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기타(pd) 2009-07-12   3830

[2009 평화학교] 무기거래 통제를 위한 연대가 필요해!


매일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정에 무뎌진 나에게 자극을 주고, 말 그대로 국제분쟁을 톺아보기 위해 신청한 평화학교. 오늘은 ‘인권과 평화의 관점으로 국제분쟁 톺아보기’ 의 다섯번째 시간으로 국제엠네스티에서 활동하고 계신 박승호 간사로부터 무기거래 통제 캠페인에 관한 강연을 들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다시피 ‘무기거래 통제 캠페인’ 은 무기거래조약(ATT)의 제정을 위한 캠페인이다. 물론 그러한 제정을 통한 근본적인 목적은 무책임한 무기거래와 그 폐해를 막는 것이다.


일단 왜 무기가 ‘통제’ 되어야 하는지부터 살펴보았다. 자료에 따르며 전 세계의 무기 중 약 60%가 정부군, 경찰이 아닌 개인이 소유하고 있었다. 이러한 개인 소유 무기들은 과잉 공급되어 있고, 등록조차 되지 않아 통제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이처럼 통제를 벗어난 무기들은 서로를 학살하는데 사용됨은 물론이다.


무기로 인한 사상자의 약 85%가 우리가 보통 ‘대량살상무기’ 라고 일컫는 핵폭탄, 생화학무기가 아닌 소형무기들(권총, 소총, 휴대용 로켓발사기)에 의해 발생하기 때무이다. 좀 더 그 참상을 파헤쳐 보면 하루 평균 1000명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우리 인간들은 통제되지 않은 무기들로 서로가 서로를 살해하는 숫자가 이만큼이라니.


더불어 300,000 명의 소년병들은 어떠한가. 그들은 어렸을 때부터 남을 죽이는 법을 배운다. 물론 이 과정에는 수많은 무기가 필요하다. 주로 AK-47이라고 했다. 그리고 총기 위협에 의한 수만 차례의 강간도 벌어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참혹한 분쟁의 원인이 단순히 통제되지 않은 수많은 무기들 때문일까?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분쟁의 원인에는 강대국과 다국적 기업들의 횡포, 기아, 종족간의 갈등, 자원배분을 둘러싼 분쟁 등 많은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통제되지 않는 무기들은 이러한 상황을 더욱 더 부채질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예를 들어 분쟁이 일어났다고 하자. 그러면 그들은 서로를 죽일 무기를 어디서 얻겠는가? 과연 대부분의 분쟁국 내에 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나 기반이 있겠는가? 모두가 알다시피 그럴 여력은 없다. 그러면 무기들은 어디에서 오는가? 북한? 쿠바?


통계에 따르면 제1의 무기 수출국은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의 경찰’ 미국이다. 전 세계 무기 수출량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영국과 러시아, 독일, 중국 등이 뒤따르고 있다. 그들이 무기를 팔지 않는다고 분쟁이 당장에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매일매일 사람들이 무더기로 죽어나가는 일은 확실히 줄어들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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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무기가 없는 곳에 학살적인 분쟁이 일어나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그럼 이러한 이치를 미국을 비롯한 무기 수출국들과 무기 매매상들은 모르고 있을까? 그럴 리가 없다. 그들은 아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단지 팔기만 했을 뿐이라는 책임회피와 ‘저들의 싸움’ 이라는 무관심이 작용했을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기를 파는 데서 오는 엄청난 경제적 이익에 눈이 멀었기 때문에 무기 매매가 계속 이루어지는 것이다.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미국 내에서의 군수산업의 위상. 그들은 소위 분쟁국들의 피로 만들어진 돈과 자원으로 자신들의 엄청난 부를 유지해 나간다. 자신들과 똑같은 인간들의 피로 이루어진 참으로 ‘멋진 산업’ 이 아닐 수 없다!


자, 그럼 우리는 이제 이러한 ‘멋진’ 일이 계속 발생하도록 그냥 내버려 둬도 괜찮은가? 나는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실천적이고도 양심적인 물음에 도달하게 되었다. 정말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일단 반가운 소식은 늦게나마 유엔총회에서 무기거래조약(ATT)에 관한 결의안이 채택되고 조약의 초안 작성과 교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조약이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지 몰라도 일단은 통제의 근거를 형식적으로나마 확립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둘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자발적인 범세계적 연대를 통해 이러한 움직임에 압력을 가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운동을 주도해 나가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가 있을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초강대국과 다국적 기업들, 그리고 세계적인 국가연합체와 힘을 겨룬다는 것이 일견 무모해 보이지만 많은 이들이 모이면 가능하리라 믿는다. 뜻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모인 이들은 그들에게 큰 압박이 될 것이다. 또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만 진정한 변화가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가 알고 있지만 막지 ‘않은’ 무기들을 비롯한 온갖 부조리 속에서 우리와 똑 같은 사람들이 다 쓴 폐기물처럼 버려지고 있다. 우리가 더 이상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국제분쟁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 글은 평화학교 참가자인 서태성씨가 5강  ‘무장 갈등과 국제 인권 옹호 활동 – 무기거래 통제 캠페인’ 주제로 국제 앰네스티 박승호 간사의 강연을 듣고 쓴 후기입니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6월29일부터 7월 15일까지 개최되는 ‘인권과 평화의 관점으로 국제분쟁 톺아보기’ 평화학교에 참여한 분들의 후기를 올립니다. 많은 분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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