿠시마 사고의 방사능 영향에 대하여 꾸준히 감시를 해왔고,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방사능의 위험을 속에서 매일 살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로서 국민을 보호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충분하지 않다고 밖에 말씀 드릴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후쿠시마가 준 교훈으로부터 배우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합니다. 비록 사고자체는 지진과 해일로 인해 발생했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정치적인 개입과 제도의 미비 등 정부의 시스템이 실패하였다는 것입니다.

 

다른 많은 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에도 원자력을 홍보하는 이들 (정부나 산업계)과 국민들을 원자력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이들이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산업계에서는 위험한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굉장히 낮다고 지속적으로 말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위험한 사고들은 약 10년에 한번 일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동시에, 산업계는 이러한 크나큰 사고의 비용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도 않습니다. 후쿠시마 사고의 총 비용은 약 5000-6000조 정도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비용의 대부분은 정부와 납세자가 지불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후쿠시마 사고는 핵에너지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하였습니다. 세계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이 교훈을 배워 재생가능에너지에 바탕을 둔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 미래를 선택하여야 합니다.

 

Thank you. Kam sa hamn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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