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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군축센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비핵군축운동을 합니다

다음 글은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에서 자원활동을 하고 있는 최상구씨가 정리한 글을 기초로 해서 재작성한 것이다.


뿌리깊은 민족갈등

현재 총인구(약 1,000만) 중 스리랑카 주민의 70%를 차지하는 신할라족(Shinhala)은 인도 아리아 민족의 계통에 속한 민족으로서, 기원전 6세기경에 인도 북부로부터 건너와 선주민(先住民)을 정복하고 왕국을 이룩하였고 기원전 3세기에 인도에서 전래된 불교를 수용하여 깊은 '실론 불교'의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스리랑카 인구의 20%(약 200만명)를 차지하는 타밀족(Tamil)은 남인도의 드라비다계통의 민족으로, 기원전 1세기경 남부 인도에서 이주하여 정착을 한 스리랑카 타밀인과 이후 영국식민시대에 영국자본에 의해 플랜테이션 노동자로 이주된 인도 타밀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타밀족의 대부분은 육체노동에 종사하고 있으며 스리랑카 사회의 최하층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타밀족은 힌두교를 주로 믿고, 타밀어를 사용하여 신할라족과 인종·언어·문화면에 걸쳐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구의 식민지 쟁탈시기에 해상무역의 요충지인 실론섬은 제국주의국가들의 쟁탈이 거듭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포르투갈(1505-1658)이 점령하였다가, 이후 네델란드(1658-1779)로, 마지막엔 인도에 진출한 영국에 의해 1815년에는 마지막 신할라 왕조가 멸망하면서 영연방에 합병되었습니다. 2차 대전을 거치면서 대부분의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의 식민지배국가들이 그러하듯 독립요구가 거세지자 영국은 1948년 독립을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영국의 지배력은 상당히 남아 있었고, 총독의 임명권도 영국 국왕이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1972년에 국명을 실론(Ceylon)에서 스리랑카 공화국으로 개칭하고 영국연방에서 완전 독립국이 되었고, 1978년에 현재의 국명인 스리랑카 민주사회주의 공화국(Democratic Socialist Republic of Sri Lanka)으로 되었습니다.


20년 민족분쟁 시작 : 차이에 의한 차별

신할라족과 타밀족 간의 역사적으로 뿌리깊은 차이는 서구문명이 실론섬에 상륙하기 전에는 그리 심각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서구 문명, 식민정책에 의한 착취 등은 이들 두 집단이 민족주의를 자각하여 급진적 민족주의로 발전하게 하였고, 인도의 독립운동과정에서 부흥했던 민족주의도 여기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두 민족간의 본격적 갈등은 1949년 정부가 신할라인만을 국민으로 인정, 타밀인의 선거권을 박탈하는 것을 계기로 시작되었습니다. 1958년에는 타밀인의 첫 폭동이 발생하였는데, 이는 타밀족에 대한 토지소유권 박탈에 이어 신할라 민족주의세력인 스리랑카 자유당이 불교계세력과 손잡고 신할라어를 유일한 공용어로 삼는 정책을 취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1960년의 총선거 이후에는 인도계 타밀인에게도 시민권을 부여함으로써 민족대립을 해소하려고 하였지만, 경제악화로 1965년에 내각이 무너지고 친서구적 성격의 통일국민당을 중심으로 한 우파세력의 연립내각이 성립하였는데, 이를 계기로 타밀족은 분리운동을 추진하게 됩니다. 타밀족의 분리투쟁이 본격화된 것은 1983년 7월 이후로, 타밀족의 거주지역인 자프나(Jaffna)반도에서 정부군이 살해되자 이를 계기로 신할라족의 타밀족 대학살(약 1천명)이 전국적으로 발생하였습니다.

이로 인하여 같은 해에 타밀일람해방호랑이(LTTE : Liberation Tigers of Tamil Eelam)라는 반군이 결성되었습니다. 타밀족 반군은 자신의 점령지역에서 세금을 거두었으며, 인도 동남부 타밀 나두주(인구 5천만) 및 외국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해상 전투력도 보유하였으며, 인도, 파키스탄, 중국 등의 외국무기는 정부군과 반군 양측에 제공되면서 분쟁은 2002년 2월까지 계속되었습니다.

타밀족 반군은 해외거주 타밀족 단체의 후원, 무기 밀수입을 통하여 전력을 유지하였지만, 20년이 넘게 지속된 분쟁으로 병력증원에 힘이 들자 17세 이하의 소년병까지 징집하였습니다(2001년 소년병 징집은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정부 또한 반군을 압도하기 위해, 러시아, 이스라엘, 파키스탄, 우크라이나 등으로부터 다량의 신형 무기를 도입하고, 정부군 증가계획발표와 정부군을 파견하여 미군 특수부대의 교육을 받는 등 군사력 증강을 계속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분쟁으로 인하여 1983년부터 2002년까지 이 지역에서는 8만명 이상이 사망하였고, 약 160만 이상의 난민과 강제이주민이 발생하였습니다.


평화협상의 과정

내전 종식을 위한 노력은 노르웨이의 적극적인 중재와 함께 1999년 취임한 찬드리카 쿠마라퉁가(Chandrika Bandaranaike Kumaratunga) 대통령이 분쟁종식 추진을 발표하면서부터 물꼬가 트이기 시작하였습니다. 2000년 7월 스리랑카 정부와 야당은 타밀주에 자치권을 부여하는 연방국가 창설 계획에 합의하였고, 2001년 11월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의 지도자 벨루필라이 프라브하카란( V. Prabhakaran)은 독립 국가 창설 목표의 철회방침을 밝히면서 자치회담의 개최를 정부에 요구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스리랑카 정부도 유화조치를 취해 2002년 1월 타밀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정글지대인 와니지역에 대해 지난 1994년부터 취해온 경제제재조치를 해제하고 북부해역의 어로제한조치도 완화하였습니다.

이러한 유화분위기 속에서 2002년 2월 스리랑카 정부와 타밀 반군은 항구적 휴전협정을 조인하여 노르웨이주도의 국제감시단을 받아들이고, 상대지역에 대한 왕래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하였습니다. 이후 2002년 6월 스리랑카 정부는 그동안 타밀엘람해방호랑이에 가해졌던 불법단체규정을 해제하였고, 2002년 9월 평화협상을 시작하여 국토 재건을 위한 공동개발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회에 소수 이슬람교도들을 위한 의석을 배정하는 데 합의한 뒤, 인종문제해결을 위한 소위원회 설치와 황폐화된 북부 및 동부지역의 복구와 인권문제를 다룰 위원회, 난민들의 재정착문제를 다룰 위원회 등 주요 위원회 설립에 대해 합의였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2002년 11월 스리랑카 반군은 향후 민주적 정치체제에 참여하고 기존 정당들의 반군지역 활동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하여 실질적인 내전 종식의 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2003년 2월 7일에 이틀간 베를린 주재 노르웨이 대사관에서 스리랑카 정부와 타밀반군간의 회담이 열려 인권관련 사안에 대해 논의하였는데, 국제사면위원회 사무총장에게 인권이슈들에 대한 개선의지를 담은 합의문을 요청하는데 양측 모두 동의하였습니다. 여기에는 인권감시에 대한 효과적인 체계, 스리랑카 정부 관료와 타밀반군의 간부들에 대한 교육, 경찰과 교도관들에 대한 교육, 평화협상을 통한 지속적인 인권사항 체크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타밀반군은 유니세프(UNICEF)와 함께 소년병 징집의 중단을 위한 행동계획을 세울 것을 합의하였습니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실제로 타밀반군은 이러한 계획을 발표한 직후 350명의 소년병을 부모와 보호자들에게 인도하는 기관에 보냈습니다. 또한 이번 회의를 통해 스리랑카 정부와 타밀반군측은 모두 북부와 동부지역 주민과 난민들의 인권보호와 재정착을 위한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원조와 도움을 다시 한번 촉구하였습니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 - 그들의 고통에 동참하기 위하여

현재 정부군과 반군에 의해 난민과 강제이주민으로 전락한 사람들 중 23만명 이상이 2002년 휴전이후 귀향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들 앞에는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 재산강탈, 물의 부족, 위생시설과 공중보건 등이 그것입니다. 더욱이 이들 귀향자들은 대부분 농부나 어부, 농업노동자들이거나 미숙련 노동자들이어서 그들의 삶을 다시 시작하려면 강력한 지원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지구 강제이주민 프로젝트(http://www.idpproject.org/ : Global IDP(Internally Displaced People) Project)에 따르면 반군점령지역의 비 타밀족(non-Tamils) 12만 5천여명과 정부의 절대안전(high security)지역의 5만여 타밀족들은 귀향 이전에 보호시설이 시급하고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정부가 운영하는 구호시설의 사람들이 이들 중 제일 심각한 상태입니다. 정부와 타밀반군의 대규모 귀향자들을 위한 시설조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적절한 보호와 지원이 되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또한 타밀반군 점령지역의 신할라족 주민들은 그들이 돌아가기 전에 안전보장을 원하며 돌아가지 않고 있고, 게다가 타밀족 역시 상황이 개선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편, 이들의 귀향길 역시 매우 위험한데 그것은 바로 지뢰 때문입니다. 국제 지뢰금지 캠페인(ICBL : International Campaign to Ban Landmines http://www.icbl.org/)이 발표한 '2002년 지뢰연례 감시보고서'http://www.icbl.org/lm/2002/에 따르면 휴전협정 이후 지뢰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타밀반군측이 매설한 지뢰는 정확히 확인되지도 않아 2001년 5월 한 달동안 33명이 사망하고, 41명이 부상당하였습니다. 정부군 역시 방어선을 따라 광범위하게 지뢰를 매설하여 북부지방과 동부지방에 매설된 대인지뢰가 가장 심각한 분쟁후유증을 남기고 있는데, 자프나(Jaffna)지역의 경우 도시와 시골 구분없이, 도로, 상수원, 농경지 등에 광범위하게 매설되어 있고, 심지어 반군에 의해 새로 만들어진 정착촌지역에도 지뢰가 매설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년간 지속된 분쟁은 이제 서서히 종식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시작일 뿐입니다. 수많은 난민은 열악한 환경에서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현재 스리랑카에는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과 인권위원회, 유니세프가 각 영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고, 1986년부터 '국경없는 의사회'(Medecins Sans Frontiers, http://www.msf.org/)가 의료활동을 해왔으며, 적십자(http://www.icrc.org/), OXFAM Campaign(http://www.oxfam.org.uk/) 등 많은 국제 NGO들이 구호사업을 하고 있지만, 그들에겐 모든 것이 부족합니다. 넘치는 것이 있다면 자신의 삶에 대한 불안함일 것입니다. 이들을 향해 내미는 작은 손. 그 어느 손보다 아름다울 것입니다. 진정한 평화는 그들이 자신의 땅에서 안전한 삶을 누릴 때 비로소 실현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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