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다이옥신 검출 가능성 희박한 지하수 조사로 문제 덮으려 해서는 안돼

다이옥신 검출 가능성 희박한 지하수 조사로 문제 덮으려 해서는 안돼

– 한미 공동조사단 지하수 조사결과는 예상된 것일 뿐
– 토양조사 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의 중간조사결과 발표는 의미 없어

다이옥신이 함유된 고엽제를 땅에 묻었다는 증언이 있었다. 즉각적으로 다이옥신의 오염실태에 대한 확인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며, 다이옥신은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지하수보다는 토양조사를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한미공동조사단이 서둘러 꾸려지는 듯하였으나, 애초부터 한미공동조사단은 지역주민들과 전문가들이 원하던 방향과 다른 길로 가기 시작했다. 다이옥신 오염의 핵심 열쇠인 토양조사는 하지 않는 대신, 다이옥신이 검출될 리 없는 지하수부터 조사한 것이다.
당연히 고엽제 드럼통의 매립지를 찾는다는 레이더 조사는 시간 끌기에 불과하며, 지하수 분석을 통해 지역주민들이 다이옥신에 노출될 가능성은 없으니 안심하라는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그리고 그 우려는 오늘 현실이 되었다.
오늘 한미 공동조사단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기지 주변에서 10개의 지하수 시료와 6개의 하천수 시료를 채취하여 분석한 결과, 지하수 시료에서는 다이옥신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으며 6개의 하천수 중에서 3개에 미량의 다이옥신이 검출되었다고 한다. 다이옥신 검출 수준은 0.001-0.01 pg-TEQ/L로 왜관지역 낙동강 다이옥신 평균농도 보다 7배에서 70배 낮은 수준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안심하라는 뜻이다.
하지만, 한미공동조사단의 지하수 조사결과 발표는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미 일부 언론을 통해 지하수에서 불검출된 것이 아니라, 다이옥신이 함유된 흔적이 발견되었는데 이것을 불검출로 표시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갔기 때문이다. 이건 무슨 뜻일까? 일반적으로 화학물질 기기분석 과정에서는 흔적수준이라는 용어가 사용될 때가 있다. 검출은 되지만, 정확한 양을 정량하는 것은 의미없는 수준이라는 뜻이며, 때로는 정량한계(또는 검출한계) 미만으로 표시한다. 즉, 있기는 있는데 매우 미량이라서 얼마가 있다고 말하기는 곤란하다는 뜻이다.
만약, 음용수 기준이 있는 일반적인 유해물질이라면 흔적수준의 농도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불검출이라고 표현하다고 해서 시빗거리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관심물질인 다이옥신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다이옥신은 지하수에 존재하지 말아야 하는 물질이며, 극미량이라도 검출되었다면 지하수 근처 토양에 분명한 오염원이 따로 존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다이옥신이 흔적이라도 발견된다면 불검출이라고 표현하고 넘어갈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 오보를 한 것이 아니라면, 환경부가 중요한 사실을 밝혀내고도 흔적수준이라는 표현을 일부러 사용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시 강조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하수의 다이옥신 검출여부나 농도가 아니다. 애초 지하수 조사로 다이옥신 검출 가능성이 희박했다는 점에서 한미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는 이미 예상된 것이었다. 우리는 토양조사를 하지 않는 한 더 이상의 중간조사 결과 발표는 의미 없다고 본다. 지하수의 다이옥신 검출에 관한 논쟁을 벌이는 것 대신 캠프캐럴의 흙을 파서 분석해보면 모든 것이 분명해질 것이다. 지역주민들은 다이옥신에 오염된 농작물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어서 피가 마르는 상황이다.
하루 빨리 진실을 드러내는 것만이 지역주민과 한국 국민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임을 미군과 한국정부는 잊지 말아야 한다. 캠프캐럴의 토양오염에 대한 조사를 신속히 실시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한미 공동조사단이 문제를 왜곡, 은폐하려 한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2011년 6월 16일

주한미군고엽제등환경범죄진상규명과원상회복촉구국민대책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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