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흑연감속로 건설 현황 (연합뉴스, 2005. 12. 20)

북한 조선중앙통신사는 20일 상보를 통해 미국 행정부의 일방적인 경수로 제공 파기를 비판하면서 “우리는 5만kW(50MW), 20만kW(200MW) 흑연감속로와 그 연관시설에 기초한 자립적 핵동력 공업을 적극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이 현재 보유하거나 건설 중인 흑연감속로 및 관련 시설 현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먼저 상보에 언급된 50MW와 200MW 흑연감속로는 각각 평안북도 영변과 태천에 위치한 것으로 1985년과 1989년에 착공됐다가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문 체결에 따라 공사가 중단됐다.

북한에는 이를 포함해 1965년 구 소련에서 연구용으로 도입한 평안북도 영변의 IRT-2000과 1986년 가동된 영변 5MW 실험용 원자로 등 모두 4기의 원자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965년 건설된 영변 연구용 원자로는 현재 너무 노후화돼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1974년 원자력법을 채택하고 1985년 구 소련과 원자력협정을 체결, 경수로 도입을 추진하다 좌절되자 영변 5㎿ 실험용 원자로를 건설했다. 이것은 흑연감속로형 원자로이다.

이 실험용 원자로 역시 제네바 합의에 따라 가동이 중단됐다가 북한이 2003년 2월부터 재가동됐다고 밝힌 핵시설이다.

1980년을 전후해 착공, 1986년부터 가동한 것으로 알려진 흑연감속로 방식의 이 원자로는 천연우라늄을 연료로 쓸 수 있고 폐연료봉에서 무기급 플루토늄 추출이 비교적 쉽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또 2002년 12월 연간 50만t 중유 공급 제공을 전제로 했던 핵동결 조치를 해제하는 동시에 전력 생산에 필요한 핵시설들의 가동과 건설을 즉시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북한이 발표한 ‘핵 동결 해제’와 ‘핵시설 가동과 즉시 건설 재개’ 대상은 제네바 합의로 가동이 중단된 5MW 실험용 원자로와 50MW, 200MW 원자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로부터 2년5개월 뒤인 올해 5월에는 영변 5MW 실험용 원자로 폐연료봉 인출사실을 발표하면서 “50㎿급 및 200㎿급 원자력발전소들의 건설을 재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북한의 발표에 따르면 폐연료봉 인출 다음 단계인 50MW 및 200MW급 원자로 건설이 주변 시설과 연계되면서 상당부분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9월 통일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북한의 핵시설로 원자로와 임계시설, 핵연료 시설, 원전, 우라늄 광산 및 정련공장, 폐기물시설 등 모두 17개 정도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영변에는 방사화학실험실(재처리시설), 핵연료봉 제조시설, 핵연료 저장시 설 각 1곳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신고하지 않은 시설인 동위원소 생산가공연구소 1곳과 폐기물시설 3곳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날 상보에서 “때가 되면 우리의 기술, 우리의 잠재력에 의거한 우리식 경수로를 건설해 평화적 핵 활동에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해 관련 시설 구축에 어느 정도 자신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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