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실천행동으로 증명하라” (연합뉴스, 2006. 12. 6)

북미회동 뒤 1주일째 답변 ‘침묵’

(서울=연합뉴스) 황재훈 기자 =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의 회동 이후 답변을 주겠다던 북한의 ‘침묵’이 계속되고 있다.

당시 미국이 내놓은 새 제안에 대해 “평양에 돌아가 검토한 후 회답하겠다”던 김 부상의 언급에도 불구하고 1주일이 지났지만 이와 관련된 북측의 뚜렷한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6일 “미국이 진정으로 조선반도의 평화를 바란다면 반공화국(반북) 적대시정책을 바꾸고 실천 행동으로 그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아 주목을 끈다.

신문은 ‘미국은 조선반도의 평화를 바라는가’ 제하의 논평을 통해 “충고하건데 미국은 언행 불일치의 나쁜 악습을 버리고 이제라도 조선반도 주변 정세를 악화시키는 고의적인 범죄 행위를 걷어치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논평은 북핵실험 후 한미간의 전시작전계획 수정 움직임과 미국의 조기경보통제기 한국 판매 결정 등을 비난하면서 나온 것으로 베이징 회동과 관련한 직접 답변은 아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미국을 바라보는 북한의 기본 시각이 반영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신문은 또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은 미국의 고질적인 악습이다. 미국은 여전히 언행 불일치의 악습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입만 벌리면 조선반도 평화에 관심이 있는 듯이 떠드는 부시 행정부가 조선반도 주변 정세를 고의적으로 격화시키고 있는 것은 그 집중적인 표현”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북한 노동신문은 베이징 회동이 끝난 뒤인 지난 1일 ‘한걸음 양보는 백 걸음 양보’라는 글을 통해 “현 이라크사태는 제국주의자들에 대한 한걸음의 양보가 어떤 후과(결과)를 초래하는지 심각한 교훈을 깊이 새겨주고 있다”면서 “미제와의 심각한 대결전에서 양보는 곧 투항과 파멸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제에 대해 사소한 양보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에 대해서는 자그마한 환상과 기대도 가지지 말고 견결히 맞서 싸워야 한다”고 내부를 독려했다.

이런 일련의 논조는 결국 북한이 미국의 새로운 제안에 대한 답변을 한동안 계속 미룬 채 시간을 벌며 미국의 향후 태도를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부시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까지 지켜본 뒤에나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미 연내 6자회담 개최 가능성은 점점 옅어져 가고 있다.

미 국무부는 5일 브리핑에서 연내 6자회담 재개를 여전히 기대했지만 러시아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외무차관은 “날이 갈수록 12월에 회담이 재개될 것이라는 확신은 떨어지고 있다”면서 차기 회담이 연내에 재개되기 어렵다고 밝혔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이 5일 전하기도 했다.

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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