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국제분쟁 2004-04-08   790

한국도 당사자, 세계와 연대해 갈등분쟁 막아내야

‘2005갈등분쟁예방국제회의’ 한국위원회 발족

‘2005갈등분쟁예방국제회의(Global Partnership for Prevention of Armed Conflict)한국위원회'(이하 한국위원회)가 8일 오전 11시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발족식을 가졌다. 한국위원회는 국내는 물론 동북아 지역 시민사회 단체들과의 연대 활동 강화해 갈등·분쟁예방을 위한 지역차원의 전략의제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지역에 기반한 전 지구적 수준의 전략 수립해야

지난 2001년 6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시민사회단체들이 유엔과 함께 갈등분쟁 예방을 위한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줄 것을 촉구하는 권고문을 발표한 이래, 전 세계 시민사회 단체들이 2005년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갈등 분쟁 예방을 위한 국제회의”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국제회의는 지역공동체부터 전 지구적 수준에 이르기까지 갈등과 분쟁의 예방을 위한 시민사회의 참여와 효과적인 행동을 조직하기 위한 공통의 강령을 설정하고, 각 지역별, 국가별, 협의체별 상황과 특징에 적합한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도 2003년 12월부터 경제정의실천연합, 동북아평화연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등 20여개 시민사회단체들과 관심 있는 개인들이 동북아시아 지역협의회 일원으로 참여해 왔다.

한국위원회는 발족선언문에서 “냉전 종식 이후에 다양한 정치적, 인종적, 종교적 집단들이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폭력을 써, 개인과 공동체의 안전이 위협당하고 있다”며, 전 인류가 테러와의 전쟁에 내몰리게 된 현실을 지적하고, “전쟁 없는 삶은 인류의 기본 인권, 물질적 발전, 복지 실현을 위한 최소한의 선결조건”이라고 밝혔다.

한국위원회는 이를 위해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갈등 분쟁 세력들과 접촉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축적해 온 시민사회단체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국, 갈등 당사자로 많은 과제 안고 있어

한국위원회는 특히 한국이 갈등 당사자로 개입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이 과거 동아시아를 지배한 제국주의와 냉전의 역사 속에서, 전쟁과 무력지배의 피해자로 때로는 전쟁의 적극적 가담자가 되어 온 역사에 주목하는 것이다. 또한 “아시아태평양전쟁과 식민지지배의 역사적 교훈을 현재에 살리는 문제를 둘러싸고 일본과의 갈등도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의 평화정착 문제는 우리 모두의 안보는 물론 동북아 전체의 안보와 직결되고 있다”고 말하고, 여러 단체, 기관, 활동가, 전문과의 동참을 강력히 호소했다.

한국위원회는 5월 갈등분쟁 예방을 위한 한국위원회 참여단체 내부워크샵을 가지고, 이후 ‘갈등분쟁 예방 유엔활동 지침(가)’을 만들어 안전보장이사회와 같은 상위 정책결정과정에 반영할 것을 건의할 예정이다.

오늘 발족식에는 양영미(참여연대), 이김현숙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이재영(한국아나뱁티스트센터), 박성준 (비폭력 평화물결), 정경란(평화를만드는여성회) 씨 등이 참가했다.

2005 갈등 분쟁예방 국제회의 한국위원회 발족선언문

전쟁과 각종 무장 분쟁, 그에 따른 막대한 인명 손실로 얼룩진 20세기를 마감하면서 우리는 21세기는 인류의 공동 노력으로 평화로운 시대가 되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21세기는 다시 무고한 인명의 손실과 그에 따른 전쟁으로 시작됐고 현재의 폭력적 현실은 평화로운 21세기에 대한 인류의 희망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전쟁 없는 삶은 인류의 기본 인권, 물질적 발전, 복지 실현을 위한 최소한의 선결조건이다. 그러나 20세기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냉전으로 이어진 국가의 폭력으로 얼룩졌고 20세기 말 냉전 종식 이후에는 다양한 정치적, 인종적, 종교적 집단들이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폭력에 의존하면서 오히려 국가 내 집단간의 무장 갈등이 만연하게 되었다. 이에 덧붙여 21세기의 시작과 함께 전 인류가 테러와의 전쟁에 내몰리게 되면서 세계 곳곳에서 국가가 주도하는 군사적 폭력이 재연되고 개인과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군사적 긴장이 더욱 증가되고 있다.

집단간의 갈등 분쟁이 증가하고 전통적인 국가적 통제가 효력을 상실하게 되면서 각국 정부와 비정부 기구들 모두 사후적 대응에 집중하게 되었다. 그러나 갈등 분쟁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한편으로 갈등과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포괄적인 연구와 실천에 대한 새로운 접근도 시도되게 되었다. 특히, 무장 분쟁으로 인한 국가와 사회제도의 파괴, 공동체와 개인 삶의 파괴, 그리고 분쟁 종식 후 국가와 공동체 재건, 개인과 집단의 상처 치유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에 각국 정부와 비정부 기구들이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제 정부와 비정부 기구들 모두 지속 가능한 갈등 분쟁 예방 방법을 모색하고 공존과 화해의 평화적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현장에서 갈등 분쟁 세력들과 접촉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축적해 온 시민사회 단체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시되게 되었다.

다양한 경험의 토대 위에서 예방에 초점을 맞춘 효과적인 갈등 분쟁 대응책을 마련하려는 시민사회 단체들의 끊임없는 노력은 이제 국가 주도의 갈등 분쟁 해결에 새로운 대안으로 인식 되어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2001년 6월 시민사회 단체들이 유엔과 함께 갈등 분쟁 예방을 위한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줄 것을 촉구하는 권고문을 발표했다. 네덜란드의 평화 단체인 <유럽갈등예방센터>가 이 권고문에 처음 호응하였고 현재는 전 세계 시민사회 단체들이 대륙별, 국가별로 결합해 2005년 유엔본부에서 갈등 분쟁 예방을 위한 국제회의 를 개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한국에 사는 우리는 과거 동아시아를 지배한 제국주의와 냉전의 역사 속에서, 때로는 전쟁과 무력지배의 피해자로, 때로는 이에 대한 적극적 가담자가 되어 갈등의 당사자로 살아왔다. 그리고 그러한 갈등과 폭력적 지배가 집단과 개인에게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긴다는 것을 경험했음에도 이를 극복하고 청산하지 못한 채 국내외적으로 잠재적 갈등과 분쟁의 불씨를 온존시켜왔다. 그 결과 오늘날의 한국은 여전히 각종 갈등 상황의 당사자로서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 정착 문제는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안보는 물론 동북아 전체의 안보와 직결되고, 아시아태평양전쟁과 식민지지배의 역사적 교훈을 현재에 살리는 문제를 둘러싸고 일본과의 갈등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 이 외에도 많은 문제에 한국이 갈등 당사자로 개입돼 있다.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이러한 갈등들을 완화하고 새로운 갈등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세계 시민사회 단체들과의 공동적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갈등 분쟁을 완화시키고 나아가 예방하기 위해서도 한국사회와 한국 시민사회 단체들이 인류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인식 하에서 우리는 오늘2005년에 열릴 갈등 분쟁 예방 국제회의를 준비하기 위한 <2005 갈등 분쟁예방 국제회의 한국위원회>를 발족한다.

<2005 갈등 분쟁예방 국제회의 한국위원회>는 평화 건설과 갈등 분쟁 예방에 관심을 가지고 일해온 시민사회 단체, 기관, 활동가, 전문가들로 구성되며 국내적으로는:

– 갈등 분쟁 예방 문제와 관련된 프로그램과 토론을 조직하고,

– 갈등 분쟁 예방에 대한 경험과 교훈을 서로 공유하고 이를 문서화하며,

– 한국과 관련된 갈등 분쟁 예방 의제를 개발해 유엔에 제안하고,

– 이미 형성돼 있는 평화 네트워크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보다 많은 단체와 개인들이 참여하는 새로운 평화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일을 하고자 한다.

또한 동북아지역 차원에서는:

– 동북아지역에서 갈등 분쟁 예방을 위한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대응을 모색하며,

– 유엔에 제출할 동북아지역의 의제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 동북아지역 시민사회 단체들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교류를 확장하는 일을 하고자 한다.

위의 두 차원의 일을 통해 <2005 갈등 분쟁예방 국제회의 한국위원회>는 아시아 전체는 물론 다른 대륙과의 정보 공유를 강화하고 한반도와 동북아는 물론 세계의 갈등 분쟁 예방에 기여하고자 한다.

그 동안 한국 시민사회는 경제 사회 환경 정의의 실현, 남북화해와 협력, 일본 전쟁과 식민지 피해자의 인권회복과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 반전 운동, 평화문화 확산 운동 등을 전개해 왔다. 또한 최근에는 각종 문제에 대한 폭력적인 접근에 반대하고, 갈등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며, 나아가 예방하기 위한 방법들을 모색해오고 있다. 이러한 시민사회 활동의 역사와 노력을 결집해 오늘 우리는 평화와 공존에 기초한 사회 건설을 위한 주체로서 갈등 분쟁 예방의 필요성을 한국사회에 알리고 동북아는 물론 세계의 시민사회 단체들과 협력할 것을 다짐한다. 또한 전 세계가 직면한 이 역사적인 과제를 해결하고 갈등 분쟁 없는 평화의 세계를 함께 열어나가기 위해 여러 단체, 기관, 활동가, 전문가들의 동참을 강력히 호소한다.

2004년 4월 8일

2005 갈등 분쟁예방 국제회의 한국위원회

홍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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