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개발 성공 주장은 의심받고 있다”

LA 타임즈, 미국 정부 주장에 의문 제기

“전문가들은 모호한 증거에 기반한 발표는 신뢰에 손상을 줄 수 있다며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한 미국의 주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003. 12. 9

LA Times

더글라스 프란츠

부시 행정부는 최근 수개월간 북한이 1개, 혹은 2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더 많은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는 능력을 빠르게 갖추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미국과 외국의 전현직 정보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북한 핵능력에 대한 평가는 제한적이고 오래된 빈약한 정보에 근거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 뿐 아니라 일부 행정부 관리들도 북한이 수개월 내에 비밀 우라늄 농축 공장에서 더 많은 무기급 원료를 제조할 것이라는 미행정부의 주장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 핵개발 문제를 추적해온 미국, 아시아, 유럽의 전 현직 정보관리와 외교관 30여명과의 인터뷰는 북한의 핵 개발프로그램과 북한체제가 그것을 숨기려고 했던 노력,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지에 대한 막후논쟁 등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 미국은 조만간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부시 행정부에서 주장하고 있는 북한의 공장을 찾는 데 실패했다.

– 최근 북한의 플루토늄 재처리 시도는 기술적인 능력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답보 상태에 빠져 있다.

– 미국이 지난 여름 김정일 정권이 “포도송이 정도 크기”의 플루토늄을 반출하려 할 지도 모른다는 경고를 한 이후, 중국은 40,000 명의 병력을 북한과의 접경에 배치했다. 그러나 밀반출의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의 최근의 결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관료와 전문가들도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모호한 증거에 기초해서 또 다른 대치 상태를 조장한다면 그 위험을 ‘실제’라기 보다 ‘수사’로 보이게 할 것이며, 미국의 정보력에 대한 신뢰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정보수집 능력은 북한에 비해 나은데도, 이라크의 비재래식 무기의 존재에 대한 미국의 주장은 아직 입증되지 않고 있다. 북한에서 스파이를 고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북한의 군사시설은 수천 개의 터널 속에 숨겨져 있다. 북한에 대한 배신은 죽음을 의미하고 남아 있는 가족은 강제 수용소로 보내지는 상황에서 비중 있는 인물의 망명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이에 따라 미국은 대화 도청, 위성 사진, 외국의 정보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보는 의심과 증거 사이의 갭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고 전현직 정보 관료들은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정보력의 신뢰도에 대한 의혹은 두 가지 놀라운 주장으로 집약되어 있다. 최근 CIA는 상원위원회에 대한 서면 회신에서 처음으로 북한이 플루토늄으로부터 핵폭탄을 제조했으며, 앞으로 핵폭탄을 더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우리는 북한이 한 개 혹은 두 개의 단순한 핵분열 형태의 핵무기를 가지고 있으며, 그 설계를 핵실험을 하지 않고 실증해냈다고 평가한다.”고 CIA 는 말했다.

여러 달 전에, 행정부의 한 고위 관료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의 여러 공정을 거쳐 폭탄을 제조하는 데에 거의 근접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바로 그 관료인 국무부 차관 James A. Kelly는 지난 3월 상원위원회에 북한은 수개월 내에 무기화할 수 있는 우라늄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 Kelly 의 발언은 그 이전의 주장들에 비해서도 훨씬 빠른 북한의 기술적 진보를 가정하고 있다. 공개 가능한 2002년 11월의 CIA 보고서에는, 북한은 2005년에야 생산을 시작할 수 있는 농축공장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Kelly 의 발언은 우라늄 농축이 북한에게 플루토늄 재처리보다 더 숨기기 용이한 무기생산의 기회를 줄 것이라는 점 때문에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분석가들은 북한의 플루토늄 폭탄 제조와 우라늄 농축에 대한 미국 정보부의 보고서들이 일관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일부 분석가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보고는 증거가 아니라 정치적인 판단이라고 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북한문제 협상가였던 로버트 갈루치는 ” ‘우리는 평가한다(we assess)’라는 표현은 그들이 북한의 의도와 능력에 대한 판단에 근거해 결론을 내린 것을 의미한다.” 고 말하고 “그것은 정치적인 판단이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미행정부 관리는 최근의 정보들은 정치적인 고려에 따른 것으로 의심되고 있으며 이것은 “진실을 감추고 보스가 듣기 원하는 말을 해주는 셈”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정보력의 약점은 지난 몇 년간 노출되어 왔다. “핵문제를 포함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북한에 대한 않은 의혹들은 미국 정부가 수십 년간 해 오고 있는 정보수집 방식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외교분과위원회 위원장인 공화당 상원의원 리처드 루가의 보좌관인 케이스 루스는 말하고 있다.

1995년 초에 미국 외교관인 토마스 허바드는 버지니아 주 랭글레이에 있는 CIA 본부의 초청을 받았다. 격추된 미군 헬리콥터 조종사를 석방하는 문제를 협상하기 위해 평양에 갔다 갓 돌아온 그의 의견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지금은 주한 미대사로 있는 허바드는 최근 인터뷰에서 “그 곳에는 약 200명 정도의 사람들(CIA 요원들)이 있었으며, 그들 중 많은 이들은 그들의 삶의 대부분을 북한을 연구하는 데 보낸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들 중 아무도 북한에 가본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이야기했다.

미국 정보력의 한계는 1999년 5월로 되돌아간다. 위성들은 북한의 핵시설이 밀집해 있는 영변 근처의 금창리 산에서 많은 굴착행위를 포착했다. 미국 관리들과 기술자들에게 이 산을 조사할 것을 허가하기 전에, 북한은 식량 500,000 톤을 요구했다. 그리고 요구사항이 관철되자, 조사단은 며칠간에 걸쳐서 조사를 했고, 결국 비논리적인 가정이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미국의 첩보 위성은 1980년대에 영변의 대형 핵 원자로가 작동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국제적 압력으로 1985년 북한이 NPT조약에 가입하도록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북한은 국제 원자력 기구의 사찰단이 그들의 핵 시설을 조사하도록 허가하는 데까지 몇 년의 시간을 끌며 버텨 왔다.

1992년 첫번째 원자력 기구 조사단이 영변에 도착했다. 사찰단은 북한이 연료 봉에서 추출한 플루토늄 양에 대해 거짓 진술을 하고 있다고 의심하게 되었다. 북한이 제출한 보고서에는 1989년 핵시설을 폐쇄한 3개월 후에 30개의 연료봉를 재처리해서 90그램의 플루토늄을 생산했다고 되어 있다. IAEA의 실험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원자로는 4번 중지되었었고, 1∼2개 정도의 폭탄을 제조할 만큼 충분한 플루토늄을 추출했다고 되어있다. 기술적 능력과 생산의지에 따라 한 개의 폭탄은 4∼8킬로그램의 플루토늄이 필요하다. 사찰단은 플루토늄이 흙과 나무들로 위장된 핵폐기장 속에 묻혀 있다고 의심했다. 또한 재처리 시설이라고 확신되는 근처 건물에 의혹이 집중되었다. 사찰단이 두 지역에 접근권을 요구했지만, 북한은 이를 거절했다.

1991년 걸프전이 발발하기 전 이라크의 비밀 핵 프로그램 발견에 실패한 적이 있는 IAEA는 UN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의 의심되는 시설들에 대한 특별 조사사찰에 대한 승인을 요청했다. 요청은 승인되었으나 북한은 이를 계속 거절했고 1994년 봄 사찰단들을 추방하겠다는 협박과 함께 NPT 탈퇴를 선언하였다. 미국은 UN의 제재를 요청했으며 영변에 대한 군사공격 계획을 논의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클린턴 대통령의 승인 하에 북한의 초청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그는 북한이 핵개발 활동을 중단하고 워싱턴과 대화에 임하도록 설득했다. 마침내 그의 설득은 1994년 기본합의문이라고 알려진 타협을 이끌어냈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 가동을 중단할 것과 2개의 거대한 원자로 건설 중단을 약속했다. 이에 대한 보답으로 워싱턴은 플루토늄 원자로를 대체할 2개의 경수 원자로를 제공할 것과 매년 오십만 톤의 중유를 새로운 원자로가 전기를 생산하게 될 때까지 무상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IAEA 사찰단은 핵시설로 알려진 곳이 동결되는지 모니터 하기 위해 남아있기로 하였으나, 폐기장과 기타 의심되는 지역들에 대한 방문이 금지되었다.

결과적으로 1992년 1∼2개의 폭탄에 사용될 플루토늄의 양을 보유하고 있다는 IAEA 과학자들의 평가가 가장 정확한 정보로 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이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최근 CIA 조사서의 근거이다. 그러나, IAEA 관계자는 북한이 실제로 폭탄을 제조했는지에 대해 감히 추측할 수 없다고 말한다.

“어떤 결정을 내린 것은 무책임한 일이 될 것이다. 우리는 단지 북한이 최소한 몇 개의 무기를 생산하는데 충분한 정도의 연료를 갖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다. 만약 재처리를 했다면, 그것은 확실히 얼마의 무기를 제작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확실치 않다” 라고 IAEA 사무총장 모하마드 엘바라데이가 말했다.

제네바 합의가 체결되고 난 직후, 북한이 합의를 위반하고 있다는 징조들이 드러났다. 의혹은 인공위성에 의해 관측된 100개의 피폭실험 구멍들에 모아졌다. 국가정보부의 보고서를 열람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은 내파 특성과 완벽한 파괴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들이 실행되었다고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 시설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흔적들도 또한 발견되고 있다. 2001년 초반, 대한민국 국정원은 CIA에게 북한의 망명자와 요원들이 이러한 프로그램이 몇 년 전부터 시작되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농축 우라늄은 몇 가지 이점들이 있다. 예를 들면, 재처리된 플루토늄은 위성에 쉽게 포착될 큰 규모의 공장이 필요하다. 반대로 우라늄 농축은 비밀 건물이나 터널 안에 쉽게 숨어서 생산할 수 있는 작은 규모의 기지가 필요로 할 뿐이다. 고농축 우라늄은 플루토늄보다 밀수출(입) 하기 쉽다. 방사능량이 훨씬 적어서 발각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2002 년 6월, CIA는 부시 대통령에게 다음과 같은 보고서를 제출했다. 파키스탄이 탄도미사일에 대한 보답으로 북한에게 원심분리 기술과 농축우라늄을 기반으로 핵무기를 제작하고 테스트하는 데이터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파키스탄 정부는 기술 제공에 대해 계속 부인하고 있으나, 부시 행정부는 어떠한 원조도 중지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2002년 7월, 부시행정부는 북한의 농축 프로그램이 예전에 추측하던 것 보다 훨씬 큰 규모라는 정보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2002년 10월 국무부차관 켈리가 평양을 방문했다. 북한과의 첫번째 회담에서 그는 의심스러운 일에 직면하게 되었다. 외무성 부부장 강석주가 정부는 우라늄 농축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한 것이다. 그러나, 북한 정부는 강 부부장의 발표를 부인하였다.

부시행정부는 제네바합의가 파기되었다고 선언하였다. 북한은 신년 전날 IAEA사찰단을 추방하고 핵시설에 있는 감시기구들을 중단시키고, NPT에서 탈퇴한다는 선언으로 응사하였다. 그리고 제2차 북핵위기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제단체는 북한을 들여다 볼 창문이 없다.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을 곧 생산할 것이라는 부시 행정부의 판단을 의심하는 주요 이유는 농축생산공장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장은 어디에든 있거나 혹은 없다” 라고 최신 정보에 능통한 외교장관이 말했다. 클린턴 정부에서 협상가로 활동했던 칼루치는 “북한의, 아마도 무기생산을 위한 고농축우라늄 생산은 몇 개월 내가 아닌 몇 년이 걸릴 일”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의 천연자원방어위원회 핵문제 담당자 로버트 노리스는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확률은 극히 적다며 이러 유사한 실수가 소비에트 군사력 측정 당시에도 발생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무지라는 진공상태에서 공포는 무지를 굉장히 빠르게 채운다”

플루토늄 재처리와 북한의 기술적 능력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되고 있다. 올 3월 미국은 김정일 정권이 상당량의 플루토늄을 6개월 내에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외정보담당자는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기술적 어려움으로 재처리가 중단되었다고 밝혔다.

북한은 필사적으로 자국의 2천2백명의 국민들에게 식량을 공급하고 백반명의 군인들을 유지할 돈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것을 메꿔줄 수 있는 길은 오직 미사일 판매와 미사일관련 기술들을 이란과 리비아 같은 국가에게 파는 길 뿐이다. 미국정보국 관계자는 “북한은 또한 헤로인 및 기타 마약들을 국제사회에 판매하여 수천만 달러를 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원자 무기들의 불법거래는 필연적인 다음 단계라고 주장한다. “북한은 완전히 부도덕하고 국제적으로 표류하고 있으며 달러에 목을 매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주 관심사가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을 공격하고자 하는 그 누군가에게 핵무기를 파는 것”이라고 워싱턴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비확산 프로젝트 담당자인 조지프 시린시온이 말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북한이 테러 단체와 접촉했다는 증거가 없으며, 북한 또한 그런 행동이 지난 50년간 두려워해온 미국의 대규모 보복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고위 정보관리는 “누구도 한계선을 넘지는 못한다. 그것은 전멸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요약 및 번역 : 김영인, 조재형(참여연대 자원활동가)

번역: 김영인, 조재형(참여연대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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