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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부 초기마다 반복되는 색깔 시비에 대한 참여연대 입장


1. 고영구 국정원장과 서동만 교수에 대한 낡은 색깔시비가 거세다. 이 냉전적 반개혁적 마녀사냥은 당초의 관심사였던 '국정원 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의 해결을 가로막는 것은 물론, 민주주의 그 자체를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적 위협이 되고 있다.

2. 돌이켜 보면 문민정부를 표방한 김영삼 정부이래,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일부 정치세력과 보수언론의 낡은 마녀사냥이 이어져 왔다. 김영삼 정부 시절 한완상 교수, 김대중 정부 초기 최장집 교수가 이 시대착오적 색깔론의 희생양이 되어야 했다. 이제 또 다시 고영구, 서동만, 정연주 등 지식인들이 이 맹목적인 이념공세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들에게 붙여지는 친북인사의 딱지는 군부독재 시절부터 합리적 문제제기와 의견의 다양성을 봉쇄하고 민주주의 압살을 정당화하는 전가의 보도로 사용되어 왔다. 정치권과 보수언론이 제기하는 해묵은 색깔시비는 이들이 냉전과 흑백논리의 낡은 틀을 떠나서는 존립할 수 없는 낡은 존재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3. 이번 국정원장 인사청문회를 통해 정보전문가를 자처하는 국회의 일부 정치인들은, 국정원장은 반북 대결적인 보수인사가 전담해야 할 것처럼 전제하고, 실증적인 북한 연구자로 알려진 서동만 교수를 근거 없이 친북인사로 매도하고 정보문외한으로 폄하하였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정보전문가가 기실 정보공작 전문가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은 굳이 논증할 필요조차 없다. 새 정부 들어 국정원 개혁이 소리 높여 외쳐지게 된 것도 그 동안 공작기관이 되어 왔고 권력형 부정부패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해 왔던 전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국내정치와 남북관계를 공작의 대상으로 여기고, 특정 권력집단의 정파적 이해관계에 복무해왔던 국정원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남북관계와 국제관계를 냉철하고 현실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전환기적 국제현실과 한반도의 평화적 미래를 능동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국민과 국가에 봉사하는 국정원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런 점에서 국정원에 대한 대대적인 외과수술이 불가피함은 물론이다. 우리는 현실적 개혁과제와는 아무 관련없는 반민주적 잣대로 시대의 진전을 가로막고 반대를 위한 반대의 명분을 구하려는 매카시즘적 시도를 개탄하며 강력히 규탄한다.

4. 낡은 색깔론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일부 정치인들과 정당이 부적절하고 과도한 정치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정원장 인사청문회의 대상은 국정원장 임명대상자이지 참고인이 아님에도 사실상 참고인에 대한 인사청문 절차를 진행하고 대통령의 고유한 인사권에 해당하는 국정원 기조실장 임명의 당부를 문제삼는 것은 월권적 행위에 속한다.

국정원장 청문회의 경과보고서가 권고적 성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수용여부에 대해 예산·법안처리 연계를 운운하는 것은 명백한 권한남용이다. 국회가 국정원장 인사청문회 경과 보고서를 통해 '권고'를 할 수 있는 것처럼 대통령 역시 인사권에 근거해서 수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야당은 최근 '추경예산처리연계' 시도가 민생현안과 정치공세를 연계시키는 것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지자 이를 철회했지만 '법안 심의 연계', '강력한 투쟁' 등 국정운영에 대한 협력과 직접적으로 연계시키겠다는 입장만큼은 분명히 하고 있다. 물론, 국회의 권고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에 대해 정치적 비판은 가능하다. 그러나 쟁점과 직접적으로 상관없는 이슈들을 연동시키는 무리한 정치공세는 수의 우위를 악용한 정략적 태도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5. 이렇듯 국정원장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벌어지고 있는 색깔시비와 정치공세는 본질에 있어서 민주주의와 개혁, 평화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파괴행위이며, 그 제기방식 역시 민주적 제도의 도입의의를 훼손하는 수의 횡포에 다름 아니다. 우리는 이러한 낡은 공세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흘러간 흑백영화처럼 흑백의 논리로 점철된 그들의 잣대로 새로운 시대를 재단하기 전에 시대가 그들을 퇴출시킬 것이다. 과거에 대해 그릇된 향수를 가지고 민주주의에 적응하지 못하는 낡은 정치세력이 가야할 곳은 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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