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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동맹
  • 2002.08.08
  • 567

'여중생압사사건' 형사재판권 이양거부에 시민사회 격분

미군의 형사재판권이양 거부 발표에 분노한 시민과 학생들은 종묘에 모여 미국규탄집회를 가졌다.

 

미군 장갑차 여중생 압사사건에 대한 형사재판권 이양거부를 반대한 미군에 대해 분노한 시민과 학생들이 7일 종묘로 모여들었다. 아침부터 내린 빗줄기도 그들의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날 오전 미군이 재판권 이양 거부의사를 공식적으로 법무부에 통보하자 천주교대책위는 오후 3시 미대사관 옆 광화문 열린공원에서 '재판관할권 포기' 촉구 천주교 시국미사를 열었다. 이어서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이하 자통협)을 비롯한 각계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참가한 '미군장갑차 여중생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학생, 시민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미국의 오만한 태도를 규탄하고, 부시의 직접 사과를 촉구하는 '미군장갑차 여중생 살인만행 형사재판권 포기! 부시사과! 촉구대회'를 가졌다.

 

 

"김대중정권은 미국의 마름 정권"

 

심미선, 신효순 양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된 이날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각계각층 총화투쟁으로 민족자주 쟁취하자!!","이 땅이 뉘 땅인데 주한미군이 판을 치냐. 살인미군 처벌하라!!"등의 구호를 외치며, 민족의 자주권 회복과 주한미군범죄 척결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수호 전교조위원장은 "전 국민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미군은 재판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금부터가 진짜 싸움이다. 이제는 단순히 재판권이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패권주의를 몰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며 미국패권주의에 대항해 투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대정권과 마찬가지로 미군범죄에 대해 침묵하는 김대중정권을 강력히 규탄한 노희수 전국연합 공동의장은 "5일에 있었던 의정부 지청의 수사결과 발표는 오히려 미군의 발표보다도 후퇴했다"면서 "지금 우리나라의 정권은 자주권이 없는 미국 마름 정권이다. 이제는 우리가 들고 일어서야 한다"고 자주권 회복을 촉구했다.

범대위는 여중생 압사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살인미군 한국법정 처벌을 위한 시민특별수사대(이하 특별수사대)'를 발족했다. 특별수사대장을 맡고 있는 동아대 총여학생회장 김영아 씨는 "활동을 하면서 만나는 시민 한 분 한 분마다 격려하고 후원해 주셨다"고 미군범죄 처벌에 대한 온 국민의 요구가 거세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부시가 무릎 꿇고 잘못했다고 빌 때까지, 그리고 미선, 효순 두 영혼의 한이 풀릴 때까지 힘을 모으자"고 결의를 다졌다.

종로3가에서 경찰과 대치한 상황에서 시위대가 성조기를 불태우고 있다.

 

 

경찰저지로 미대사관 진출무산, 시위학생 부상

 

촉구대회를 가진 시민과 학생들은 종묘에서 미대사관까지 거리행진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경찰의 저지로 무산됐다. 종묘를 나선 시위행렬은 경찰의 보호선 안쪽으로 평화적인 행진을 벌였지만 종로3가 국일관 앞 횡단보도에서 경찰이 스크럼을 짜고 행렬을 저지해 전경과 시위대가 정면으로 대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신고는 종묘에서 젊음의 거리로 되어있는데 시위대가 미대사관 쪽으로 방향을 잡아서 저지했다. 또한 집회허가가 7시 30분까지 나 있기 때문에 그 이후의 집회는 불법"이라고 시위대를 저지한 이유를 밝혔다.

또한 시위대는 학생뿐 아니라 많은 사회단체관계자와 시민들이 참가했고, 평화적으로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종로경찰서장이 나서 방송차량을 통해 "학생들은 불법 폭력 시위를 중지하라"고 요구함으로써 일부 학생들이 불법폭력시위를 자행하고 있는 것처럼 몰아갔다.

집회를 지켜보던 한 시민은 "시위가 평화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무슨 폭력시위냐? 오히려 경찰이 평화적인 시위행렬을 강압적으로 저지함으로써 폭력사태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며 경찰의 진압방식을 비난했다.

종로3가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대치는 2시간 가량 계속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3명의 학생이 경찰에 의해 연행되었다. 이 중 김재광(경기대 산업공학과 4학년)씨는 연행과정에서 발생한 경찰과의 몸싸움으로 인해 안경이 깨지면서 눈 주위에 부상을 입었다. 김씨는 경찰의 주먹질에 의해 안경이 깨졌다고 주장하며 경찰의 폭력진압에 대해 비난하는 한편, 경찰은 김씨가 경찰에게 저항하면서 안경이 깨졌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과 대치를 계속하던 시위대는 오후 9시 경 연행된 학생의 석방을 약속 받은 후에 자진 해산했다.

범대위 관계자는 "애초 범대위 일정을 재판권 이양통보 시한인 21일에 맞춰 준비해 왔으나 오늘 미군의 발표로 인해서 일정의 변경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8월 8일 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 회의를 통해 앞으로의 투쟁계획을 논의하겠다"고 향후 일정을 밝혔다.

경찰의 연행과정에서 부상당한 김재광 씨. 경찰의 폭력집압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한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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