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핵없는 세상 2011-07-07   4093

[성명] 신규 핵발전소 건설,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 추진하는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후쿠시마 핵사고의 아픔을 눈앞에서 보고도
지자체와 핵발전사업자의 뒤에 숨어
신규핵발전소 추가 건설,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을 추진하는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일본 후쿠시마 핵사고를 통해 인류는 핵발전소의 위험성에 대해 다시 한번 놀라고 있다.


이미 외부로 누출된 방사성 물질은 지구 전역에 확산되었고, 후쿠시마 핵발전소 반경 30km는 물론 더욱 넓은 지역의 주민들이 정든 고향을 떠나 대피소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인근의 토양과 해양이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것은 물론이고, 240km나 남쪽으로 떨어진 도쿄에서도 수돗물, 차잎 등 다양한 곳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는 등 한마디로 일본 전체가 방사능 공포를 넘어 실질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그동안 유기농 농업, 축산업을 해오던 이들이 후쿠시마 핵사고를 계기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자살하는 사례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뒤늦었지만, 일본 내에서 핵발전 정책을 바꾸고자하는 흐름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은 소잃고 외양간이라도 고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것이다. 일본 뿐만 아니라, 이미 기존에 탈핵정책을 선언한 바 있는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등이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자신의 탈핵정책을 재확인하고 탈핵발전을 향해 더욱 힘차게 나아가고 있는 모습은 후쿠시마 핵사고를 통해 교훈을 얻은 이들의 매우 당연한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정작 일본 후쿠시마 핵사고를 바로 옆에서 바라보고 있는 우리나라는 정반대의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직후, 많은 나라들이 기존에 추진 중인 핵발전소 건설 계획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내놓을 때, 신규 핵발전소 후보지로 거론되던 삼척, 울진, 영덕에서는 부지 답사가 예정대로 진행되는가하면, 지난 5월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사고가 일어났다고 하지 않는 것은 후퇴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원전정책은 그대로 진행될 것”임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또한 노후 핵발전소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최근 잦은 가동 중단이 일어났음에도 안전성 여부에 대한 투명하고 공정한 점검을 하기보다는 예전처럼 폐쇄적인 안전점검단을 구성하여 매우 짧막한 발표만을 마친 바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후쿠시마 핵사고에도 불구하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신규 핵발전소 건설 계획과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 계획이 속속 추진되고 있다. 삼척 지역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신규 핵발전소 부지선정을 위한 지역주민 강연회를 마을 단위로 진행 중에 있고, 경북도는 경주, 영덕, 울진 등 동해안권에 원자력클러스터를 만들겠다며 발표하고 있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은 그동안 월성 1호기를 7월 17일 재가동할 예정이다. 월성 1호기는 내년 설계수명이 끝나 아직 수명을 연장할 것인지에 대한 점검을 하지도 않았지만, 무려 2년 3개월 동안 압력관 교체작업을 먼저 진행하여 형식적인 수명연장 심사절차를 추진하기 위해 가동을 재개하는 것이다.


이 모든 일들은 정부가 핵발전정책을 포기하기는 커녕, 더욱 강력히 추진하면서 생긴 일이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핵발전정책을 전면 재검토했다면 이러한 일들은 일어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지자체와 핵발전사업자 뒤에 숨어 자신들과 무관한 일이라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정부의 승인없이 불가능한 신규 핵발전소 건설과 핵발전소 수명연장을 어찌 일개 지자체장과 핵발전사업자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인가? 이러한 측면에서 정부는 핵발전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국민들을 핵사고의 위험성에 빠뜨리는 것은 물론, 최소한의 책임있는 자세 조차 보이고 있지 않다.


우리는 다시 한번 정부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자세를 강력히 규탄한다.


후쿠시마 핵사고에도 불구하고 핵발전정책을 계속 추진하는 것은 한반도를 제2의 체르노빌, 후쿠시마로 만들 수 밖에 없다는 당연한 교훈을 받아드려야 할 것이다. 핵사고와 핵발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규핵발전소 건설과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 시도가 중단되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요구에 대해 정부는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지자체나 핵발전사업자의 뒤에 숨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는 것을 정부는 명확히 알아야 할 것이다.



2011.7.7.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사)에너지나눔과평화, 가톨릭환경연대, 경주핵안전연대, 광주환경운동연합,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녹색교통운동, 녹색연합, 다함께, 대학생사람연대, 민주노동당,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언론시민연합,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 반핵울산시민행동, 보건의료단체연합, 부안시민발전소, 사회당, 사회진보연대, 삼척핵발전소(핵단지) 유치 백지화위원회, 생태지평,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에너지전환, 에너지정의행동, 여성환경연대, 영광군농민회, 영덕 핵발전소 유치 백지화투쟁위원회, 원불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학생행진, 전태일을따르는민주노동연구소, 진보신당, 참교육학부모회, 참여연대, 천주교창조보전연대, 초록교육연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YMCA전국연맹, 핵으로부터 안전하게 살고싶은 울진사람들,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전국교사모임, 환경과공해연구회,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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