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공동선언, 미국과 북한 동참없이 의미없다

한반도비핵화·동북아 군축협력에 미국, 북한도 동참해야

1. 지난 7일 아세안(ASEAN)+3 정상회의에서 한국, 중국, 일본이 첫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우리는 이번 공동선언을 통해 한 중 일 3국이 안보대화와 군축협력 강화를 천명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재확인한 것에 주목한다. 특히 지난 베이징 6자회담 이후 후속회담 개최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세 나라가 북핵문제에 대한 해결의지를 보이고 나아가 동북아 평화를 위한 협력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공동선언의 의미가 있다. 그러나 세 나라의 이러한 노력은 핵을 둘러싼 북 미간의 공세적인 자세가 바뀌지 않는 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2. 주지한 바와 같이 미국의 대북적대정책과 핵선제공격전략 등을 논하지 않는 한 중 일 3국의 한반도비핵화와 군축협력선언은 공허하다. 핵선제공격전략을 버리지 않고 있는 미국은 최근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을 통해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한편 PAC-3를 주한미군에 실전배치하고 MD 등을 통해 동북아에서의 군비증강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지난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에 대한 어떠한 해법도 제시하지 않음으로써 북한의 핵무장 발언을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대북정책과 동북아에서의 전력증강 정책에 대한 전환을 요구하지 않는 한 동북아평화를 구상하는 이번 공동선언의 실천적인 의미는 찾기 어렵다. 따라서 한 중 일 3국은 북핵 후속 회담개최를 위해 노력하는 것을 포함해서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군축협력에 동참하도록 촉구해야 한다.

3. 이러한 의미에서 최근 북한이 폐연료봉 재처리를 완료하고 추출된 플루토늄을 핵억제력 강화 용도로 변경시키겠다고 발표한 것은 지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매우 어렵게 대화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핵무장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북한핵문제를 둘러싼 북 미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세력들의 입지를 축소시킬 뿐이다. 특히 이라크 전투병 파병결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이러한 태도가 자칫 국민들의 안보우려를 조장하는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북한은 분명히 인식하길 바란다. 끝

평화군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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