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대변인, “미국이 제할 바를 한다면 우리도 미국의 소원을 풀어줄 용의가 있다” (조선중앙통신, 2004. 3. 11)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0일 발표한 담화문을 통해, 베이징에서 열린 ‘2차 6자회담’은 미국의 비협조로 아무런 결실 없이 끝났으며,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한다면 북한 또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본문)————————————————————-

외무성대변인 담화 미국이 제할바를 한다면 우리도 미국의 소원을 풀어줄 용의가 있다

(평양 3월 10일발 조선중앙통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대변인은 10일 다음과 같은 담화를 발표하였다.

최근 부쉬행정부는 지난 2월말 베이징에서 있은 6자회담과 관련하여 마치 그 어떤 《긍정적결과》라도 있은듯이 자화자찬하며 국제사회를 기만하는 여론을 각방으로 내돌리고있다.

베이징 6자회담이 미국의 구태의연한 《선핵포기》주장으로 하여 아무런 실질적결과물도 없이 무맥하게 끝났다는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6자회담결과를 《성과》로 미화분식하고 있는것은 핵문제해결을 가로막고있는 저들의 처사를 두고 내외에서 비발치는 비난을 막으며 올해에 있게 될 대통령선거에 부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는것을 사전에 차단시켜보려는데 그 속심이 있다.

지금 미행정부 관리들은 우리의 《검증가능하며 되돌려세울수 없는 완전한 핵계획페기》와 《우라니움농축계획》의 공개 및 페기 등 지난 회담에서 배격받은 묵은 보따리를 그대로 들고다니며 우리에게 《선핵포기》주장을 내리먹여보려고 헛되게 시도하고있다.

세상이 다 아는바와 같이 우리가 부득이 핵억제력까지 갖추지 않으면 안되게 된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에 기인된다.

우리는 이제라도 미국이 적대시정책을 포기하면 핵무기계획을 완전히 포기하자는 립장이다.

우리는 바로 이러한 립장으로부터 출발하여 지난 6자회담에서 조미사이에 아직 신뢰가 없고 단번에 동시행동원칙에 기초한 일괄타결안을 합의할수 없는 조건에서 그의 첫단계조치로 《미국의 적대시정책포기 대 우리의 핵무기계획포기》의사를 공약하고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서 우리가 핵무기계획을 동결하는 대신 유관측들이 동시행동방법으로 대응한 보상을 할데 대한 신축성있는 제안을 내놓았다.

우리의 제안은 지극히 공명정대하고 합리적인것으로 하여 미국을 제외한 모든 회담참가국들의 지지와 공감을 받았다.

그러나 회담에서는 조미사이의 근본적인 립장차이로 하여 그 어떤 결실도 볼수 없었다.

《전제조건없는 회담》에 대하여 기회가 있을 때마다 외우던 미국은 정작 회담석상에서 아무런 정책변화의지도 보이지 않고 지난해에 있은 3자회담과 6자회담때 들고나왔던 《선핵포기》주장을 그대로 되뇌이는데 그치였다.

미국측은 애당초 협상하려는 자세가 아니였다.

미국측은 행정부로부터 그 어떤 협상권한도 부여받지 못했으므로 우리의 제안에 대답할수 없다고 하였는가 하면 조미쌍무접촉에 나와서 조차 대화는 있지만 협상은 없다고 공공연히 발언하는 등 무성의한 협상자세로 일관하였다.

미국측의 이와 같은 무책임한 태도와 언동은 미국이 우리와 공존하려는 의지가 없으며 지난시기 6자회담을 통해 핵문제를 론의해결하자느니,6자틀거리안에서 쌍무회담도 하자느니 한것들이 다 정책전환이 없는 한갖 요술에 불과했다는것을 스스로 보여주었다.

미국의 독선적이며 일방적인 태도로 말미암아 6자회담은 문제해결을 위한 협상장소가 아니라 시간보내기장소로 되였다는것이 누구에게나 명백하였다.

우리는 문제해결의 직접적당사자인 미국이 회담에 림할 준비가 전혀 되여있지 않는 조건에서 미국이 다른 소리를 할 준비가 될 때에 가서 다음번 회담을 가지자고 제의하였다.

회담의 실상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죄인들에게나 강요할수 있는 《검증가능하며 되돌려세울수 없는 완전한 핵계획페기》를 입버릇처럼 외워대고있는것은 참으로 듣기에도 민망스럽고 역스럽기 그지 없다.

조선반도에서 비핵화를 실현하려면 그에 해당한 절차와 방법대로 하면 될것이다.

미국이 《검증가능하며 되돌려세울수 없는 완전한 핵계획페기》라는 표현을 그렇게도 쓰고 싶다면 우리에게도 마땅히 《검증가능하며 되돌려세울수 없는 완전한 대조선적대시정책포기》를 공약해야 할것이다.

미국이 제할바를 한다면 우리도 미국의 소원을 풀어줄 용의가 있다.

미국이 배격받은 《검증가능하며 되돌려세울수 없는 완전한 핵계획페기》를 계속 고집하는데는 주권국가의 당당한 권리에 속하는 우리의 평화적핵활동까지 말끔히 없애보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

핵문제의 종착점이 조선반도의 비핵화라고하여 평화적핵활동까지 배제되여야 한다는것은 언어도단이다.

국제적으로도 비핵지대에서의 평화적핵활동은 합법화되고있다.

이번 6자회담에서 다른 대표단들은 우리가 핵무기계획만을 포기하면 될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마치 《검증가능하며 되돌려세울수 없는 완전한 핵계획페기》에 관한 저들의 일방적주장이 그 누구의 지지라도 받은것처럼 광고하면서 뭇사람들을 웃기고있다.

우리는 이번 회담결과와 관련하여 《우라니움농축계획》에 대해서도 반드시 언급하지 않을수 없다.

우리는 미국이 무근거하게 걸고든 《우라니움농축계획》에 대해 《인정》한적이 없다.

우리는 회담에서 미국측에 《우라니움농축계획》이 없다는것을 다시금 명백히 했으며 지어 미국측이 그 어떤 《자료》를 제시하면 해명해줄것이라는 아량까지 보여주었다.

그러나 미국은 괴이하게도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증거는 내놓을수 없다고 맥빠진 소리를 하면서 무턱대고 우리더러 《우라니움농축계획》을 내놓으라고 우김으로써 회담참가자들에게 실망을 주었다.

미국이 《우라니움농축계획》을 가지고 그처럼 생억지를 쓰는것은 그를 구실로 우리를 이라크처럼 어째보겠다는것이다.

미국의 무분별한 립장은 우리로 하여금 오히려 핵억제력을 더욱 강화해줄뿐이다.

미국의 태도는 회담을 통해 문제를 풀자는것이 아니라 시간을 끌면서 딴장을 보자는것이다.

우리가 거듭 경고한바와 같이 시간을 끄는것은 우리에게 나쁠것이 없다.

그동안 우리는 필요한 조치들을 계속 더 빨리 취해나가게 될것이다.

무슨 일이든 때를 놓치면 랑패를 보기 마련이다.

미국이 우리의 립장을 외면하면서 조선이 이라크처럼 되리라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 큰 망상은 없을것이다.

주체93(2004)년 3월 10일

평양(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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