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핵없는 세상 2005-04-19   1006

북한 핵재처리 시도, 상황만 악화시킬 것

미국은 유엔안보리 회부 운운 이전에 실질적인 협상안을 내놓아야

북핵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북한이 영변 5MWe급 원자로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지난 2.10 성명을 통해 핵무기고를 늘려가겠다던 북한이 폐연료봉 재처리를 통해 플루토늄 추출을 시도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미국은 북한이 끝내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을 시 유엔안보리에 회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만일 북한이 플루토늄 추출을 위해 원자로 가동을 중단한 것이라면, 핵무기 보유를 확대하려는 북한의 위험한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미 우리는 지난 2.10 북한이 6자회담 무기한 거부 입장을 밝히면서 핵무기 보유를 선언한 것에 대해 대북적대정책을 이유로 핵무기를 보유하겠다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으며, 한민족 전체의 평화와 안녕을 담보로 한 위험한 행위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미 지난 2003년 10월, 8천 여 개의 폐연료봉의 재처리를 완료한 바 있다고 공언한 북한이 이번 조치를 통해 핵무기고를 확대하려는 것이라면, 북한은 한반도에 심각한 위기와 긴장 상태를 불러오는 것에 대한 책임을 면키 어렵다. 북한의 핵보유 실체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북한의 이번 조치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북한이 북미협상을 통해 새로운 핵무기는 동결할 수 있지만 기존 핵무기의 폐기는 미국과의 관계정상화 이후에 논의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더더욱 핵협상을 난관에 빠뜨리는 것이다.

무엇보다 북한의 추가조치 우려를 불러오고 있는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문제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북한의 이번 조치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 주장에 대해 무시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는 부시 행정부의 잘못된 대북정책의 변경을 요구하는 것이지 유엔안보리 회부를 통한 대북제제를 정당화시켜 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실질적인 타협안을 내놓기 보다는 북한에 대해 무조건적인 회담 복귀만을 요구하고 있는 부시 행정부의 대북 핵정책의 실패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 핵정책 실패는 6자회담 초기에 대북안전보장과 경제지원을 통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막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북한의 핵무기 보유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이러한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로부터 그다지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북한을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했던 라이스 국무장관이 북한의 주권을 인정하고 핵폐기 시 안전보장과 경제지원이 가능하다고 하면서도 동시에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거부한다면 안보리에 회부할 수 있다는 위협을 공공연히 해온 것도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신뢰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더군다나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적 행동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알려진 작전계획 5029-05은 미 행정부가 북한 내부의 급변 사태가 발생했을 시 북한에 대해 군사적 행동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또한 미 7함대의 조나단 그리너트 사령관은 북한의 대규모 탈북사태와 같은 돌발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한국 측 입장과 상관없이 미군을 투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어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것은 한반도내 분쟁이 발생하지 않아도 미국이 한반도에서 군사행동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계획은 북한의 반발을 초래함으로써 북핵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체의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이다.

진실로 북한과 미국이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면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 북한의 추가조치나 미국의 제재조치 모두 북미 양국이 천명해온 북핵 해결노력과 배치되는 것이며 상호 강경조치만을 불러올 악수이다. 북한은 말로만 한반도 비핵화와 핵무기 폐기를 논할 것이 아니라 우선 추가조치를 실행하지 않음으로써 그 의지를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부시 행정부 역시 북한의 무조건적인 회담복귀나 유엔안보리 회부 등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북한과의 평화공존 의지를 천명하고 관계정상화를 이끄는 대타협안을 제시해야 한다.

평화군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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