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04-03-16   908

한국군 파병, 스페인 참사와 총선결과에서 교훈 얻어야

대통령 직무정지 상태에서 파병강행, 불상사 생기면 수습 불가능

1. 미국·영국과 함께 이라크 전을 주도했던 스페인의 집권당이 이번 총선에서 참패했다. 새로 집권한 사회노동당 당수인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자파테는 오는 6월까지 이라크 상황의 별다른 진전이 없는 이상 철수하겠다는 공약을 재천명했다. 파병과 총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우리에게 스페인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태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2. 스페인의 이번 총선 결과와 철수결정에까지 이르게 한 결정적인 요인은 마드리드에서 일어난 열차 폭탄테러공격 때문이다. 알카에다 소행으로 추측되고 있는 이번 테러는 스페인의 이라크전 주도와 긴밀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테러세력 근절이라는 이라크 전의 당초 취지는 테러의 악순환으로 귀결되고 있고, 이제 한국군의 전쟁 동참 명분은 그 어디에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더욱 문제는 스페인과 같은 테러 공격이 우리에게도 일어날 개연성이 높다는 점이다. 스페인은 이라크 다국적군의 1%에도 못미치는 1,300여명의 군대를 파병한 반면, 한국은 스페인 병력의 3배나 되고 미국과 영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병력을 파병하게 된다. 이라크 저항세력의 집중적인 공격대상으로 간주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3. 현재 우리는 사상초유의 탄핵사태로 말미암아 군의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직무정지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군을 외국에 파병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선택이다. 게다가 만에 하나 선발대나 파병부대의 사고가 발생하거나 한국인을 겨냥한 테러가 발생한다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현 상황이 극심한 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파병을 서둘러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이제라도 파병결정은 재고해야 한다.

4. 파병을 결정한 정부와 여야 각당은 스페인 집권당의 총선 참패와 신임 총리의 “이라크 참전은 실수다”는 말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해야한다. 국민의 대다수는 지금도 정부의 파병결정에 반대하고 있다. 또 현재와 같은 무모한 파병추진은 자국민을 테러공격의 대상으로 내모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정부는 파병추진을 중단해야 하며 새로 구성될 17대 국회에서 파병여부에 대한 신중히 재검토해야 한다. 끝.

평화군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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