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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평화와 정의,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3)



GPPAC 동북아시아 행동의제 논의를 위한 제안


동북아시아의 특징

동북아시아의 두드러진 특징은 국가와 국가간 행위가 공고한 ‘국가안보’와 ‘민족의 역사’ 패러다임에 지배되고 있다는 것이다. 안보정책의 중심에는 ‘공포의 균형’이나 ‘절대 억지력’이라는 낡은 이념에 기초한 군사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그 결과 동북아시아에는 군사적 긴장과 군비경쟁이 계속되어 왔으며, 군비에 대한 문민통제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무기 생산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안보패러다임은 인권과 시민의 평화라는 보다 근본적인 가치들을 약화시켜왔다.

더욱이 미국 주도하에 공격적인 군사동맹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보다 공세적인 군사력(MD, 핵무장, 해외주둔미군재배치(GPR) 등) 증강이 공식화되고 있다. 한미동맹과 미일동맹도 지역 군사동맹으로 전환하고 있어 동북아 지역의 긴장과 위험을 확산시키고 있다. 그러나 국가예산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방비는 시민들에 대한 사회복지 확대와 기초생활 보장을 심각하게 가로막아 왔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민주주의의 정착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동북아 지역의 국가간의 그리고 국가 내부의 갈등으로 인해 이 지역 공통의 역사 인식이 부재한 상황이다. 더욱이 각 국가의 민족주의가 부각되면서 협소한 민족 및 국가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일본의 식민주의가 남긴 과거사 문제나 영토갈등에 대한 책임문제도 해결되지 못한 채 남아있다.

동북아시아의 시민사회도 충분히 발전되지 못한 상태이다. 국가는 종종 공공연한 폭력을 행사하며 시민사회를 통제하기도 한다. 특히 중국과 북한에서 국가통제 문제는 심각히 우려할만하다. 동북아시아에서는 갈등을 예방하기 위한 국가기구-비정부 기구간의 파트너십도 여전히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 국제적인 혹은 지역 내의 갈등문제에 대해 국가와 시민사회 행위자 사이에는 신뢰구축 노력이나 공동의 규범 혹은 심도 깊은 역사적 이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에 기초한 지배적인 사회적 관행들 때문에 평화와 갈등 문제 해결을 위한 비정부 기구(NGO)들의 국경을 초월한 협력관계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시민사회의 역할

시민사회는 기존의 ‘안보패러다임’을 ‘평화패러다임’으로 대체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먼저 시민사회는 ‘안보’ 개념의 형성과 해석을 국가가 독점하고 있는 것에 대해 도전해야 하며 ‘안보’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해석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안보개념의 핵심에는 ‘국가이익(state interest)’, ‘적(enemy)’, '안보 위협(security threat)', '중대한 위험(grave danger)' , 혹은 ‘국가통합(integrity of the nation)' 등을 포함하고 있는데 시민사회는 이러한 금지된 영역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

시민사회는 안보문제에 대한 민주적 통제와 감시를 확장하여 군사부문에 대한 문민통제를 촉진해야 한다. 이러한 활동에는 정보공개와 알권리 보장, 국방예산이나 국가기밀 범위에 대한 사회적 합의, 공익 제보자 보호, 국방비 지출에 대한 시민감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의 권리와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명령에 대해 불복종할 수 있는 의무와 권리를 포함한 사병의 기본권 보호, 사병들에 대한 인권교육, 군사훈련에 대한 동의 그리고 군사시설이 가져올 영향에 대한 사전사후평가 등이 포함된다.

시민사회는 윤리적 통제의 사각지대인 군사안보 분야에서도 윤리적 기준이 적용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시민사회는 이와 더불어 다양성 존중, 공존, 관용에 대한 지역적(동아시아적) 규범을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시민사회는 이들 과제에 대한 지역 내 협력이 제도화되고 윤리 규범으로 정착되도록 이를 일관되게 주장해야 한다.

시민사회는 평화, 정의, 지속가능한 개발 그리고 시민-국가간 파트너십이라는 공동의 규범에 기초한 시민국가의 공동체, 즉 ‘동아시아 공동의 집’을 건설해야 한다. ‘동아시아 공동의 집’은 안보, 인권, 인도주의, 시민사회 연대, 지역적 감시, 정보공유 그리고 문화적, 지적 교류 등을 포함하여 포괄적인 협력을 구축하고자 하는 시민사회의 비전이다.

아울러 동북아시아 시민사회는 각국의 군비를 감시하는데 있어 지역적 협력을 증진시켜야 한다. 이는 ‘위협(threat)’과 ‘위험(danger)'에 대한 재해석, 무기획득과 거래에 대한 투명성, 갈등 예방을 위한 군사적 협력, 군에 대한 민주적 문민통제의 원칙과 실행을 확장하는 것을 포함한다.

시민사회는 각 나라별 역사를 다시 서술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동북아시아의 시민사회는 각국의 역사와 교과서를 검토하고 새로운 공동 역사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국경을 초월하여 협력해야 한다.

GPPAC (Global Partnership for the Prevention of Armed Conflict, 무장갈등예방을 위한 지구적 파트너십)은 무력분쟁예방을 위한 시민사회, 정부, 유엔기구와의 새로운 협력관계를 모색하자는 것으로, GPPAC 프로세스는 2001년 무력분쟁예방에 대한 시민사회의 참여를 촉구하는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의 권고로 시작되었다. 각 국가와 지역별로 행동의제를 논의하는 프로세스를 거쳐 지난 2005년 7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2005 GPPAC (2005 갈등분쟁예방 국제회의)회의가 열렸으며 이 자리에서 GPPAC Global Action Agenda가 채택되었다. 이에 앞서 2004년 4월 GPPAC 한국위원회가 조직되었으며, 2005년 2월 일본 도쿄에서 GPPAC 동북아지역대회를 열어 GPPAC 동북아 행동의제를 채택하였다. 위 자료는 GPPAC 동북아지역대회에서 발표한 참여연대 발표문이다. GPPAC 관련 자료는 http://www.peaceboat.org/english/rsic/gppac/index.html 참조



평화 패러다임과 안보 패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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