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군의 동북아 균형자 역할 발언’, 정확한 의미 해명해야

‘동북아 균형자’ 역할, 미군주도의 지역동맹화 연상돼

동북아 평화정착 정착 ‘군’이 맡는 것 이해 안돼

1. 노무현 대통령은 오늘 발표한 국정연설 말미에서 “우리 군대는 스스로 작전권을 가진 자주군대로서 동북아시아의 균형자로서 동북아 지역의 평화를 굳건히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앞에서 언급한 ‘스스로 작전권을 가진 자주군대’라는 표현은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겠다는 의지로 읽혀질 수 있기에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동북아시아의 균형자’, ‘(우리 군대가) 동북아 지역의 평화를 지켜낼 것’ 등은 주한미군을 지역동맹군화로의 성격 전환하기 위해 사용해온 표현이어서, 이에 대한 정부의 수용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불가피하다.

2. 이번 발언은 주한미군의 역할변경과 관련한 논란 속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여 진다. 향후 한미동맹의 핵심적 과제는 주한미군의 지역기동군화와 전략적 유연성 개념을 수용할 것인지에 대한 여부이다. 이를 수용할 경우 우리가 원치 않은 분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고, 지역 내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이어 질 수 있어, 시민사회는 분명한 반대의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해왔다. 그런데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한 구체적 협상도 전에 우선 우리 군의 역할을 동북아 지역으로 확대하겠다고 발언한 것이어서, 이는 결국 정부가 미국 측의 제안을 이미 일정 부분 수용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3. 게다가 노 대통령은 한국이 동북아 지역의 평화를 위해 역할 하는 주체로 ‘군’을 언급했다. 우리는 한국이 동북아 지역의 평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그것의 주체가 ‘군’이 되는 것에는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도 ‘한국 군’이 지역 내에서 그런 역할을 맡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은 근거를 들어 군의 동북아평화유지를 거론하는 것은 미국이 이 지역 내에서 추진하고 있는 군사력 재편의 하위파트너로 참여하는 것을 수용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혹에 신빙성만 더해줄 뿐이다. 분명해 밝혀두지만 동북아지역 내 평화 정착의 핵심은 지역 내 군축이고, 한국의 역할은 평화외교를 통한 동북아 군축의 주도적 역할을 천명하는 것이다. 아울러 동북아 지역 내에서 군비증강 경쟁이 발생했을 경우 가장 어려움을 겪는 곳이 한국이라는 사실도 명심해 주기 바란다.

4. 정부는 이번 노무현 대통령 발언의 의미를 밝혀야 한다. 지역동맹군으로의 주한미군 역할전환을 수용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 군이 그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맡겠다는 것인지, 또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의 안전정치만 있으면 문제가 없다는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 밝혀야 한다. 우리는 책임 있는 당국자가 이번 발언의 정확한 의미에 대해 해명해 줄 것을 촉구한다.

평화군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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